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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무한도전, 정형돈의 초심잃은 패륜 행동

by 카푸리 2011.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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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무한도전'의 동계올림픽 특집은 IOC 평창 실사단 방문을 앞두고 시기도 적절했고, 국민적 관심과 맴버들간의 끈끈한 정과 의리를 다지는 등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이번주 '오호츠크해' 특집편은 전체적으로 좀 쉬어가는 느낌이었다. 삿포로에서 홋카이도 횡단 열차를 타고 가던 중 열차 안에서 고추냉이가 든 초밥을 가지고 복불복을 했는데, 이는 '1박2일'의 복불복을 보는 듯 했다. 그러나 정준하가 고추냉이가 들어간 초밥을 3연타로 먹는 등 깨알같은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맴버들은 쇄빙선을 타고 돌고래를 보기위해 오호츠크해 연안을 따라갔지만, 돌고래는 보이지 않았다.

얼음호수에 도착한 후 음식팀(유재석,  정준하, 정형돈, 하하)과 텐트팀(박명수, 노홍철, 길)으로 나뉘어 경쟁을 하다가 음식팀에게 주어진 라면과 부대찌게를 텐트팀과 훈훈하게 나눠먹는 모습은 여느때 '무한도전'과 다를 게 없었다. 그런데 숙소로 돌아간 후 외모순위 투표를 한 게 큰 논란을 빚고 말았다. 맴버들은 서로의 외모 순위를 가리겠다며 즉석 투표를 했다. 서로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로 했지만 실제는 맴버들 각자 주관을 가지고 투표했다. 투표결과 하하가 40점으로 1위를 차지하고 박명수가 꼴찌다.


2위 노홍철까지는 그렇다치고 3위는 예상치 못하게 길이었다. 남은 유재석, 정형돈, 정준하는 4, 5, 6위로 바닥권이다. 하위권이라도 화성인(?) 박명수를 빼고 누가 꼴찌를 차지할 것이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준하가 먼저 5위로 발표된 후, 유재석은 자신이 4위라고 확신을 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김태호PD는 정형돈이 24점으로 6위를 했고, 유재석은 4위가 아니고 공동3위라고 발표했다. 정형돈은 '이럴 수가 없다'며 믿지 않는 표정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유재석에게 외모에 밀렸다는게 말이 되냐는 표정이다. 그런데 김태호PD로부터 점수표를 받은 유재석과 정형돈의 표정이 엇갈렸다. 순위가 바뀐 것이다. 김태호PD가 재미를 위해 일부러 거짓말을 한 것이다. 졸지에 유재석이 외모순위 꼴찌가 된 것이다.

이때부터 정형돈의 말과 행동은 오만방자한 것처럼 보였다. 외모순위 투표를 할 때 4, 5, 6위 중 꼴찌를 한 사람은 이마를 맞기로 했는데, 4위(공동 3위)를 한 정형돈이 유재석 이마를 때릴 때는 다소 눈쌀을 찌뿌리게 했다. 장난이고 웃자고 한 일이지만 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사심이 가득찬 표정으로 유재석을 진지하게 때리는 것을 보고 일부 시청자들은 '패륜'이라고 했다. 한 번 때리면 그만인데, '재미없게 때렸다'며 또 한 번 유재석의 이마를 세차게 때렸기 때문이다. 아무리 예능이라지만 재미를 가장해서 감정을 가지고 이미를 그렇게 후려치는 게 말이되냐는 것이다.


솔직히 무한도전은 유재석, 박명수가 주력이다. 즉, 나머지 맴버들은 누가 되든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본다. 레슬링 특집 이후 '미친 존재감'으로 인기를 끌던 정형돈은 김태호PD가 띄워주지 않았다면 존재감이나 예능감은 별로였을 것이다. 그래서 자타공인 1인자 유재석이고, 다른 맴버들도 유재석과 함께했기에 지금의 인기를 얻은 것이다. 조금 인기가 있다고, 조금 컸다고 이제 유재석을 넘어설 만큼 자신감을 얻었는지 모르지만, 정형돈이 유재석의 이마를 때릴 때는 예전의 정형돈이 아니었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정준하는 유재석이 이마를 맞을 때 '우리랑 공항가서 한국말 하지마!', '가관이다'라고 했고, 노홍철은 '(다른 민족으로) 오해해!'라고 하며, 굴욕감을 주었다.

'1박2일'의 강호동 하면 맴버들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카리스마를 먼저 떠올린다. 그 카리스마 뒤에 맴버들을 발로 차는 등 폭력성이 종종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한다. 천하의 이승기를 포함해 모든 맴버가 강호동에게 예의없이 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속된 말로 이수근 등 모든 맴버가 강호동에게 설설 긴다. 만일 정형돈이 강호동 이마를 때렸더라면 그렇게 사심을 가지고 두 번씩이나 세게 때릴 수 있을까?


정형돈이 '패륜'으로 몰린 것은 유재석 이마를 세차게 때린 것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말과 행동이 전과는 다르게 오만하고 건방져 보인다는 것이다. 외모를 두고 서로 티격태격하던 중에 정준하에게 '못생겼으면 비켜...'라고 했는데, 그 표정이 '네가 뭘 그리 잘났다고 자랑질이야!'로 보였다. 개인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분명 달라졌다. 그가 무한도전에 막 들어왔을 때는 '착하다', '우직하다'로 인정받았는데, '미친 존재감'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이후 언행이 달라졌다. 사실 '무한도전'과 유재석 때문에 지금의 인기를 거머쥔 것이나 다름없는데, 정형돈에겐 개구리 올챙이 시절 얘기인가 보다. '잘 나갈 때 더 조심해야 한다'는 말, 즉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데 정형돈은 초심 괘도를 이탈한 것 같다.

예능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정형돈은 자신이 외모순위 꼴찌라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나중에 자신이 3위고, 유재석이 꼴찌라는 것을 알고부터 말투와 행동이 달라졌다. 정형돈이 유재석이 이마를 매몰차게 때리는 패륜을 보고, 재미보다는 오히려 눈쌀이 찌뿌린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맞는 유재석은 어떻겠는가? 방송이라 웃는 얼굴이었지만 속마음은 그리 유쾌하진 않았을 것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맴버들간 서로 친하기 때문에 뭐가 그리 문제겠냐, '예능을 다큐로 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친할 수록 예의를 더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친하다고 함부로 대하면 '패륜아'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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