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거짓말도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다. '미스 리플리'에서 이다해(장미리)의 거짓말이 이제 꼬리가 잡혔다. 안그래도 더운데 장미리의 위선과 뻔뻔한 거짓말 때문에 불쾌지수가 팍팍 올라가는 느낌이었는데, 이다해가 쩔쩔매는 모습을 보니 통쾌하지만 한편으론 측은하기도 하다. 16부작으로 예정된 '미스 리플리'는 이제 4회 남았다. 12회까지 전개를 보면 이다해로 시작해서 이다해로 끝날 듯 하다. 같은 주연 강혜정도 연기 못한다는 소리 듣는 배우는 아닌데 이다해를 위한 조연으로 전락한 듯 하다.

드라마 전개상 이다해가 원톱 주연인 것 같지만,
공홈을 보면 등장인물에 주인공은 이다해 말고도 김승우, 박유천, 강혜정 등 4명으로 돼 있다. 그런데 12회까지 지켜보니 이다해 빼고 나머지 3명은 조연같다. 특히 강혜정은 이다해 그늘에 가려 박유천(송유현) 가족 소개에 나오는 최명길보다 못하다. 작가가 이다해 위주로 대본을 썼기 때문인데, 종방을 앞두고 강혜정이 어떤 포텐을 보일지 모르지만 드라마 사상 최악의 불쌍한 조연이 될 것 같다. 제작진이 강혜정을 너무 찬 밥 취급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극중 장미리(이다해)는 악(惡)이고, 강혜정(문희주)은 선(善)으로 보인다. 욕 먹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어서일까? 이다해는 비호감으로 불릴 정도로 나쁜 짓은 다하고 있고, 이다해가 저질러놓은 악행을 강혜정이 모두 수습하거나 눈감아 주었다. 욕망을 위해 '세상을 다 가지고 싶다'는 이다해를 보면서 강혜정은 어찌하질 못하고 그저 지켜볼 뿐이다. 드라마 시청률을 위해서 제작진이 강혜정보다 이다해를 띄워야하는 심정은 백분 이해가 간다. 착하기만 한 강혜정 모습에서 시청자들이 무슨 흥미를 느끼겠는가?

강혜정이 조연으로 전락한 이유는 뭘까? 먼저 예를 하나 들어보자. '선덕여왕'때 주인공은 덕만이었다. 원래 덕만역은 고현정이었는데 ,그녀가 대본을 사전에 보고 미실로 바꾸었다. 주인공보다 미실이 더 매력있는 캐릭터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덕만공주 위주로 가려 했는데 미실 고현정 연기가 방송 초기부터 부각되자 미실 위주로 스토리를 전개했다. 그래서 극 중후반에 시청자들은 드라마 제목을 아예 '미실'로 바꾸라고 할 정도였다. 연기와 대본에 따라 주조연 연기가 달라질 수 있다.


자, 그렇다면 강혜정은 어떤가? 그녀의 연기력은 흠잡을 데가 없다고 본다. 지금까지 강혜정이 연기력 논란을 빚은 적은 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대본탓을 아니할 수가 없다. 아무리 악역이라도 대본 분량이 많으면 시청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선덕여왕'때 비담 김남길은 미실의 사생아로 등장해 연기도 좋았지만 극 후반 분량이 많아 비밀병기로까지 불리며 종영 때까지 큰 주목을 받았다.

강혜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출연 분량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12회를 보면 강해정이 등장한 신은 총 4번이다. 이중 장명훈 어머니 빈소에서 얼굴만 잠깐 비춘 것을 빼면 3번 뿐이다. 장명훈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강혜정이 이다해에게 전화로 연락해주는 장면, 장미리와 찻집에서 만나 공부하러 사표내고 떠나겠다고 한 것, 그리고 고아원에서 수녀님과 잠깐 만나던 장면이다. 강혜정이 나온 시간을 합해보니 불과 1분 53초 정도다. 물론 등장인물이 많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다해에 비해 적어도 너무 적다.


얼마 전 종영된 '마이더스'에서도 이민정이 같은 주연으로 출연했지만 김희애에 가려져 조연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작가가 대본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주연이 조연만도 못하고, 조연이 주연보다 더 빛날 수도 있다는 것을 '마이더스' 이민정과 '미스 리플리' 강혜정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올드보이', '동막골'에서 강혜정을 보면 캐릭터를 살리는 연기력이 뛰어났다. 물론 '미스 리플리'에서도 이다해 악행을 꾹 참고, 박유천을 좋아해도 속으로만 좋아하는 내면연기가 돋보인다. 문제는 강혜정이 이다해 친구 그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강혜정의 대사는 모두 이다해 스토리를 전개하기 위한 보조 기제밖에 안된다. 이럴거면 강혜정 대신 조연급 연기자를 따로 썼으면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극중 문희주는 호텔 기획실장 김나운만도 못한 사상 최악의 주연급 캐릭터가 됐다.

