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 <무한도전>이 MBC 뉴스데스크에 나왔습니다. 방송 뉴스에 나오는 경우는 좋은 경우 아니면 나쁜 경우죠. <무한도전>이야 당연히 좋은 뉴스죠. 어제 뉴스에서는 유재석 등 맴버들이 미국에서 한식 특집을 찍을 때 화면이 그대로 나와 무한도전 재방송인가 할 정도였습니다. ‘무도’가 9시 메인뉴스에 나온 이유는 21일자 뉴욕타임즈에 실은 비빔밥 광고 때문입니다. 이 광고는 '오늘 점심 비빔밥 어때요?'(How about Bibimbap for lunch today?)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습니다. 광고는 먹음직스러운 비빔밥 사진과 함께 비빔밥에 관한 설명, 뉴욕 맨해튼의 한국 음식점을 소개하는 컬러 화보 형식입니다.

<무한도전>이 지난달 미국편 ‘식객’ 특집을 찍은 것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뉴욕시내 한식당에서 맴버들이 직접 한식을 만들어 뉴요커들의 입맛을 테스트했습니다. 미국인들에게 한식은 낯선 나라의 음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입맛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김태호PD는 뉴욕 촬영시 느꼈던 아쉬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한식을 어떻게 하면 적극적으로 알릴까 고심하다가 신문광고 방법을 떠올렸습니다. 김장훈이 NYT지에 독도광고를 했던 것처럼 우리 한식 광고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광고비는 뉴욕촬영시 남긴 제작비와 올림픽대로 가요제 음반 판매 수익금으로 서경덕교수(김장훈의 독도광고를 기획)의 도움을 받아 비빔밥 광고를 한 것입니다.


물론 이 비빔밥 광고 하나가 얼마나 한식의 세계화에 기여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 음식 김치를 세계인들은 일본의 기무치로 알고 있을 정도로 비빔밥, 김치, 불고기 등 우리 음식을 알리는데 정부는 소홀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햄버거, 토스트, 카레 등 서구 음식이 우리 식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우리의 김치나 식혜보다 햄버거나 샐러드, 콜라를 더 좋아합니다.

<무한도전> 뉴욕편이 방송됐을 때 일부 사람들은 예능 프로를 제작하기 위해 미국까기 간 것을 두고 외화낭비라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뉴욕에서 맴버들이 영어 때문에 무시당한 것은 한국인으로서 창피한 일이는 비아냥과 정준하와 명셰프간의 대립도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미국편 식객 특집은 편당 제작비가 국내보다 더 적게 들었고, 남은 비용으로 NYT지에 광고를 한 것입니다. 영어 논란에 대해서도 ‘무도’ 컨셉대로 겁내지 말고 부딪혀보자는 도전정신을 강조한 것이었고, 정준하와 셰프의 갈등도 잘해보자고 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작진은 ‘미안송’으로 재치있는 사과까지 했습니다.

한식의 세계화 홍보는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국가의 예산과 인력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한계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인력, 예산탓만 하는 공무원들입니다. 무한도전은 인력도 예산도 없습니다. 대신 우리 음식의 세계화에 대한 0.0001%의 가능성만 믿고 한식을 알리겠다고 나선 김태호PD와 맴버들의 그 도전정신을 높이 사고 싶고, 그래서 NYT의 비빔밥 광고가 특별한 것입니다.


<무한도전>은 이제 단순한 버라이어티가 아닙니다. 예능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올초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발전에 맴버들이 직접 참가한 것은 열악한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을 돕고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열린 대표선발전에서 맴버들은 아깝게 탈락했지만 그 눈물겨운 감동은 많은 사람들에게 봅슬레이 선수들에 대한 시선과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습니다. ‘무도’ 제작진은 대표팀에게 봅슬레이를 증정했고, 이 봅슬레이로 열심히 연습한 4인승 봅슬레이 대표팀이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일본을 꺾고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습니다. 눈물겨운 승리입니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달력판매는 첫 해에 10만부가 팔렸고, 지난해는 50만부가 넘게 팔렸습니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돕기에 쓰였는데, 이젠 무한도전만의 연말 풍속도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4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2010년 달력도 어느새 50만부를 넘어 사상 최고의 판매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1년 12달 ‘무도’ 촬영 틈틈이 달력 사진을 따로 찍으면서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은 자금은 일개 대기업에서 내는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적은 액수입니다. 그러나 이 돈은 세상 그 어떤 돈보다 값지고 소중한 돈입니다. 이 돈으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딛고 무한도전 정신으로 일어설 수 있기를 기대하며 무한도전 달력 판매는 매년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의 한식 알리기는 NYT지에 비빔밥 광고 한번으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비빔밥에 이어 불고기, 막걸리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에 대한 광고를 계속 게재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무도팬들의 모금 운동도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무도팬들은 다른 예능 프로에 비해 충성도가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유재석 등 맴버들은 비빔밥 광고가 무한도전팀이 혼자 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맴버들이 이렇게 팬들에게 모든 것을 돌리는 사이 팬들은 맴버들에게 무한 충성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바로 이것이 <무한도전>이 다른 예능 프로와 다른 점이 아닐까요?

Posted by 카푸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참.. 무한도전은 항상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