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이 그의 이름을 건 토크쇼에서 4개월만에 하차를 했습니다. 출연진은 최고, 토크 수준은 최악이라는 시청자의 혹평에 결국 박중훈이 두 손을 들었습니다. 제작진이 집단MC체제로 포맷의 변화를 주려했지만 박중훈이 고사해 결국 단명 프로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만약 박중훈이 <주병진쇼>를 진행했다면 주병진만큼 성공했을 것입니다. 박중훈은 다만 시대를 잘못 타고났을 뿐입니다.

요즘 잘 나간다는 예능프로들은 모두 집단MC체제입니다. 물론 메인MC가 있지만 6~7명이 나와 경쟁적으로 한마디씩 하며 필살의 웃기기 경연을 합니다. 집단MC체제는 어느 누구 한사람이 웃기지 않거나 그냥 있어도 프로그램이 죽지 않습니다. 대신 집단MC중 유난히 웃긴다거나 몸개그를 보여주면 인터넷 연예란에 ‘프로그램을 살렸다’, ‘예능 감각 최고’라는 찬사 일색의 기사를 다음날 뉴스나 블로그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즉 여러명의 MC중 한 두명만 웃겨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집단MC의 장점입니다.

<무한도전>,  <1박2일>, <패밀 리가 떴다> 등 주말 예능 프로들은 하나같이 집단MC체제입니다. 그런데 <박중훈쇼>는 1인 MC체제입니다. 90년대 토크쇼에서 주병진, 서세원, 이홍렬이 자기 이름을 걸고 토크쇼를 진행해 모두 성공했습니다. 당시는 시청자들이 집단MC체제보다 단독MC체제에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에 MC가 다소 실수를 하거나 웃기지 않더라고 참아주었고, ‘출연자’에 더 관심을 갖고 봤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MC 한사람이 나와서 원맨쇼 하는 것을 시청자들이 참지 못합니다. 한 사람이 진행하다 보니 계속 웃기거나 재미있게 풀어나가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차분하고 준비를 잘해서 방송을 해도 늘 ‘재미 없다’, ‘토크쇼가 뭐 이래?’ 하는 악평 뿐이었습니다. 집단MC체제의 예능 프로에서도 물론 특정MC들에 대해 ‘돈이 아깝다’, ‘하차시켜라’ 등 악평이 쏟아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집단MC체제는 다른 MC들이 웃겨주어 비난의 목소리가 다소 완화되지만, 단독MC는 무차별로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의 혹평을 온 몸으로 다 받아들여야 합니다.

<박중훈쇼>는 시작부터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집단MC체제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이 적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요즘 예능프로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자막이 나오지 않아 토크만으로 재미를 주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무한도전, 1박2일 등은 MC들의 토크외에도 자막으로 더 큰 웃음을 줄 때가 많습니다. 자막이 또 다른 맴버 한사람 몫을 한다고 할 정도로 예능프로에서 쉴 새 없이 나오는 자막에 시청자들은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것입니다.

특히 일요일 자막과 함께 재미를 주는 <1박2일>, <패떴>이 방송된 후 잠자리에 들 시간인 밤 11시 넘어서 <박중훈쇼>가 나오기 때문에 박중훈의 최악의 조건에서 쇼를 진행했습니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한주가 시작되기 전 일요일 심야시간에 1인 토크쇼를 잘봐주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여건에서 박중훈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연과 혈연, 학연 등 모든 인맥을 동원해서 섭외하기 힘든 장동건, 김태희, 3당 원내총무 등을 초대해 박중훈쇼만의 재미를 주려고 했는데 시청자들은 실망만 했습니다. 박중훈쇼가 적응되려면 최소 6개월정도는 지나야 하는데, 그 6개월도 시청자들은 참지 못했습니다. 사실 <윤도현의 러브레터>도 이소라에서 윤도현으로 바뀐후 처음에 적응이 안돼 ‘이거 뭐야?’ 했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윤도현의 차분하고 인간적인 면이 부각되면서 심야 음악방송으로는 높은 인기와 시청률을 자랑했습니다. 퀵 예능에 적응돼버린 시청자들에게 박중훈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박중훈은 시대를 잘못 타고 났습니다. 만약 주병진쇼가 방송되던 90년대 1인MC체제의 토크쇼를 진행했다면 틀림없이 성공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박중훈쇼>는 실패가 아니라 트렌드에 맞지 않은 토크쇼였고, 그 결과는 박중훈이 지는게 아니라 제작진이 져야 합니다. 애초부터 예능 프로의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한 제작진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책임을 박중훈이 다 지고 물러났습니다.

