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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슈퍼스타K 김국환에게 왜 돌을 던지나

by 카푸리 2009.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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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채널 '슈퍼스타 K' 에서 이효리, 양현석 사장의 눈물샘을 자극해 화제가 된 '여인천하'팀의 김국환씨는 방송 출연후 악플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무대에 오를 때 지팡이를 가지고 올라가지 않은 것에 대해서 '지팡이는 설정 아니냐?', 무대 앞에서 한 인사에 대해서는 '왜 무대 앞에서 불쌍한 멘트를 하느냐,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냐?'는 등 네티즌들은 독하디 독한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슈퍼스타 K' 의 '여인천하'는 팀원들의 목소리가 너무 잘 어울렸고, 선곡 또한 좋았습니다. 이효리 뿐만 아니라 그들의 노래를 듣는 많은 방청객과 시청자들이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런데 일부 네티즌들이 악풀과 비방을 하는 것은 장애를 가진 김국환씨에게는 비수가 되었습니다. 무심코 던진 돌맹이를 맞은 개구리를 생각해보세요. 김국환씨에게 장애는 절대 부끄러운게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장애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뿐입니다. 바로 인격적 장애입니다. 김국환씨에게 악풀을 다는 사람들은 인격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됩니다.

김국환씨가 지팡이를 짚지 않고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맹인으로 오래 살아온 그의 감각때문입니다. 본선 방송전에 몇차례 리허설을 했기 때문에 감각적으로 충분히 지팡이를 짚지 않고도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지팡이 없이 무대에 오른 것입니다. 요즘은 시각장애인들도 컴퓨터 음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글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김국환씨는 자신의 기사에 대한 댓글들을 모두 읽어보았고, 그리고 악풀에 대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3일동안 폐인처럼 지냈다고 하니 마음이 아프네요.


김국환씨는 '슈퍼스타K'에서 여인천하라는 팀으로 강진아, 반강욱, 김준현, 정슬기와 함께 출연해 에이트의 '심장이 없어'를 애절하게 불러 이효리는 물론 시청자들을 감동시켰습니다. 노래를 부르기 전에 김국환씨가 사전에 이야기를 꺼냈던 것은 팀내 다른 사람들이 앞을 보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고생하거나 손해를 보지 않을까 하고 염려를 하면서 한 말입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김씨를 위해 맴버들은 손뼉을 치며 가사와 박자를 알려주었습니다. 팀이 구성된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팀이라고는 생각지 못할 정도로 서로를 아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자신을 챙겨준 맴버들에게 김국환씨는 행여라도 자신 때문에 '여인천하'팀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로 착한 청년이었습니다.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는 장애를 이겨낸 것 뿐만 아니라 장애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녀는 고 노무현대통령과 김대중대통령이 서거하셨을 때 분향소와 영결식장에 나타나 눈물을 쏟아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습니다.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뿐만 아니라 정상인들보다 더 크고 열린 마음으로 국민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386세대들은 맹인가수 이용복을 기억합니다. 그는 8살 때 불의의 사고로 인해 시력을 잃었지만 고등학교 2학년때인 1970년 가수로 데뷔했습니다. 우리 가요계에 맹인가수가 나타난 것에 대해 일부에서 '측은지심으로 인기를 얻은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그는 데뷔후 신인가수상 뿐만 아니라 1972년과 1973년 연속해서 MBC 10대 가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장애의 설움을 딛고 일어선 인간 승리였고, 정상인보다 더 나은 노래 실력으로 가요계 정상에 우뚝 섰습니다.


김국환씨 역시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겪어 시각장애인 1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가족들 형편도 모두 어렵습니다. 지체장애를 앓는 아버지, 시각장애를 앓는 어머니, 형 사이에서 어렵게 자랐지만 꿈은 항상 가수였습니다. 그래서 19세때는 장애인 가요제에 나가 금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집안의 어려운 형편 때문이기도 하지만 김씨가 '슈퍼스타 K' 에 나가는 것을 가족들이 반대한 것은 세상 사람들로터 혹시 상처를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는데, 그 걱정이 김씨에게 현실로 다가온 것입니다.

전국 8개 지역에서 무려 72만명이 참여해 오직 실력만으로 최종 예선에 진출해 40명 안에 든 김국환씨는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이렇게 '슈퍼스타K'에서 환상의 목소리를 선보였지만 김국환씨에게는 그 모든 것이 상처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가슴에 멍이 들었습니다. 마음의 장애를 앓고 있는 일부 네티즌 때문입니다. 이제 착한 네티즌들이 김국환씨를 위로해줄 때입니다.

아직 우리 사회는 인격적 장애를 갖지 않은 착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김국환씨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를 해줌으로써 1973년 MBC 10대 가수로 우뚝 선 가수 이용복씨처럼 제 2의 이용복이 되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김국환씨의 가창력으로 볼 때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아름답고 영혼을 적셔주는 듯한 환상적인 목소리로 무대에 나와 다시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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