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1박2일>의 혹한기 캠프가 돌아왔습니다. 겨울하면 그래도 강추위와 정면으로 맞서는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1박2일>은 강추위와 맞설 기회를 하늘이 알아서 마련해 주었습니다. <1박2일>은 날씨와는 유난히 인연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혹한기 캠프때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폭설로 고생은 많았어도 이번에는 날씨가 복이 되었습니다. 남극을 간다고 하는데 마치 예행연습을 하라는 듯 눈보라가 몰아치는 가운데 맴버들 뿐만 아니라 제작진도 ‘미리 남극’ 체험을 혹독하게 했습니다. 또한 그 어느 특집보다 혹한기캠프는 날씨로 인해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의 진수를 보여주었습니다.

지난주는 이수근이 ‘몰카’에 두 번이나 당해 등목과 입수를 하느라 고생을 도맡아 했는데, 어느새 입소하자마자 첫 날이 벌써 어둑어둑 해졌습니다. 잠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복불복으로 스티로폼, 박스, 짚단, 비닐, 노끈 등을 확보해서 얼기설기 집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식사 복불복으로 김치 수제비 재료를 두고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다른 때는 먹을 것을 두고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이겼는데, 이번 혹한기 캠프때는 모두 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쫄딱 굶게 생겼는데, 제작진이 감자 몇 개를 주어 공복만 간신히 면한 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 기상 미션을 꿈꾸며 맴버들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새벽녘에 하늘이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난데없이 비가 내리더니 갑자기 폭설로 변했습니다. 예능 프로 제작이 문제가 아니라 출연자와 제작진의 안전마저 위협받을 수 있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모두 당황해합니다. 그러나 강호동은 ‘불가능은 없다’, ‘오히려 폭설이 행운’이라고까지 이야기 합니다. 이승기 역시 2주에 한번 촬영하는데, 폭설이 내릴 때 촬영하는 것이 복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메리크리스마스까지 외치네요. 폭설 속에서도 맴버들은 전혀 위축되거나 주눅 들지 않았습니다. 스태프들은 긴급회의 후 철수를 결정하고 하산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던 폭설이 잠시 그친 틈을 타서 서둘러 하산하기로 합니다. 하산을 도와줄 4륜 오토바이까지 왔습니다. 그러나 너무 눈이 많이 내려 4륜 오토바이로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도보로 이동해야 합니다. 더구나 정상 쪽 상황이 어떤지 몰라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마치 시베리아 벌판에 온 듯 세찬 눈보라로 앞을 분간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히말라야 같은 곳이지만 이곳은 우리나라 강원도 인제입니다. 강호동은 완전히 배고픈 시베리아 호랑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발목이 잠길 정도로 쌓인 눈에서도 맴버들은 마냥 즐겁습니다. 내려오면서 눈싸움까지 할 여유가 있습니다. 촬영하는 VJ까지 넘어지고 난리입니다. 극한 상황 속에서도 진정한 야생 버라이어티의 진수를 보여주었습니다.


차로 불과 40분만에 올라온 거리를 걸어서 그것도 폭설을 뚫고 걸어서 내려갑니다. 점점 거칠어지는 바람, 넘어진 동료들을 서로 일으켜 세워가며 하염없이 갑니다. 이승기는 이게 다큐멘터리지 예능이 아니라고 합니다. 예, 그래요. 거센 눈보라와 맞서 싸우는 산사나이들 이야기 같습니다. 하산 시작 1시간이 경과해도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러나 설경이 장관입니다. 이승기는 시청자들을 향해 ‘메리크리스마스’라고 하지만 강호동은 ‘재난’이라고 합니다. 정말 웃자고 올라 왔다가 울면서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승기가 지난주 종영된 첩보 액션 <아이리스>와 교차편집을 해달라고 하자 제작진은 김소연이 이병헌을 죽이기 위해 일본 아키타현의 설산을 헤멜 때의 화면과 편집해서 북한 공작원 김선화(김소연)가 시베리아 야생 호랑이 강호동을 잡으려는 코믹 샷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어떤 경우든 재미와 웃음을 엮으려는 맴버들과 제작진들의 작은 노력으로 예기치 않은 폭설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하산 길에 산에서 40년간 사신분이 말한 대로 폭설은 <1박2일>에겐 복이었고, 시청자들에게 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하산 1시간 30분이 경과하자 4륜 오토바이가 보입니다. 산 아래에서 스태프들이 올라온 것입니다. 스태프들과 출연자들이 서로 뒤엉켜 부둥켜 안는데 마치 이산가족 상봉 모습입니다. 2차 하산팀은 4륜 오토바이를 타고 내려왔는데, 1차 하산팀은 걸어 내려온 덕분에 멋진 대자연의 설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시청자들도 강원도의 아름다운 눈보라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예기치 않은 폭설로 아침 기상미션을 하지 못하고 긴급히 철수했지만 오히려 더 긴박감 넘치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되었던 것입니다. <1박2일>팀이 향후에 남극에 도전한다고 하는데, 이번주 폭설 경험이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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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노랑조아 2009.12.21 14:2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어휴....도움도 도움이지만 정말 고생 많이 했네요. 잘못했다간 안전이 정말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고생 많았습니다.

  3. 동감입니다.
    강호동과 몽, 이승기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이고 방송을 살리려고 하는 행동이 정말 예쁘더군요..

    그들은 정말 프로이고 멋진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