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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시골장터의 인심과 정을 느끼다! 광릉오일장

by 카푸리 2022.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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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남양주시에 갔다가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시골 장터를 구경했습니다. 광릉 오일장인데요, 매월 4, 9일로 끝나는 날에 열립니다. 그러니까 매달 4, 9, 14, 19, 24, 29일 장이 섭니다. 저는 7월 마지막 장이 열리던 729일 다녀왔습니다.

광릉 오일장은 남양주시 진접면 부평리에서 열립니다. 광릉장이라고도 불립니다. 마을회관 바로 옆에서부터 장터가 시작되니까요. 마을회관은 무더위쉼터입니다. 안에는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는데요,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마을회관에서 장터 쪽으로 들어가니 개복숭아 나무가 보였습니다. 요즘은 개복숭아 나무 보기 힘들죠. 광릉 오일장에 와서 개복숭아도 구경하네요. 탐스럽게 열린 개복숭아를 보니 아내는 효소를 담가 먹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광릉 오일장은 남양주시 다른 오일장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습니다. 날씨는 좀 덥지만, 장터에는 상인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어느 장터나 그렇듯이 광릉 오일장도 없는 것 빼고 다 있습니다. 제가 갔던 날은 날씨가 조금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상인들은 요즘에는 휴가철이라 손님이 많지 않다고 했습니다. 하긴 요즘 본격적인 휴가철이라 모두 휴가를 떠났겠죠.

장터 하면 먹거리죠. 옛날 과자는 어느 장터를 가도 있더라고요. 코코넛 젤리에 달콤한 마시멜로까지 있습니다.

시장하면 '길거리표' 패션이죠. 길거리에서 파는 옷들이지만, 값이 저렴해서 인기입니다. 상의, 하의 한 벌에 1~2만 원입니다. 시원한 남방도 8천 원입니다. 시골 어머님들이 입으시는 몸빼바지(일바지)도 있습니다. 양말은 10켤레에 1만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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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하면 구포국수가 유명한데요, 기계가 아니라 손으로 만들기 때문이죠. 광릉 오일장에 가니 옛날 봉투에 쌓인 국수가 보입니다. 저 어릴 때 아버지가 사서 자전거에 싣고 오시던 그 국수입니다. 누런 종이에 싼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국수 포장지에 '옛 장터의 맛'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렇게 큰 국수 한 덩이에 9천 원입니다. 제가 콩국수를 좋아해서 아내가 한덩이 샀습니다.

해산물을 파는 곳에 가보니 세발낙지, 새우, 갈치, 오징어 등을 팔고 있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얼음을 채워 넣어도 금방 녹는다고 합니다. 해산물을 파는 아저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 장사가 안된다며 제게 하소연하기도 했습니다.

오일장에 가면 꼭 있는 만물상입니다. 각종 공구는 물론 부엌에서 쓰는 그릇과 주방 기구, 파리채, 수세미 등 정말 없는 게 없습니다. 가격도 일반 상점에 비해 저렴하죠. 시골 어머님들이 자주 찾는 만물 장터입니다.

보기만 해도 푸짐하죠. 국내산 표고버섯과 뽕나무버섯을 팔고 있습니다. 제가 갔던 시간이 오후라 상인 아저씨가 잠시 오수를 즐기고 계셨습니다. 아내는 버섯이 싱싱하다며 한 바구니를 구매했습니다. 소고기와 함께 볶아 먹으면 여름철 영양식으로 좋다고 말이죠.

뻥튀기 트럭도 있습니다. '뻥이요~ 귀 막으세요~' 하면서 뻥튀기를 튀기는 모습은 장터에서만 볼 수 있죠. 이곳에서 뻥튀기를 튀기는 아저씨는 8년째라 단골손님도 많다고 합니다. 원래 옷을 팔았는데요, 옷이 잘 팔리지 않아 뻥튀기 일도 같이한다고 합니다.

여름 장터에는 과일이 많죠. 정말 큰 수박을 길에 내놓고 팔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우물물에 수박을 담가놓았다가 먹었죠. 냉장고가 없었으니까요. 온 가족이 수박 한 통을 잘라서 앉은 자리에서 다 먹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아내는 제가 좋아하는 천도복숭아도 샀습니다. 한 바구니에 5천 원입니다. 대형마트 절반 가격입니다. 두 바구니를 사니 덤으로 하나 더 주네요. 아내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복숭아를 실컷 먹었습니다.

30분쯤 장터를 구경하니 출출했습니다. 돌아오다 중국집에서 먹은 옛날 짜장면입니다. 아내는 보통, 저는 곱빼기를 시켰는데요, 양을 보니 엄청 많습니다. 이것도 시골 인심이죠. 어릴 때는 생일 등 특별한 날에만 먹던 짜장면이었는데요, 그때 먹던 그 맛이었습니다.

광릉 오일장은 규모는 작지만, 시골 장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보니 물건도 저렴하고 옛날 장터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푸근한 시골 인심과 정을 느끼고 싶다면 광릉 오일장을 한 번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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