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다니며 실직 당하지 않고 다니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사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얼마전 경제신문에서 본 대기업 연봉은 외환은행이 평균 7,246만원이고 삼성전자는 6,040만원이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부장급이지만 삼성전자와는 비교가 안됩니다. 회사규모가 적기 때문인데 이것도 감지덕지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이 봉급으로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 학비 대가며 생활하기가 너무 빠듯합니다. 저축은 고사하고 한달 한달 마이너스 안나면 다행입니다.

제 월급이 한달에 실수령액 기준 220만원 정도입니다. 이중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 학원비와 학비로 한달 평균 100만원 정도 들어갑니다. 여기에 집을 살때 받은 대출 이자 42만원, 아파트 관리비와 통신요금 등 제 세금 45만원 빼면  생활비 할 돈이 없습니다. 아이들 용돈과 경조사비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매달 가계부는 마이너스 행진을 한지가 벌써 오래됐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커가서 3년전 처음으로 내 집 마련할 때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이 더욱 생활을 옥죄고 있습니다. 워낙 돈이 없이 사다보니 9천만원의 대출을 받았습니다. 남들처럼 투기 목적으로 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파트값 오르고 내리고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 공부방이 필요해 구입한 것입니다. 물론 전세를 계속 살았으면 지금처럼 쬐지는 않을텐데, 2006년은 당장 집을 사지 않으면 영영 사지 못할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무리지만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게되었습니다.

제 월급으로 자녀들 학비 대고 생활하기가 힘들어 아내는 저 몰래 식당이라도 나가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아내는 제게 내색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볼일 보러 다니는 줄 알았는데, 매일 저녁 파김치가 되는 것을 보니 일을 하러 다닌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습니다. 아내는 전혀 내색하지 않고 가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계속 일을 나가고 있습니다.

아내는 잠을 자면서 심하게 잠꼬대를 자주 합니다. 아파트 대출금 9천만원에 대한 부담이 아내의 어깨와 가슴을 짓누르는 듯 ‘빨리 빚 갚아야 해요’를 외치며 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잠결에서 들은 아내의 그 말에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베란다에 나가 담배 한 개피 입에 물고 보니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결혼 한지 18년째, 남들처럼 호강시켜주며 살지 못했어도 열심히 살면 좋은 날이 오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날은 점점 멀어지는 듯 합니다. 지금 중고등학생 학비 대기도 빠듯한데, 큰 놈이 대학에 가면 어떻게 연간 1천만원에 달하는 학비를 댈지 걱정입니다. 아파트를 팔고 전세를 가야 대학 공부 가르칠 듯 합니다.

아내가 식당일을 한지 10개월 정도 됩니다. 하루 종일 설거지와 서빙을 하느라 힘들지만 아이들 뒷바라지에 소홀함이 없도록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가끔 아내의 손을 잡아보면 거칠고 습진도 많이 생겨 예전의 그 부드러운 손은 온데 간데 없습니다. 아내의 손이 거칠다고 퉁명스럽게 “손 좀 가꾸고 살아요, 여자가 손이 왜 그래요?” 하면서 한소리 하지만 아내는 “일하다 보면 다 그렇지요 뭐...”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넘어갑니다. 남편의 기와 자존심을 끝까지 세워주려는 아내의 마음에 속으로는 눈물이 났습니다. 아내를 고생시키는 못난 남편의 자책감이 한없이 밀려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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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 주말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큰 딸은 철이 났는지 엄마가 낮에 식당으로 일하러 다니는 것을 눈치챘나 봅니다. 아내가 큰 딸의 방을 청소하다가 딸의 비망록에 써 있는 글 중 “엄마가 너무 힘들게 사시는 것 같다. 내가 빨리 커서 엄마가 힘들지 않게 해줘야 하는데.... 걱정이다. 엄마 사랑해요. 큰 딸이 꼭 훌륭하게 커서 보답할께요”라고 써 있는 글을 읽고 아내는 펑펑 울었습니다. 저녁에 퇴근을 하니 아내의 눈이 부어있어서 왜 그러냐고 물으니 그제서야 그동안 식당에 다닌 일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날 저녁 아이들이 학원에 가고 집에 없는 사이 우리 부부는 서로 부둥켜 안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동안 속으로만 안타까워하며 잡아주던 아내의 거칠어진 손을 텁석 잡아주며 고생시켜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못난 남편의 눈물에 아내는 당황하는 듯 했지만, 식당일을 나가게 된 것을 이야기한 것에 대해 아내는 오히려 더 미안해했습니다. 아내는 끝까지 남편의 자존심을 꺾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은행빚도 많고 제가 받는 월급도 작지만 큰 딸이 철이 들어가고, 아내와 저는 누구보다 서로를 믿고 사랑하기 때문에 세상 그 어떤 가정보다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내도 이제는 몰래 다니던 식당일을 떳떳하게 다니고 있습니다. 아내가 ‘가난은 부끄러운게 아니다.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도 많다’ 고 하며 힘을 내서 열심히 일하면 좋은 날이 올거라며 남편을 위로합니다. 아내의 위로를 받고 저는 요즘 회사에서 다시 힘을 내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좋지 않아 언제 실직 당할지 모르는 두려움을 안고 살지만 그래도 아내와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친구나 회사 동료, 아니 세상 그 어떤 사람보다 제 아내가 가장 든든한 제 후원자요 동반자입니다.

