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선덕여왕>에서 천명공주가 어제 독화살을 맞고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로써 박예진은 50부작 <선덕여왕>중 절반을 마치고 하차했습니다. 박예진으로서는 아쉬움이 많겠지만 <선덕여왕>을 통해서 예능 이미지를 벗고 연기자 박예진으로 각인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지난 6월말  박예진은 '이별여행'을 끝으로 예능 프로 '패떴'에서 하차했습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에 전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박예진으로서는 그녀의 오늘을 있게해 준 '패떴'의 달콤달콤 캐릭터를 버리는 일이 못내 아쉬웠지만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하차한 후 천명공주로 돌아와 '패떴' 박예진 그 이상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습니다.

<선덕여왕> 초기는 궁내 최고 실력자 미실역 고현정의 카리스마에 맞서 싸우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는 인품으로 고현정과 함께 드라마 초반 인기를 이끌었습니다. 웃는 모습을 거의 보이지 않으며 신라 조정을 완전히 장악한 미실과 힘겨운 싸움을 진두지휘하는 천명의 모습은 예능과는 또 다른 박예진의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선덕여왕> 초반부는 '패떴'의 콧소리애교가 오버랩되며 천명공주 캐릭터에 몰입하는데 다소 방해가 되었지만 '패떴' 하차후 박예진은 오직 천명공주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능 이미지를 이렇게 빨리 벗어던지고 연기자 박예진의 모습을 앙칼지게 보여준 것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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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마지막 독화살을 맞고 죽으며 국혼을 약속했던 유신랑에게 덕만을 부탁한다며 죽어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박예진의 연기가 얼마나 리얼했던지 옆에서 지켜보던 엄태웅(유신랑)의 연기가 발연기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죽어가는 천명공주 옆에서 연기하는데 엄태웅의 연기에서는 슬픔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박예진은 천명공주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그 바톤을 아들역인 유승호(김춘추)군에게 넘겨주고 하차한 것입니다.

<선덕여왕>에서 박예진은 스토리 전체를 이끌고 있는 '어출쌍생 성골남진'의 실타래였습니다. 왕가에 쌍둥이가 태어나면 남자 성골의 대가 끊긴다는 오랜 계시 때문에 쌍둥이 중 한명이었던 천명이 죽음으로써 유일한 성골이 된 덕만이 공주의 신분을 되찾게 해준 것입니다. 박예진의 죽음은 미실 중심으로 전개됐던 <선덕여왕>이 이제 덕만(이요원)으로 넘어감을 의미합니다. 덕만은 궁의 모든 권력을 쥐고 휘두르는 미실에 맞서 사람들을 자기쪽을 하나 하나 끌어들이며 미실을 서서히 무너뜨려갈 것입니다.


박예진은 1998년 <여고괴담2>로 데뷔한 이후 영화와 드라마에서 꾸준히 활동했으니 사실 그리 큰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유재석, 이효리와 함께 <패밀리가 떴다>에 출연게 되면서 '콧소리 애교' 캐릭터와 생선회를 뜨는 등 내숭 떨지 않는 예능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다 올해 <미워도 다시 한번>에 출연하면서 '패떴'을 하차할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오늘을 있게해준 '패떴'에 대한 애정 때문에 '미다한' 출연을 병행키로 하고 당찬 앵커 최윤희역을 성공적으로 소화해냈습니다.


그러나 욕심많은 박예진은 지난 4월부터 방송된 <선덕여왕>에서 천명공주로 캐스팅되면서 또 한번 '패떴' 하차를 두고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선덕여왕> 초기는 아역배우가 천명을 대신해서 '패떴' 출연에 문제가 없었으나 성인역으로 돌아오면서 드라마와 예능을 병행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게다가 영화 <청담보살>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되면서 '패떴'은 스케즐상 무리였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하차를 한 것입니다.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박예진은 '패떴' 하차가 득이 되었지 실이 되진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연기자인 박예진이 '패떴'을 오래 하다보면 예능 이미지가 굳어져 배우 수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박예진은 이미 '패떴'에 출연하면서 <미워도 다시 한번>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그러나 이번 <선덕여왕>에서 박예진은 고현정, 이요원 등과 함께 연기력 대결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드라마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선덕여왕>의 전반부는 박예진(천명)과 고현정(미실)이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비중있는 역할이었습니다. 박예진은 안정된 연기력과 여성스러운 매력을 물씬 풍기며 천명공주역을 완벽하게 연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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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선덕여왕>은 '박예진의 죽음=유승호의 등장'으로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유승호는 김춘추역으로 나오게되는데, 비담 못지 않게 또 다른 돌풍을 일으킬 것입니다. 김춘추의 어머니가 천명공주기 때문에 박예진은 회상신을 통해서나마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박예진은 <선덕여왕> 이야기를 전개하는 실타래 역할을 하다 매듭을 다 풀고 하차했습니다. 예능퀸으로도 불릴 만큼 '패떴'에서 많은 웃음과 재미를 주다가 <선덕여왕>에 출연하면서 천명공주역으로 빠르게 적응하는 박예진을 보면서 '연기력'을 재확인했습니다. <선덕여왕>에서 천명공주는 죽음으로써 덕만을 지켜주었으나, 박예진은 '패떴'을 하차함으로써 연기자 박예진을 살려냈습니다.

Posted by 카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