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웅의 '1박2일' 효과는 솔직히 예상보다 컸다. 배우로서 예능에 첫 선을 보인 것 치고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괜찮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제작진이 너무 고무됐나? 연일 엄태웅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 '1박2일'은 엄태웅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 강호동, 이승기도 있고, 김종민도 있다. 엄태웅을 비롯해 여섯명의 맴버가 고르게 활약하기 때문에 '1박2일'이 인기가 있는 것이다. 엄태웅은 새 맴버기 때문에 호기심 차원에서 언플을 안해도 관심받게 마련이다. 그에 대한 지나친 배려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시크릿가든'에서 나온 '현빈앓이'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그런데 고작 1회 '1박2일'에 출연한 엄태웅에게 '태웅앓이'라는 칭호까지 붙여주니 좀 과하다는 느낌이다. 그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보여준 활약만 놓고 볼 때 '~앓이'라는 말까지 쓸 정도로 대단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예능 초보 엄태웅은 지금 한창 눈치보는 중이다. 무엇을 어떻게 할 지 아직 감이 잡히지 않아 어리버리한 상태다. 강호동과 이승기 등 기존 맴버들이 엄태웅이 빨리 적응하도록 도와주고, 편집도 엄태웅 위주로 하고 있다. 아무리 예능감이 없어도 카메라 포커스가 한 맴버에게 집중되면 시선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일부 언론에서 엄태웅의 첫 출연을 두고 '난리가 났다!'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정말 난리가 났을까? 지난 방송분을 다시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다. 엄태웅은 그에게 맡겨진 복불복 미션(묵찌빠, 낙오 등)을 예능이 아니라 다큐처럼 수행해냈다. 배우기 때문에 대본에 따라 드마라 촬영하듯이 찍었다. 기상미션 깃발뽑기에서 3개를 먼저 뽑았지만 결국 다 빼앗기고, 아침밥을 먹지 못한다고 혼자 방안에 있는 모습은 아직 그가 '1박2일식 예능'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타난 그의 순박하고 순둥이같은 인간적 매력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는 기존 맴버들이 복불복 때마다 치고 빠지는 술수와 잔꾀를 부려왔기 때문에 이들과는 다른 엄태웅의 순박함이 일시적인 효과를 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순둥이 기질이 앞으로 '1박2일'에서 계속 먹힐까? 솔직히 장담할 수 없다. 버라이어티는 여러 맴버들이 벌이는 재미 따먹기라고 할 수 있다. 치열한 생존 경쟁이다. 같이 1박2일간 생활해도 재미가 없으면 편집당한다. '청춘불패'에서 효민이 오죽 재미없으면 통편집 당했을까? VJ 한 명이 엄태웅을 팔로우하면서 촬영해도 다큐같으면 편집될 수 밖에 없다. 예능은 재미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는 기존 맴버들이 언제까지 엄태웅을 위해 들러리(?)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종민도 공익근무를 마치고 복귀할 때는 요란했다. 제작진이나 맴버들이 김종민 한 사람을 위한 특집 아닌 특집으로 꾸몄기 때문이다. 복귀 첫 방송은 괜찮았지만 그 이후로 김종민은 '병풍'으로 비난의 대상이 됐다. 카메라가 그에게 집중되지 않고, 맴버들간 치열한 재미 싸움에 김종민이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엄태웅도 마찬가지다. 첫 방송은 호기심 차원에서 봐주었지만 두번째부터는 다르다.  맴버들간 경쟁에서 때로는 혼자 치고 나올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엄태웅의 순둥이 기질로 볼 때 당분간 이런 걸 기대하긴 어렵다. 나영석PD가 엄태웅을 삼고초려로 영입할 때 '앞으로 잘 봐주겠다'고 했다는데, 언제까지나 엄태웅만 편애할 수 없다. 만약 엄태웅만 편애한다면 기존 맴버들이 들러리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들러리는 첫 방송으로 족할 뿐, 이제 엄태웅은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생력을 길러야 한다.


