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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마이더스' 김희애, 소름끼치는 최고의 악녀

by 카푸리 2011.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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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영화에서 수없이 악녀를 봐왔지만 '마이더스' 유인혜(김희애)를 보면 그 어떤 악녀보다 소름 이 끼친다. 소리를 지르거나 인상 한 번 쓰지 않는데, 왜 그리 무섭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포커페이스일지언정 그녀의 속 마음은 지금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지 모른다. 인진그룹 후계자 싸움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유성준(윤제문)의 반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선봉정밀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후 다음 타켓인 한영은행 인수과정에서 5년 전 증권파동에 연루돼 도현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인혜가 위기를 맞은 것이다. 악녀는 위기 속에서 본색을 드러낸다고 했는데, 지금 유인혜가 딱 그렇다.

그녀가 백발백중의 스나이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김도현(장혁)은 잘 키운 사냥개같다. 사냥감을 지정해 주면 물 불 가리지 않고 덤벼든다. 인혜는 도현의 과거사는 물론 주변 인물들까지 철저히 조사해 사냥에 장애가 되는 건 조그마한 것이라도 제거해버렸다. 하다못해 이정연(이민정)과의 결혼까지도 방해했다. 유인혜는 왜 이렇게 기업사냥에 집착할까? 유성준이 얘기했듯이 '첩년의 딸'이라는 설움을 받고 자란 유인혜는 세계적인 금융 기업을 만들어 그 설움을 보란듯이 날려버리겠다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김도현을 이용할 뿐이다. 인혜는 아직 도현에게 사적인 감정은 전혀 없어 보인다.


유인혜가 도현에게 준 다음 사냥감은 한영은행 인수다. 그녀는 은행 인수에 유필상이 땅투자에 쓰려고 했던 8천억원을 다 걸었다. 세계적 금융기업을 만들려면 은행 하나쯤은 필수기 때문이다. 김도현은 인혜에게 자신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세상일이 어디 뜻대로만 되나? 도현에게 문제가 생겼다. 5년전 증권파동 때 김도현이 개입한 사실이 유성준에게 포착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된 인혜는 위기감을 느끼고, 누군가에게 다급히 전화를 걸어 '이번 일(은행인수)에 걸림돌이 된다면 잘라 버려야죠'라며 그동안 공들인 게 아깝지만 김도현을 버릴 것임을 암시했다. 자, 그렇다면 인혜와 전화통화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인혜가 김도현을 버릴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그녀가 정말 무섭게 느껴진다.

먼저, 김희애와 전화통화를 한 사람은 누구일까? 정치권의 숨은 실력자일까? 아니다. 바로 최변호사(천호진)다. 유인혜는 후계자로 낙점 받은 후 30년 넘게 인진그룹을 위해 일해온 최변호사를 잘랐다. 최변호사는 인혜에게 앙심을 품고 유성준과 손을 잡았다. 이를 인혜가 모를리 없다. 인혜를 도와주는 개인 비서가 김도현 뿐만 아니라 유성준과 최변호사 등 주변을 철저히 감시하기 때문이다. 유성준과 최변호사는 도현과 인혜를 갈라놓는게 목적이다. 이를 아는 인혜는 최변호사에게 검찰에 소환된 도현을 자르겠다고 말해 유성준 쪽에 방심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유인혜는 절대 김도현을 자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 한영은행 인수 프로젝트가 시작됐는데, 지금 도현을 자른다면 모든게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도현도 검찰에 소환되고, 설상가상 론아시아 쪽 직원 한 명이 유성준쪽으로 넘어갔는데 김도현마저 팽해버리면 유인혜의 야망을 실현시켜줄 사냥개는 아무도 없다. 유인혜는 최변호사와 유성준이 한 패가 되어 자신을 공격해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역공작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최변호사와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을 보고 인혜가 도현을 버릴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그녀의 악녀 본색을 모르는 것이다.

유인혜 앞은 지금 첩첩산중이다. 인진그룹 후계자 결정도 진행 중이다. 그녀가 팽해버린 최변호사도 만만치 않다. 유성준과 손을 잡고 인혜를 공격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30년간 천문학적인 인진그룹의 재산을 관리해온 최변호사의 눈 빛을 보면 예사롭지 않다. 그런데 최변호사의 의중을 꿰뚤어보는 유인혜가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인혜는 도현을 자르겠다는 게 아니라 그를 철저히 이용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런데 인혜는 외부의 적만 생각했지 자신의 코 앞에 있는 적은 생각지 못하고 있다. 인진그룹 막내아들 유명준이다. 이정연이 명준과 손을 잡고 복수의 칼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 초반에 유인혜가 도현에게 '대부'에 나오는 말 중 '돈꼴레오의 후계자를 이어 받은 건 위에 강한 형들이 아니라 가장 샌님같은 막내였다'고 말했다. 명준은 어제 도현을 원숭이에 비유하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고, 도현은 명준의 말이 무척 신경쓰이는 듯 했다. 명준이 인혜의 가장 무서운 적으로 등장할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유인혜와 유성준이 사생결단식의 싸움을 하는 동안 명준과 정연이 손을 잡고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이를 막기위한 유인혜의 악녀 본색이 드러날 것이다. 단 1원이라도 틀리지 않는 론아시아 대표 유인혜는 도현의 스카우트, 인진그룹 후계자, 선봉정밀 인수 등  지금까지 철저하게 계산된 행동만 해왔다. 그 계산이 지금까지 무서울 정도로 맞아 떨어지고 있지만, 도처에 깔린 위험과 위기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유인혜의 소름끼치는 악녀 본색이 드러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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