박중훈에게 높이 사고 싶은 것은 제작진이 집단MC체제로 가자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련을 두지 않고 하차를 결정한 것입니다. 인기가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 뜰 수 있기 때문에  보통사람이라면 미련을 둘 수도 있는데, 박중훈은 아름다운 하차를 선택했습니다. 그 선택에 박수를 보냅니다.

박중훈쇼는 실패가 아니라 시대를 잘못 타고났을 뿐입니다. 최선을 다한 박중훈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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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너무 비판만 하지 않았나 싶어 뜨끔하네요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 제이디 2009.03.27 17:3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흠.. 뷰라님 비판만 하셔도 된다고 봐요..
    박중훈쇼가 그 나름의 존재가치를 증명해냈으면
    분명 진지한 비판들이 쏟아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비유를 하자면 90년대에 먹히던 음악이라도
    진정성과 음악성(애매하지만)이 있다면 평단의 호평과
    소수지만 사람들의 지지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톱스타들의 동원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이렇게 떡이되고 결국 엠씨가 중도하차하는 데는
    단순히 트렌드에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체 누가 박중훈의 진행에 대해서
    재치는 고사하고 진정성을 봤다고 하던가요

  3. 제이디 2009.03.27 17:3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당장 블로거뉴스에 떠있는 수많은 비판들이
    단순 트렌드를 못읽은 토크쇼에 대한 비판일까요??
    물론 제작진의 잘못 또한 큰데도 박중훈에게만
    많은 비판이 쏟아지는 것은 우려할만 하지만
    박중훈에게 잘못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정통 1인 토크쇼를
    제 이름을 걸고 했을 때는 그만한 비판은 감수해야된다고 봅니다.

  4. 깐죽이 2009.03.27 18:2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호화 게스트를 그렇게 쳐발르고도 시청률 잡기 성공 못했다면 시청자 탓인거야?

  5. ulbrynner 2009.03.27 19:1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박중훈쑈~~~ 이문세쇼가 되지않길 바랬는데... ^^
    역시 따라갔군요... ^^;

  6. 이동환 2009.03.27 20:0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한 블러그를 여러 사람이 씁니까.
    아래 글에서는 박중훈쇼를 까고 위에서는 아니라고 하고
    물론 이글도 그렇고 아래 글도 시류를 파악하지 못한 제작진을 비판한
    글이라고 말하고 싶을 것 같지만 진행의 흐름과 질문의 질이 좋지 못하다고
    한 것은 결국 진행자를 비판한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이번 글에서는 주병진쇼였으면 잘 진행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시니 굉장히 뜬금없이 느껴집니다.
    어디에다 기준을 두고 글을 쓰시는지 모르겠네요.

  7. 미안하지만 블로거님도 박중훈씨랑 별반 다르지 않은 분이군요.
    결국 박중훈이 시대를 잘못 타고난 거고, 책임은 시청자들이란 말이잖아요.
    여기 다른 블로그에서 '박중훈, 장서희에게서 배우라'라는 글이 있더군요.
    그거 한번 읽어보시길.
    결론을 어떻게 내건 그건 블로거님 맘이지만
    박중훈은 실패한거 맞습니다. 아니, 아주 패배했다고 해야 더 맞습니다.

