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 어제 <무한도전> 달력 만들기 2탄(8월~12월)이 방송됐습니다. 8월부터 12월까지의 달력사진 촬영이 이어졌는데, 8월 달력은 쩌리짱의 불 뿜는 용드레김 쇼, 9월은 김제동과 양봉업자, 10월은 모델 강승현과 박명수, 길이 빨간 내복을 입고 뉴욕 타임스퀘어 걷기, 11월 달력은 화생방 가스 실습실에서 박명수의 기습공격, 12월 달력은 불구덩이 안에서 맴버들의 석고대죄 등 어느 하나 쉽게 촬영한 달력 사진이 없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촬영된 2010 무한도전 달력은 지난 12월 4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했는데 40만부를 넘어 50만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무도팬들의 사랑, 그리고 응집된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주며 올해 최고의 판매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제 방송 내용 중 눈길을 끈 것은 김제동이 출연한 것입니다. 물론 돌림판에서 장소 선정시 김제동집이 나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연했다 할 수 있지만 그 속 내막을 보면 당시 KBS <스타골든벨> 하차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김제동을 응원하려는 마음이 깔려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월 달력을 찍기 위해 돌림판을 돌렸는데 장소는 “길의 첫 키스 장소”가 나왔습니다. 길과 박정아는 김제동집에서 첫 키스를 했다고 이미 방송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김제동집에서 9월 달력을 촬영해야 합니다. 사전에 허락을 받기 위해 유재석이 김제동에게 전화를 했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또 문제입니다. ‘무엇을’에 대한 돌림판을 돌렸는데, 양봉이 나온 것입니다. 집안에서 양봉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것은 집을 빌려준다 해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김제동 절친 길이 다시 전화를 걸어 양봉하는 장면을 촬영한다고 하자, 그래도 김제동은 흔쾌히 허락해 주었습니다.

김제동이 허락을 해주었기 때문에 맴버들은 김제동 집으로 가서 양봉하는 모습을 촬영하면 됩니다. 사실 김제동은 출연하지 않아도 9월 달력 사진 촬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김제동집에서 촬영한다고 전화를 할 때가 9월 30일경, 추석 연휴를 앞 둔 시점이었는데, 그 때 김제동은 이미 대구에 내려가 있었습니다. 이때는 김제동이 KBS <스타 골든벨> 하차설이 솔솔 나오고 그의 하차가 정치적 외압이다 뭐다 해서 인터넷이 매우 시끄럽던 때입니다. 회전판에 “길의 첫 키스 장소=김제동 집”를 넣은 것은 길 때문에 선택한 장소였지만 우연하게도 김제동집이 선정된 것은 상황 설정이 아주 절묘합니다.


이것은 분명히 우연이었지만 김제동을 위한 9월 달력만들기 처럼 느껴졌습니다. 추석 연휴를 위해 대구에 내려간 김제동 때문에 제작진은 장소가 선택된 당일 날 촬영하지 않고 추석 연휴가 지난 후 김제동이 서울로 다시 올라온 후 촬영을 했습니다. 이왕지사 김제동집에서 촬영할 바에는 집주인 김제동과 함께 찍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김제동집에서 9월 달력이 촬영됐습니다.

양봉 촬영은 동네에 벌이 날아다니면 위험하기 때문에 맴버들이 직접 인간 양봉(벌)으로 분장을 해서 촬영하기로 했습니다. 김제동집으로 간 맴버들은 김제동에게 집을 구경시켜 달라며 총각 냄새 풀풀 나는 안방으로 갔습니다. 유재석은 김제동의 자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다짜고짜 김제동을 침대에 눕게 합니다. 그리고 일 나갈 시간이라며 일어나라고 하자, 김제동 왈, “요즘 일 나가 본 적이 없어서...ㅜ.ㅜ”


이는 <스타 골든벨>에서 하차하는 김제동이 앞으로 일거리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이에 박명수와 정준하는 김제동을 위해 이문세의 ‘파랑새’ 노래를 개사한 노래를 불러주며 김제동이 오랜만에 환한 웃음을 짓게 해주었습니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길의 첫 키스 장소=김제동집=양봉(벌)=스타골든벨 하차’와 맞물리다보니 기왕에 김제동집에서 촬영하는 만큼 김제동의 어려움을 격려해주는 뜻으로 9월 달력을 함께 촬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길의 첫 키스장소로 우연히 시작됐지만 김제동의 출연은 다분히 그를 격려, 위로하려는 뜻이 담겨 있는 9월 달력사진 촬영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그 어느 달보다 9월 달력사진을 촬영할 때가 가장 훈훈하게 느껴졌습니다.

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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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그러네요. 아무 생각없이 봤는데
    글을 읽어보니 참 훈훈해지네요.
    카푸리님, 행복한 휴일 보내세요. ^^

  2. 무한도전 달력에 김제동이 나와있길래 뭔가 했더니, 이런 이야기가 있었군요. ^^

  3. 역시 무도는 개념있는 프로그램이다. 김제동이 나오니깐 가슴이 좀 찡하던데;;;

  4. 형이다 2010.06.01 09:2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제동.. 무한도전.. 모두 형이 지켜주마. 제동이가 노란꿀벌복장의 무도 멤버들에 둘러쌓여있던 모습 훈훈하더라..조금만 참자. 이것도 곧 지나가리라. 그리고 정의와 상식이 승리하는 날이 곧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