강혜정은 이다해보다 나이도 많고(2살), 데뷔도 빠르다. 연기력 면에서도 이다해보다 못하다는 소릴 듣진 않는다. 그런데 이다해는 웅웅대는 대사처리나 토끼가 놀란 것 처럼 눈만 크게 치켜뜬 표정 등으로 연기력 논란도 있다. 똑같은 주연급 캐스팅을 했는데, 이다해는 너무 띄우고 강혜정은 분량이 너무 없다보니 주연이 조연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이제 장미리의 거짓말이 탄로났기 때문에 극 후반도 이다해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강혜정이 끝까지 이다해 들러리 역할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가 되지만, 남은 4회 동안 극중 문희주 캐릭터를 잘 표현해 멋진 연기를 펼쳐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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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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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성성경 2011.07.06 14:5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저로 미스리플리 본적이 몇번있지만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이다해씨밖에 안나오는 느낌이여서
    이건 원톱드라마인가?하는 의문점이 들면서 강혜정씨가 안타깝더라구요..ㅠㅠ
    그래도 연기력 출중하신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여배우신데..ㅠㅠ
    강혜정씨 앞으로 힘내시고 4회밖에 안남았다니..ㅠㅠ
    멋진 모습보여주시고 ^^
    다음드라마나 영화기대할께요

  2. 작가의 문제는 그뿐이 아닙니다
    사실.... 박유천때문에 의무처럼 본방사수를 했지만
    스토리흐름 캐릭설정 개연성과 설득력 따위의 부족함은 물론
    대사조차 매력적인 씬도 없고 감정이입될 여지도 없고 참나... 총체적 문제입니다
    이다혜의 고군분투와 박유천의 화면발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겨우
    붙들고 있는 시청자 입니다
    강혜정 진짜 아까워 죽겠습니다 그 배우를 갖다놓고 그렇게 밖에 못 연출하는 그들...
    그래도 광고는 완판이라 연장이야길 하고 있답니다
    헐~~~~

  3. 비밀댓글입니다

  4. 전 이다해 못지않게 강혜정의 비현실적 캐릭터가 더 문제 같던데..

    흔히 나오는 너무착해서 비현실적이 아니라 나름 참고 살아도 감정은 다 있는 사람이던데 왜 아직까지도 그냥 적당히 덮을려고만 하는지 그 괴리감이 더 문제 같습니다

  5. 웹리스 2011.07.11 23:5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나름 길게 분석하셨지만
    간단히 말해서 타블로를 보는 강혜정에 마음이겠지요.
    정말 보면서 참 아이러니한 캐스팅과 스토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6. 케즈말리온 2011.07.13 16:3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개인적으로는 `미스 리플리' 에서 이다해의 연기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도 선과 악의 구도에서 선의 구도인 문희주 역의 강혜정의 비중이

    상당히 적다는 것이 걸리군요... 선과 악의 구도가 팽팽하지 않으니

    앞으로 극의 긴장감이 줄어들수있다는 우려가 드는 군요

  7. 지나가던 사람 2011.07.16 00:0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전 첨부터 강혜정이 이다해와 갈등구조되면서 강혜정 역할을 엄청 기대했었거든요?
    근데 뒤로갈수록 밀리고 정말 안타깝더라구요.
    천사같았던 강혜정이 박유천에 대한 사랑앞에서 변해서
    이다해의 악행을 참지못하고 뒤집는 반전의 무기!로 나와도 좋았을텐데...ㅠㅠㅠ
    강혜정이 착한줄만 알았는데 인간이니깐여~ 그럼 비중있는 역할이 되었을텐데말이에요

  8. 비비오 2011.07.18 23:2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저도 첨부터 봤는데요, 미리의 악행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서서히 몰락해가면서,
    점점 악해지는 희주와 대결구도로 가는 뭐 그럴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송본을 사랑한다느니 하면서 미리의 본모습을 아는 송본이 다 이해하면서
    둘이 잘되가려는거 같아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악했던 사람이 한순간에 착해질수 있나..그럼 반대로 당하고만 있던 문희주가
    악해지면서 미리를 다시 방해하는걸로 하던가... 연기파 배우 강혜정을 데려다
    놨으면 뭔가 대결구도를 만들어서 가야지,이건 뭥미..
    암튼 악행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구도가
    될꺼라 예상했지만, 일반 그렇고 그런 로맨스 찌질한 드라마로 바뀌는거 같아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정말 잼날꺼라 생각했는데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