앞으로는 퇴근후 아내의 거칠어진 손을 매일 잡아주려 합니다. 비록 거칠고 습진으로 터진 손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이 바로 제 아내의 손이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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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너무 멋져요!!

  3. 힘들지만,서로를 위로해주고 위해주는 가족이 있어서 참 행복하신 분이란 생각이 드네요^^ 힘내시고~ 가정에 행복이 끊이지 않길 바래요^^ 행복하세요^^

  4. 우리정이 2009.04.07 21:4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님 정말 좋은 아내를 두셨네요.
    아무리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어떤 고난이 닥쳐도 부부를 중심으로 가족이 똘똘 뭉친다면 어떻게든 헤쳐나가게 됩니다.(제 경험으로도요..)

    그런데....제 기억이 맞다면 김연아 선수때문에 부부싸움하셨다고 일전에 글 올리셨죠? 지금은 그 글이 없네요. 화해는 하셨나요? 아내분께 말실수에 대한 부분은 사과하셨나요?

  5. 결혼 정말 잘하셨네요. 자녀분도 잘두셨고.. 어려운 때만 지나면 분명 좋은 날 올꺼예요. 화이팅!z

  6. 뜨 내 기 2009.04.08 08:5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앞으로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래 봅니다 힘내세요 ~

  7. 좋은 일만 있으시기 바라고, 행복하게 사세요.

  8. 진짜로 2009.04.08 09:0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아저씨 웃기네요
    뎃글 지우고
    김연아 때문에 마누라랑 싸운 본인의 글도 지우고

    이글과 지난번 글은 전혀 다른 사람이 쓴 것 같아
    느낌을 뎃글로 올렸는데 지워 버리네요
    참 딱한 양반이시구먼!

  9. 아... 아침부터 울컥하네요.
    힘내세요!!!

  10. 감동적인 글 잘 읽었습니다.
    살짝 눈물이 고이네요 ^^
    화이팅 합시다!!!!

    사모님이 좀 짱이신듯..ㅎㅎ

  11. 연아 때문에 싸웠던 글은 어디에..?? 2009.04.08 15:0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본인이 생각해도 그 때 그글은 심했죠??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부인은 식당일 하느라 힘들었는데
    연아어머니랑 비교나하고......
    남자는 노인이 되어도 철이 덜든다던데..
    마음에 철이 들어 이제 조금은 마음이 무겁습니까??
    님 결혼 정말 좋은 여성이랑 하신거 같아요.

  12. 눈알이 2009.04.08 16:1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현명한 아내와 부모님 생각하는 착한딸 건강한 몸과 마음의 가족을 두신 당신은 행복한 사람~

  13. 어라 이상하요. 딴 사람이 쓴 글 같으오.
    사모님이 부족하다고 분노의 글을 쓰던 그 사람 맞나?
    그 글에 달린 많은 리플들에 해명글을 쓰시는 게
    오히려 인간다워보일 것 같은데.
    그 글은 삭제하고 부부가 애틋하게 잘 지내고 있음을
    표명하는 게 참...

  14. tnrlcjstk 2009.04.08 17:2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아파트가격이 얼마인지는 몰라도 대출9000만이라...좀 많으시군요.사시는곳이 수도권인가요??연봉대비 대출금액이 넘 많으시군요.팔고 좀 더 평수를 줄이시던가하여 저렴한곳으로 옮기시면 당장 생활비부담이 줄듯합니다..사교육비는..줄이기가 힘드시죠..그러나 학원이나 과외로 들어가는 돈 일부라도 인터넷강의등으로 좀 더 줄여보심이..고등학생이라면 사교육보다는 자기 스스로 공부해야할때라고 봅니다.꼭 필요한것을 제하고 자녀분과 의논하여 사교육비도 100만원에서 줄이시는게 좋을듯...자녀분만 생각할게 아니라,저축할 여력이 없다고 하셨는데 생활비에서 새어나가는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따지셔서 조금씩이라도 모으셔서 3000-4000천정도 종잣돈 만드시고 노후를 대비해 재테크도 하시길..

