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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무릎팍' 한비야, 지구촌의 살아있는 천사다

by 카푸리 2009.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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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 하면 떠 오르는 말이 참 많습니다. 바람의 딸, 오지여행가, 빈민구호가, 신지식인 등 수없이 많지만 그녀의 공식 직함은 국제구호기구 긴급 구호팀장입니다. 35살에 잘 나가던 국제홍보회사를 때려치우고 필생의 꿈인 세계여행을 위해 배낭 하나 달랑 매고 떠나기 시작한 여행이 지금까지 98개국에 이릅니다. 그녀는 남들이 가는 안락한 길을 마다하고 인생의 고행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고행길이 오늘의 한비야를 만든 원동력이 되었고, 한비야는 앞으로도 그 고행길을 계속할 것입니다.

회사를 다닌 이유가 세계여행을 위한 자금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기에 어느 정도 여행경비가 마련되자 곧바로 사표를 낸후 첫 여행지 네팔을 시작으로 7년간 오지여행을 다녔습니다. 안락한 비행기 여행은 하지 않고 육로로 오지만 찾아다녔습니다. 7년간의 여행후 첫 출간된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총4권)>이 출간된 후 한비야는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은 물론 꿈 많은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었습니다. 이 책이 출간된 후 대학생들의 배낭여행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낭만, 일탈, 해방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코드와 맞아떨어진 배낭여행은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대학생들의 필수 코스가 되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방송된 <무릎팍도사> 2부는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등 긴급 구호가 필요한 곳으로 달려가 구호활동을 펼치면서 그녀가 보고 느낀 참담한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전쟁, 가뭄, 쓰나미가 휩쓸고 간 재난 현장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일들을 보고 한비야는 수없이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단 1달러면 배고픔과 에이즈 등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며 인도적인 동참을 호소했습니다. 3초만에 한 명씩 굶어죽는 아프리카 기아 현실을 보면서 그녀는 긴급 구호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그녀가 전하는 아프리카 구호 현장은 참혹했고, 대한민국 대표 울보인 그녀의 눈물샘은 마를 새가 없었습니다. 케냐 북부지역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를 살려보겠다고 엄마가 사막 길을 5시간 넘게 아이를 업고 옵니다. 엄마는 구호팀에게 "아이가 힘이 없는지 온종일 자고 있다"며 내려놓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보니 이미 죽은 아이였습니다.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깡 마른 아이를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표 울보 한비야는 울 수 없습니다. 구호팀이 울면 부작용이 따릅니다. 그 지역 사람들이 구호팀이 눈물을 흘리고 갔으니 큰 지원이 따를 것이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비록 아이는 살릴 수 없지만 한비야는 그 엄마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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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는 할례를 받은 여자가 '깨끗한 여자'라는 문화적 전통 때문에 여성의 성기를 꿰메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여자는 남자의 소유물이라는 의식 때문입니다. 할례를 한 여성들은 소변을 볼 때나 아이를 낳을 때 극심한 고통을 받으며, 아이를 낳다가 많은 여자들이 죽는다고 합니다. 평생을 불구로 살아가는 이런 여성들이 1억 3천만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 얘기를 듣고 같은 지구상에도 이렇게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참 충격적이었습니다.

한비야는 인도네시아 쓰나미 현장에서 수천구의 시체 사이를 헤매고 다니며 구호활동을 펼쳤습니다. 그 당시 참혹함은 이루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데, 물에 빠진 시체들이 40도가 넘는 가운데 썩어가는 냄새로 인해 아직도 비슷한 냄새를 맡으면 그 당시 참혹했던 현장 모습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이런 구호활동 뒤에는 꼭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무시한 결과 병원신세를 지며 요양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이른바 '트라우마' 현상 때문에 겪은 정신적 병이었습니다.

무릎팍 도사 강호동이 이렇게 위험하고 힘든 일을 왜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한마디로 "무엇보다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가진 재능을 돈을 버는데만 쓰면 아깝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필생의 꿈은 이제 세계여행이 아니라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을 몽땅 다 쓰고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묘비명은 "몽땅 다 쓰고 가다"로 미리 써놓고 싶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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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보다 체계적이 구호활동을 위해 지난 8월 10일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구호활동을 하면서 보는 정책이나 지침서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아 몸으로 하는 구호만이 아니라 기획도 해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즉 집을 잘 짓는 목수로서 뿐만 아니라 설계까지 해서 보다 효과적인 구호활동을 펼치기 위한 그녀의 또 다른 준비입니다. 이 준비가 끝나면 그녀를 기다리는 세계 각국의 오지 현장에서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사파리 복장의 살아있는 천사로 나타날 그녀가 기다려집니다.

지구도 사람처럼 약한 곳부터 탈이 나는데, 그곳이 바로 아프리카였습니다. 소방관에게는 불구덩이가 일터이듯이 한비야는 가뭄, 기아, 쓰나미 등 재난현장이 곧 일터입니다. 언제나 에너지가 가득 넘친 인도주의적 행동주의자 한비야, 아프리카 오지에서 그녀는 살아있는 월드 천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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