  8. 이건 또 뭔소리?? 2009.03.27 21:2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박중훈이 주병진과 같은 레벨??? 헐ㅠㅠ
    박중훈이 노력은 무슨 개뿔..
    섭외는 노력(???)했을지 몰라도 진행이나 다른 부분에서
    노력은 없었던듯한데요???
    게스트에 묻어간거지

  9. '주병진 쇼'요?
    비유하실 대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차라리 주병진씨가 복귀하여 쇼를 했다면 토크쇼의 판도를 변화시켰겠죠.

    용두사미 격으로 4개월만에 폐지되어 마음이 좋지 않지만 여러가지로 준비가 안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10. 기본적으로 난 '박중훈이 최선을 다했다'는 말 자체에도 별로 동의하고 싶지 않지만, 설령 그게 진짜라 해도 그건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프로의 세계에서 '최선'을 다한건 전혀 충분치 않다. 자기 이름 걸고 토크쇼 단독 진행하는게, 장난인가? 트렌드에 맞고 안맞고가 전혀 문제가 아니라, 토크쇼가 무엇인지 자체에 대한 기본 개념 자체가 없었던 것에 가까웠다. (가슴에 손얹고 제작진과 박중훈은 생각해보라. 지금까지 했던게 진짜 "고품격 토크쇼"였나?)

  11. 대도수 2009.03.28 13:2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여러가지 요인을 따지지 않고 단순히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고 단정짓는 필자의 글에 심히 어이가 없네요. 물론 현재 트렌드가 집단 MC체제이어서 상대적인 불이익은 있었겠지만 전적으로 박중훈쇼의 실패는 본인의 역량 부족입니다. 박중훈쇼를 쭉 보면 항상 겉도는 토크뿐이고 심도있는 토크는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만약 무릎팍도사가 유세윤 , 올밴이 없었으면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까요? 물론 그들은 나름대로 겉절이 역할을 잘했지만 말그대로 겉절이 일뿐입니다. 무릎팍도사의 성공은 전적으로 강호동의 역량 때문입니다. 강호동이었기에 게스트에게서 심도있는 이야기들을 뽑아낼 수 있었던 거고, 무릎팍도사가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주는 프로그램이 된겁니다. 그리고 박중훈의 하차는 아름다운 하차가 아닌 실패로 인한 하차일뿐입니다. 어째서 자진하차=아름다운 하차가 되는겁니까? 글이라는게 쓴다고 무조건 글이 아닙니다. 이런 글이 베스트로 올라왔다는 것조차 어이가 없네요 .

  12. 제가 어지간하면 글을 안남기는데...(물론 귀찮아서)

    이 글은 정말 잘못 짚으셨네요...

    박중훈쇼가 제작진의 잘못이라기 보단;;; 티비를 보면 아실텐데...

    박중훈씨가 진행을 못합니다 ㅡ.ㅡ

    보고 있는 사람이 답답한데 생뚱맞게 집단엠씨 단독엠씨 말이 왜 나오나요;;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못하고 뚝뚝 끊어먹는데 과연 재미가 있을지...

    거기다 내용은 뻔한 내용들만;;

  13. 어이없음. 2009.04.10 10:0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저도 진지하게 박중훈 쇼를 보았습니다.
    집단엠씨체제에 물들어있는 시청자때문에 시대를 잘못짚었다가 아니라.

    토크쇼의 기본이 없기때문에 사람들이 싫어하는겁니다.

    토크쇼는 기본적으로 이야기만으로도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야 하는거아닙니까.

    kbs에서 쥐어준것같은 대본읽는 느낌의 그런 토크쇼~

    그닥 흥미롭진 않더라구요. 인간적이지도않구요.

  14. 주병진 쇼랑 비교하는건 어불성설이네요 주병진씨가 얼마나 진행을 잘했는데.. 차라리 그 옛날의 주병진쇼가 지금 박중훈쇼보다 몇배는 더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