  15. 김연아 선수 어머니에 부인을 비교하며 타박하다 부부싸움 하셨던 그 분이군요.
    그러고보면 10개월째 식당일을 하고 있는 부인께 그런 말을 하셨던 거군요.
    식당 일을 하는 걸 '느낌으로' 아신 건 훨씬 전이었을테니까요.
    진실성이 없어 보입니다. 매번 왜 이렇게 글이 다르고 일관성이 없죠?

  16. 마녀킬러 2009.04.09 15:4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그럼 그렇지!

    글은 사람을 진실하게 하고 성실하게도 하면서 치유하는 능력이 있답니다.
    그런데 님의 글은 이도 저도 아니니........ 분석까지는 낭비 일 거 같고!

    님!
    제발 당신이 치유될 수 있는 글이라도 써 주세요~
    단순하게 눈물샘 자극하는 글이 아니라 당신글에 대한 일관성을 가져 주세요. 현대판 고려장, 자녀에게 손찌검을 한것, 기타 등등 오늘은 기사거리도 않되는 글을 써서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군요. 이런글은 그냥 댁 블로그에만 모셔 놓으세요. 방문객들에게만 공개하시고. 굳이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화 하실 필요까지는 없을거 같네요. 이 글만 보더라도 손만 잡고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다는 것과 회사에서 더 열심히 일 하겠다는 말만 있지 정작 당신을 울린 아내의 마음을 위해 현실적으로 당신이 어떻게 도움을 주겠다는 말은 없지 않습니까?
    당신처럼 제 남편도 다른 남편들도 열심히 그리고 처자식을 위해 성실히 일하고 있어요. 당신처럼 헌신적인 아내가 아녀도 말이지요~

    좀 더 내공을 길러서 글을 올리세요!

    그리고 대출 9천은 사는곳을 줄여서 대출금 원금과 이자를 줄이시고 아이들 사교육비도 줄여서 인터넷 강의로 돌리면 조금이나마 부드러워 질 거예요.

    자랑은 아니지만 저도 적은 전세금에 아이들 EBS 무료강좌에 시노모까지 다섯가족이 당신보다 적은 월급으로 살면서 당신말처럼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아이들 공부가 탑은 아니지만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을 부모가 마련해 줘야 한다는 것이니까요)

    왜냐면 당신말처럼 화목하게 사니까요. 그 화목에는 마초적인 남성이 있다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지요.

    당신의 글을 보면 원초적인 문제는 그대로 두고 순간순간 감정적으로만 상황을 호전하려는 속내가 보입니다.
    물론 당신은 그것을 절대 느끼지 못하겠지만 ~ㅎ

  17. 정말 남일 같지 않아서 님의 포스팅 읽고 난 후에 한참을 멍하니
    모니터 앞에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냥 이 말은 꼭 해드리고 싶어 코멘트를 씁니다.

    '힘내시고~ 그래도 님의 말씀처럼 든든한 후원자와 지원군이 함께 있다는 것에 전 너무 부럽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18. 호빵맨형석 2009.04.15 10:5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저희 부모님도 맞벌이 이십니다..제가 학생이다 보니 제 학원비 부담도 크실거구요..이 글을 읽고보니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되겠다는 다짐을하게됩니다..힘내십시요.

  19. 오늘이 저희 부모님 결혼기념일입니다. 올해로 18년째 부부생활을 하시며
    큰딸인 저는 올해 17살, 고1입니다.
    왠지 남이야기 같지 않아 눈물이 나네요.
    저의 어머니께서도 식당에 다니신지 3~4년이 되셨거든요.
    그래도 항상 힘내세요!!

    저희 집은 딸만 셋이고 월급도 더 작지만 행복하게 살아가고있습니다.
    힘내세요 ^^

  20. ICE아메리카노 2009.08.28 15:0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카페에서 혼자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우연히 검색하다가 이곳에 오게되어 여러 글들을 보던 와중에 이 포스팅을 보고 눈물이 나왔습니다. 전 아직 대학생이지만 휴학을 하고 고시를 준비중이랍니다. 저희 어머니 아버지가 떠오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저도 큰딸인데 글쓴님의 딸처럼 곧 부모님 돈 걱정없이 모시는 든든한 자식이 되고싶습니다. 그럼 좋은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