툭 까놓고 얘기해서 엄태웅은 예능 초보 아닌가? 이제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그런데 엄태웅 때문에 '1박2일'이 '일밤'의 추격권을 따돌리고, 유재석의 '런닝맨'도 누를 정도로 놀라운 예능감을 보였다는 것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말인지 모르겠다. 이런 언플은 '1박2일' 홍보에 도움은 될 지 언정 엄태웅에겐 부담이 되고 독이 될 수 있다. 기대치를 잔뜩 높여놓았는데, 막상 보이는 것은 수줍은 미소와 '무당'(이승기가 지어준 별명으로 예능감이 전혀 없는 백지상태라는 뜻) 캐릭터라면 실망할 수 밖에 없다. 엄태웅 자신도 시청자들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다보면 예상치 못한 눈총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엄태웅이 열심히 하는 건 인정할 만 하다. 핸드폰에 구구단표를 저장해놓고 외우는 등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은 가상하다. 예능이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라면 못할 사람이 없다. 예능은 타고난 끼와 재치가 있어야 한다. 그 끼와 재치가 부족한 엄태웅에게 '태웅앓이가 시작됐다', '1박2일의 천군만마', '일밤을 누른 기대주'라며 칭찬 일변도의 언플이 계속된다면 이는 엄태웅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1박2일'은 김C와 MC몽의 하차, 김종민의 '묵언수행' 등으로 위기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 위기 속에서 3년 3개월만에 새로운 맴버 엄태웅을 선택한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런데 제작진이 엄태웅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갖거나 언론에서 밑도 끝도 없는 '언플'을 계속한다면 엄태웅이 그 부담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 이는 아직 예능 날개도 피지 못한 엄태웅에게 하늘로 높이 날으라는 말과 같다.

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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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래도 엄태웅 화이팅이에요^^

    전 예능프로가 싫증나서 줄여가고 있었는데 그래도 엄태웅때문에 1박2일에 다시 관심을 두게 되었거든요.

  2. 역시 고수(?)는 실력으로 말하는법. 과도한 언플은 좀 그렇죠? ㅎㅎ
    잘보고갑니다. 벌써 금요일이네요. 행복한 주말되세요^^

  3. ㅎㅎㅎ 처음이라 사람들이 신선하고 그래서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앞으로 지켜봐야죠. 언론도 언론인데 스스로가 잘 헤쳐나가야 할듯합니다.
    행복한 금요일입니다.

  4. 동감입니다..이제 한번 방송했는데 벌써 태웅앓이니 하는 언플은 지나치더군요...열심히하고 순박한 모습이 인간적으론 좋은 사람이라 생각이 들었지만 예능은 어디까지나 재치가 있어야지요..언제까지 맴버들이 희생해가며 엄태웅 위주의 방송만 할수 있는것도 아니고..앞으로 좀더 나아지긴 하겠지만 전 솔직히 좀 걱정되던걸요...엄태웅은 기본 이미지가 김종민보다 더 좋아서 덜까일수도 있지만 시청자들은 냉정하거든요..지금 처럼 계속 한다면 절대 좋은 소리 못듣죠 ㅠ

  5. 아직 처음이니까요.
    엄태웅씨가 과연 어떻게 될지는 아직 첫 여행밖에 나오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첫 스타트는 재미있게 된 것 같더라구요.
    엄태웅씨가 열심히 노력한다면 잘 풀리겠지...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6. 지나보면 알수있겠죠. 그래도 첫 신고식은 잘 치른듯 합니다.
    다만 어떠한 예능감을 가지고 앞으로 나올지는 두고봐야할 듯합니다.
    한동안 배운다는 자세로 해야할듯....
    말씀대로 다음방송부터는 엄태웅 위주의 방송이 되긴 힘들테니까요..
    그안에서 잘 살아남길 기대합니다.

