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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무도’ 서바이벌, 유재석을 나락에 빠뜨리다

by 카푸리 2009.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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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서바이벌’ 특집을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지루하다’, ‘실망스럽다’, ‘무도답지 못하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오랜만에 빵 터졌다’, ‘신선하고 재미있다’ 등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재미가 있냐, 없냐에 대한 것은 개인마다 다르고 주관적입니다. 일부 연예뉴스에서 ‘서바이벌’ 특집을 두고 재미가 없다고 한 것은 일부 시청자들의 의견을 마치 전체 의견인양 호도될 수 있습니다. 재미있다는 시청자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서바이벌’ 특집으로 가장 힘들어 한 것은 유재석이며, 그를 나락으로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그 누구보다 맴버들의 탈락에 마음 아파하며 진행을 해야했기 때문입니다.

‘나락’이란 말은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극한 상황을 뜻하며 지옥과도 같은 뜻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유재석은 ‘서바이벌’특집으로 나락에 빠졌습니다. 메인MC 유재석은 ‘무도’의 중심축으로서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는 것 뿐만 아니라 맴버들과 함께 해야 하는데, 지난주 정형돈, 정준하가 탈락하면서 눈물을 머금고 맴버들을 보내야 했습니다. 아무리 ‘리얼(real)’, '서바이벌(survival)'이라 해도 두 맴버의 탈락을 두고 지난주 많은 시청자들이 맴버들이 빠진 '무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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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계속된 ‘서바이벌’ 2부에서 김경진에 이어 2인자 박명수가 탈락했습니다. 유재석을 제외한 맴버 5명중(전진은 녹화 불참) 3명이 탈락한 것입니다. 남은 맴버는 길과 노홍철 뿐입니다. 유재석이 전체적인 진행을 할 때 웃음포인트를 주던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가 빠짐으로써 <무한도전>은 이상한 프로그램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맴버들이 점점 탈락하자 유재석은 “노홍철과 길마저 탈락하면 무한도전이 아니라 완전히 동고동락(1999년 유재석이 진행하던 연예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고 멘트를 할 정도였습니다. 맴버들의 탈락이 얼마나 안타까웠으면 유재석이 이런 말까지 했을까요?

유재석이 국민MC란 호칭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겸손도 겸손이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가장 돋보였기 때문입니다. ‘무도’에서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등 맴버들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 유재석의 배려때문입니다. 즉 유재석은 '무도'에서 맴버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런 배려 대신에 ‘서바이벌’ 게임을 통해 맴버들을 집으로 보내야 했습니다. 정형돈은 첫 탈락자로 배편이 있어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정준하, 박명수, 김경진 등은 옆 섬의 여관방 신세를 져야했습니다. ‘무도’ 순 혈통들은 촬영에 임하지 못하고 객(客)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 유재석이 마음 편할리 없습니다.

매번 유재석의 배려만 받던 정형돈은 지난주 첫 번째 탈락자로 선정되자, '무도'와 동시간대 경쟁하는 프로 '스타킹 만세!', '천하무적 야구단 화이팅!'을 외쳤습니다. 또한 박명수는 이번주에 탈락을 하기전에 “방송을 즐기러 온 애들이 아니고 일 찾으러 온 애들이야”라고 농담을 했습니다. 그 농담속에는 순혈 맴버들 탈락에 대한 서운함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박명수 자신마저 탈락하자, "300만원은 못 타더라도 2등 정도는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탈락할 지 몰랐다. 역시 '무한도전'은 배신과 배신의 연속이다.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맴버들간의 ‘무한 이기주의’를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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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서바이벌 특집은 여름 특집으로 그 취지는 좋았으나 맴버들을 탈락시키는 방법이 아쉬웠습니다. 잘생긴팀과 못생긴팀으로 나뉘어 게임을 통해 패한 팀에서 탈락자 한명을 결정하는 방법이 조금 잔인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방법은 ‘무도’ 맴버들에게는 익숙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올초 봅슬레이 특집때 맴버들간 서로를 격려하며 보여주던 도전과 승리의 눈물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2PM의 박재범은 ‘렌턴 제로 게임’에서 탈락자로 결정된 후 “투표로 탈락되는 것보다 낫다. 운이 안좋아서 탈락했는데, 아쉽다”고 했습니다. 박재범 역시 맴버들이 직접 탈락자를 결정하는 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것입니다.

‘서바이벌’ 특집때 유재석은 다른 때와 달리 겉으로는 웃었지만 속마음은 타들어갔을 것입니다. 서바이벌이란 미명하에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탈락자를 결정했고, 그 탈락자를 메인MC인 유재석이 발표하게 함으로써  유재석은 ‘무도’ MC 사상 가장 힘들고 난감한 상황,  나락속에서 진행을 해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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