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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꽉 막힌 지하철 환풍구, 승객들은 숨막혀

by 카푸리 2009.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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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샐러리맨입니다. 기름값도 비싸고 차도 많이 막혀 IMF때부터 줄곧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보내는 출퇴근 시간은 왕복 2시간 30분 정도 됩니다. 하루 24시간중 꽤 많은 시간을 지하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하철 출구밖으로 나와 환풍구를 보니 겨울 내내 쌓인 쓰레기로 환기구가 꽉막혀 지하에 있는 사람이 질식하기 일보 직전입니다.

지하철 환풍구라고 하면 지하 내의 터널과 승강장으로 공기를 들여보내는 흡기구와 다시 내뿜는 배기구로 구성돼서 지하 내의 공기를 담당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람으로 말하면 호흡을 하는 코에 해당합니다. 코로 숨을 잘 쉬어야 건강합니다. 지금 우리 지하철은 코로 숨을 쉬기 힘든 정도입니다.


환풍구를 보면 마릴린 먼로와 먼로바람이 생각납니다. 먼로바람이란 지하철 환풍구 위에 있던 마릴린 먼로의 치마가 뒤집어진 것이 어원이 된 바람입니다. 그만큼 환풍구는 뻥 뚤려 있어서 환기가 잘돼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담배꽁초와 각종 쓰레기로 막혀버린 환풍구를 보면 가슴까지 답답해집니다. 하루 수천만명이 이용하는 서민의 발 지하철은 점점 호흡기가 막혀가고 있습니다.

일부 지하철역사 환풍구 위에는 노점상들이 자리를 펴서 막고 있고, 상인들이 내놓은 물건들도 가득 쌓여 있습니다. 이렇게 환풍구가 막혀 있다면 지하내 오염된 공기 배출도 쉽지 않고, 깨끗한 지상의 공기유입도 어렵습니다. 지난해 환경부의 조사에 의하면 일부 지하철역에서 미세먼지가 기준의 2배를 넘었고 벤젠과 방향족 탄화수소로 이루어진 인체에 해로운 휘발성 유기 화합물도 절반 이상이 기준치를 넘었습니다. 이는 공기의 통로인 환풍구의 오염을 방치해 두고 있는 것도 큰 원인입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 부두환의원(한나라당)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지역에 설치된 지하철 환기구의 설치장소는 모두 1,848곳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가 운행하는 구간의 환풍구는 955곳, 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5~8호선 구간에는 893곳에 환기구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를 연면적으로 따지면 3만 4천여㎡에 달합니다. 문제는 이런 환풍구가 꽉 막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환풍구는 대부분은 인도 가장자리나 차도 사이에 높이 60㎝ 내외로 설치돼 있습니다.


지하철역 등 지하 공간의 허파 구실을 해야 하는 환기구가 각종 물건이 쌓여있는 것 뿐만 아니라 행인들이 버린 담배꽁초나 쓰레기 등 각종 오물로 채워져 오히려 지하공간의 공기질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지하철내에는 각종 미세먼지가 많고, 공기 정화도 잘 안돼는 곳이라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면 무척 피곤합니다.

작년 하반기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하역사 미세먼지 오염도는 평균 100μg/m³로 기준치인 150μg/m³보다 이하이지만 다른 다중이용시설에 비해 약 2배 이상 높은 오염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하철의 경우 철길 침전 먼지가 많고 외부 먼지의 유입으로 인해 타 시설보다 오염도가 심화된 것으로 분석했는데, 이렇게 오염된 공기는 환기구를 통해 다시 외부로 나가기 때문에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환기구는 내부의 환기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공기를 빨아당기는 힘을 최대한 높여줘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빨아당기는 힘을 높여줘도 환기구가 막혀있다면 무용지물입니다.

하루에도 수천만 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환기구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국민건강마저 위협받을 것입니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환기구 관리를 좀 잘해서 승객들 숨 좀 쉬게 해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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