  7. 지나쳐 2011.03.18 13:2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그동안 내게 엄태웅은
    선덕에서 쩌리된 김유신일뿐이였고
    관심도 없는 배우였는데
    1박2일 나오고 처음에는 생각외로 괜찮네 하다가
    과해진 언플때문인지 인터넷만켜면
    엄태웅 기사가 도배되는걸 보니..
    벌써 질리는것 같아서 좀 적당히 햇으면 해요
    저렇게 띄우다가 김종민꼴 안나리란법 없으니까
    언플도 지나치면 독이되는게 당연합니다..자중해주세요

  8. 언론플레이도 좋지만 나중에 강호동이 막대할까 걱정이됨..김씨랑 이수근 첨 나왔을때 생각나네..어색하기 그지없고..주눅들어 눈치만 보고.. 그런거에 비하면 엄태웅은 잘하고있는듯.. 주위에서 가만히만 있슴 좋을듯..괜히 잘하고 있는사람 언론플레이로 속앓이하게 만들진 맙시다들..

  9. 맞는 말씀이시네요...엄태웅 들어오기 전에 몇주 모든 멤버 제작진이 김종민에 포커스를 맞추고 이것저것 미션을 해주었죠...그러면서 김종민이 1박을 이끌어 가는것 처럼 기사도 나고 강호동이 김대세니 뭐니 띄워 주었는데 현실은 강호동이나 다른 멤버가 말 안걸어주면 뒤에서 옆사람 말하는거 따라 말하고 웃고있는게 현실이듯 엄태웅도 말 안걸어주면 병풍 모드 돌입할 가능성이 농후하죠..그런데 제가 봐서는 엄태웅은 병풍이라도 김종민과는 좀 다를걸로 보이네요, 상당히 열심히 임할거 같다는 인상이 있어요,누구처럼 눈치보면서 열심히 하는척이 아닌 정말 열심히 할거 같은 인상입니다.
    문제는 김종민인데 상당히 힘들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엄태웅이 연착륙 하면 김종민은 정말 하차 압박을 또 받을수 있기 때문이죠...아무나 데려다 놔도 쟤보다는 잘하겠다 라는 인식이 지금도 많은데 엄태웅까지 무난히 적응하면 정말 힘들어 질거같네요..시청자들에게 빚을져서 갚기전에 자진하차는 안한다는 말도 않되는 이유 만으로 버티기는 쉽지 않을거라 보입니다.

  10. 지나가다 2011.03.18 15:2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진정한 언플은 나는 가수다임

    맨날 스포운운하면서 실질적으로도 언플 쩔더군요.

  11. 제가 생각해도 다들 너무 오버하는 거 같더군요.
    좋은지적 입니다.

  12. 저도 현재로서 태웅앓이는 오바라고 생각은 합니다
    따지고 보면 첫방에서 엄태웅이 예능적으로 잘한건 없지요 ㅋㅋ
    멤버들이 잘 보필을 해주었지요
    어디 글에서 김종민이 미션도중 시기념비앞에서 시를 읽었다면
    미션도중에 뭔 딴짓이냐고 비난받고
    복불복인 깃발을 혼자 다 뽑아오는 뻘짓했으면 욕을 바가지로 먹고
    아침식사 복불복 실패했는데 은지원이 준 빵을 먹는다면 (실패한 아침미션인데 미역국 먹어서 ,,,,)
    김종민이라면 돌던질 행동들을 엄태웅이라 좋게좋게 보는것도
    김종민 팔자고 엄태웅 복이라는 글을 봤는데요 ㅋ
    무튼 좋은 반응들과 환영분위기는 엄태웅의 복은 복같네요

    근데 저는 무당이라 오히려 어떤 그림을 그려도 되는 즉
    엄태웅만의 예능색깔을 내기가 더 폭이 확 커진게 아닌가 생각드네요
    설마 점점 잘하겠지요
    이미 1박 공식 병풍이 있는데 ㅋ 또 병풍추가될 가능성은 제발 없길 바래야죠
    일단 엄태웅 100점 합격점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