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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패떴2', 1박2일의 재연 프로인가?

by 카푸리 2010.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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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패떴’은 ‘1박2일’ 재연 프로인가요? 이번주 ‘패떴2’를 보면서 ‘1박2일’ 프로를 보는듯한 착각을 했습니다. 강호동 등 맴버들이 바뀌었을 뿐 내용은 딱 ‘1박2일’ 같았습니다. ‘패떴2’가 시청률이 10% 이내로 하락했다고 하는데, 이것은 다른 예능 프로 ‘따라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무리 예능 프로들이 서로 닮아간다고 하지만 시즌2로 새롭게 시작한 ‘패떴2’가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는데 ‘1박2일’을 보는 듯 하다면 이는 아직도 컨셉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는 겁니다. ‘패떴2’가 내세우는 포맷은 도대체 뭔가요?

이번주 '패떴2'는 경상도와 전라도가 만나는 화개장터에서 시작했는데 그래픽 지도가 나오는 것을 보고 ‘어? 저거 <1박2일>에서 자주 보던 장면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여기까지야 그렇다 치고라도 조권과 택연 등 아이돌들이 국밥집에 들러 뜬금없이 등장한 국밥을 두고 ‘먹을까 말까’ 하는 것을 보고 왜 ‘1박2일’ 맴버들처럼 제작진의 눈치를 볼까 생각했습니다. ‘1박2일’ 맴버들은 먹을 것을 앞에 두고도 제작진이 내건 복불복 때문에 눈치를 보는데, 이걸 그대로 따라하는 건가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요? 곧 이어 ‘1박2일’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복불복이 잇따라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그동안 한 명이던 가장을 두 명으로 늘려서 지상렬팀(김원희, 지상렬, 윤상현)과 조권팀(신봉선, 택연, 조권, 윤아)으로 나눴습니다. 즉 아이돌팀과 어른돌팀으로 나눈건데, 팀을 둘로 나누었으니 이제 게임을 해야죠? ‘1박2일’처럼 하려면요. 섬진강가에 돛단배와 막배가 놓여 있는데, 지상렬팀과 조권팀이 배를 선택해 섬진강을 건너 마을 언덕을 올라 약도에 있는 집을 찾아가 장독대 뚜껑을 열어 매화가지 10개를 먼저 찾는 팀이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뉴패밀리들은 1,000개의 장독대에서 매화 10개를 찾아야 하는데, 윤상현이 발군의 활약을 보여 어른돌이 승리했습니다. 승리한 팀은 보상이 따르겠지요? '1박2일'에서 복불복은 잠자리와 먹을 것을 놓고 했는데, '패떴2'는 어떨까요? 잠자리를 두고 했습니다. 승리한 지상렬팀은 따뜻한 안방에서 자고, 패한 조권팀은 꼼짝없이 야외에서 자야합니다.

여기까지 보면 '1박2일'의 복불복입니다. ‘1박2일’에서 잠자리를 두고 야외취침을 걸고 하던 게임과 똑같습니다. 그런데 복불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두 팀은 매화마을 이장님 부탁으로 광양의 특산물인 재첩 100개와 벗굴 100개를 따는데, 게임을 해서 이긴 팀이 좀 더 쉬운 재첩을 채취하고 지는 팀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벗글 100개를 따야 합니다. 가장인 지상렬과 조권이 돌잡이로 선택한 머리빗과 수갑을 이용해 빨간 내복 벗기를 했는데, 조권이 간발의 차이로 내복을 빨리 벗어 승리했습니다.


그런데 조권은 게임이 끝난 후 제작진이 건네는 지상렬의 수갑열쇠를 잽싸게 가로챘습니다. 조권이 열쇠를 갖고 있으니 지상렬은 꼼짝없이 조권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조권팀은 지상렬의 수갑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어른팀이 차지했던 안방을 차지했습니다. 어른팀은 게임에서 패해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 벗굴 100개를 따는 것도 힘든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안방까지 빼앗겼습니다. 아이돌팀에게 어른돌이 완벽하게 당한 것입니다. 지상렬팀이 잠수복을 입고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 벗굴 100개를 딸 때는 ‘1박2일’ 맴버들이 벌교 꼬막 2만개를 캐느라 고생하는 것이 오버랩됐습니다.

여기까지 보는 동안은 누가봐도 ‘1박2일’입니다. ‘패떴2’ 제작진이 아니라고 해도 보는 시청자들이 그렇게 느꼈다면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요? 물론 포맷이 ‘1박2일’과 유사하다고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포맷이 같더라도 재미와 웃음만 준다면 문제가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갈 수 있지만 성인돌과 아이돌이 마치 물과 기름처럼 어우러지지 못하고, 아이돌을 무조건 망가뜨리기만 하면 재미가 있다고 하는 제작진이 문제입니다. 윤아, 조권, 택연은 제작진 때문에 이미 아이돌 이미지가 망가질 대로 망가졌습니다.


재첩과 벗굴 따기 복불복이 끝난 후 뉴패밀리들은 매화아가씨 & 매실총각 선발대회를 가졌는데, 이는 유재석의 ‘패떴’에서 분장쇼로 이미 선보였던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윤아는 군대를 막 제대한 취업준비생 윤배로, 옥택연은 상체와 하체의 근육이 우람하게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고 왕발의 짐승녀 옥택순으로 변신해 전혀 여자답지 않은 우람한 각선미를 뽐냈습니다. 조권은 어우동을 연상케하는 조매화 등으로 분장한 채 웃음을 주려고 노력했지만 ‘그래도 아이돌 스타들인데...’ 하는 안스러움이 들었습니다. 아이돌이 망가지면 웃음과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 제작진은 그 망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패떴2’는 이번주부터 1인 가장제도에서 2인 가장제도를 시도했는데, 이는 결국 뉴패밀리들을 2팀으로 나눠 게임을 하는 체제로 가기 위한 방안이었습니다. 7명의 패밀리들을 반으로 나눌 수 없다보니 신봉선이 어줍잖게 아이돌팀에 합류했고, 아이돌 vs 어른돌 대결 양상으로 가다보니 잠자리, 먹을 것을 두고 자연스럽게 ‘1박2일’의 복불복으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유재석의 ‘패떴’에서는 게임을 해도 그 결과에 따라 식사당번을 시키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이제 먹을 것, 잠자리를 두고 인정사정 볼 것 없이 패하면 밥도 굶기는 패턴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패떴2’가 ‘1박2일’의 재연프로가 되고 있습니다. 요즘 ‘1박2일’도 반복되는 ‘복불복’으로 인기가 예전만 못한데, 그 포맷을 그대로 따라하는 ‘패떴2’의 시청률이 바닥을 치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요? '패떴2'만의 신선한 포맷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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