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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타이거JK 인기, 무한도전이 만든 것 아니다

by 카푸리 2009.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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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의 전설 타이거JK는 일반 대중들에겐 그리 알려지지 않은 가수였습니다. 소수의 힙합 매니아들에게만 알려진 채 그가 윤미래와 부부 사이라는 사실조차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무한도전 ‘듀엣가요제’ 이후 타이거JK는 일반 대중가수보다 더 유명한 힙합가수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국민MC 유재석과 함께  무한도전 '듀엣가요제'에서 퓨처라이거팀으로 출전해 ‘Let's go Dance’곡을 불러 대상을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대상 부상품으로 타이거JK는 유재석, 그의 아내 윤미래와 함께 <쇼 음악중심> 출전권을 획득해 무대에 다시 서서 또 한번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무도’의 인기에 힘을 입어서인가요? 아니면 타이거JK의 음악적 진가가 나타난 것인가요? 타이거JK가 지난 6월말에 발매된 정규 8집 앨범이 10만장 판매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10만장은 힙합 앨범으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판매 수량입니다. 1~2곡의 싱글 앨범과 후크송이 대세인 음반 시장에서
정규 8집은 무려 26개 트랙에 이르는 2CD 음반을 선보인 것이어서 10만장 앨범 판매는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타이거JK는 음악적 욕심에 CD 한 장에 다 담을 수 없는 음악들을 2CD로 담은 것인데, 앨범 발매 당시 사람들에게 ‘미쳤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아무리 음악적 고집이 있다해도 요즘 같은 음반 시장 불황을 고려할 때 2CD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타이거JK는 시류를 역행해 거꾸로 가는 용기를 발휘했습니다. 힙합음악에 대한 외고집 신념도 있었습니다. 2CD 음반이 출시되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인 힙합매니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정규 8집 출시후 ‘무도-듀엣가요제’가 타이거JK의 인기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습니다. 힙합매니아가 아닌 무도팬들이 타이거JK의 음반을 사기 시작했고, 그의 부인이 윤미래, 아들이 조단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타이거JK의 인간미가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시작했습니다. '무도-듀엣가요제’ 파트너로 유재석이 타이거JK를 만나러 그의 작업실을 찾았을 때만 해도 일회성 게스트로 끝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누추하기 그지없는 지하작업실에서 힙합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타이거JK와 부인 T윤미래에 대한 인간적이고 소탈한 면이 방송을 통해 나가자 타이거JK는 무도팬들에게 서서히 각인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힙합가수 타이거JK는 예능 프로그램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타이거JK부부도 예능 프로에 잘 나오지 않았지만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듀엣가요제 취지에 기꺼이 동참해주었습니다. 유재석이 타이거JK 작업실을 찾았을 때 초라하기 그지없는 작업실을 보고 놀랄 정도였지만 헝그리정신으로 타이거JK는 힙합음악을 계속 해왔습니다. 그러나 타이거JK는 우리나라 힙합계의 레전드입니다. 방송에는 보는 화려한 랩퍼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창고같은 작업실에서 음악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무한도전 맴버들이 추구하는 정신과도 일맥상통했습니다.


타이거JK의 헝그리정신은 무한도전을 만나면서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정규 8집이 10만장 판매를 앞두고 있고, CF에서도 섭외 0순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유명패션지 화보 촬영은 물론 최근 자동차 CF까지 촬영을 마쳤습니다. 이제 더 이상 헝그리 타이거JK가 아닙니다. 힙합뮤지션에게 CF 제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은 참 보기 드믄 일입니다. 그만큼 타이거JK는 요즘 연예가 핫 이슈, 핫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힙합의 발전과 척수염으로 고생하는 타이거JK에게는 매우 잘된 일입니다.

타이거JK는 1999년 ‘드렁큰 타이거’라는 그룹으로 1집 ‘Year of the Tiger'를 발표하고 우리 나라 힙합 음악을 선도해왔습니다. 누가 알아주던 알아주지 않던간에 그는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해왔습니다. 그의 음악적 고집은 결국 힙합에 대한 열정과 신념이 담겨 그의 음악적 진정성을 알아주는 힙합 매니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제야 타이거JK의 힙합이 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타이거JK의 정규 앨범 10만장 돌파를 앞두고 <무한도전> 덕분이라는 논란에 대해 인터넷에서  찬반 양론이 팽팽합니다. 힙합팬들은 ‘무도’에 출연함으로서 일시적으로 인기를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10만장의 앨범 판매는 타이거JK의 음악성 때문이지 ‘무도’때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무도’팬들은 타이거JK가 힙합 매니아들에게는 많이 알려졌지만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그의 이름과 노래가 알려진 것은 ‘무도’ 듀엣가요제 덕분이라는 것입니다. 즉 ‘무도’에 출연함으로써 그의 소탈한 성격과 퓨처라이거 음악 ‘Let's go Dance’가 얄려져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사랑을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타이거JK와 무한도전은 어느 일방이 도움을 주고 일방적으로 받고 하는 관계는 아닙니다. 무한도전으 타이거JK가 출연함으로써 듀엣가요제가 성공을 거두었고, 타이거JK 또한 ‘무도’에 출연함으로써 힙합 음악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서로 상부상조하는 관계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도’와 타이거JK가 인기를 얻은 것을 두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하는 것처럼 무의미한 논쟁입니다. 분명한 것은 소탈하고 인간적인 타이거JK가 정규 앨범 10만장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이며, 그의 힙합 전설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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