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배우 권상우에 대한 호불호는 없다. 그러나 그가 음주 뺑소니 사건을 일으켰을 때 적잖이 실망했고, '대물'에 캐스팅됐다는 뉴스에 다른 사람들처럼 하차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대물'에서 보여준 권상우 연기력을 보고 그에 대한 비호감이 사라졌다. 어차피 배우란 연기를 통해 대중들에게 승부해야 하는데, 권상우는 '대물'에서 말 그대로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첫 방송 후 고현정에 대한 찬사가 끊이질 않았는데, 사실 권상우의 연기력도 고현정 못지 않았다. 음주 뺑소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마음 고생도 많이 했을텐데, 연기력으로 비호감을 날려버리고 있다.

'대물'에서 권상우가 맡은 배역은 꼴통 검사 하도야다. 왜 '꼴통'이라고 하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부정을 눈감아주며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다. 물론 고등학교때 아버지(임현식)가 지역 국회의원 김태봉에게 짓밝히는 모습을 보고 속된 말로 꼭지가 팍 돌았다. 그래서 눈 부라리고 사법시험 공부를 해서 시골 개천에서 용 난 것이다. 하도야가 검사가 된 것은 국회의원을 잡기 위해서다. 아버지를 비참하게 만든 비리 국회의원 김태봉을 잡기 위해 검사가 됐는데, 드디어 그 복수의 기회가 온 것이다.


호스트빠에 출입하는 국회의원 부인들을 봐주라는 윗선의 지시를 무시하고 '징역 1년'을 구형한 하도야는 이른바 '괘씸죄'에 걸려 지방(남송지청)으로 좌천된다. 그런데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고향 쪽으로 내려간 하도야는 김태봉의원을 특가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게 된다. 김태봉은 검사가 돼 돌아온 하도야에게 급친절 모드를 보이지만 하도야는 이미 칼을 갈고 있다. 그리고 썩은내가 진동하는 김태봉의원의 사돈의 8촌까지 계좌를 밤새 추적해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다. 하도야가 근무하는 남송지청장이 김태봉의 의원직 유지선에서 사건을 처리하라고 했지만 하도야는 김태봉을 전격 구속해 버린다. 원리원칙대로 검찰의 양심을 대변하는 하도야의 모습을 보면 참 통쾌한 생각이 든다.

권상우는 검사로서 차가운 모습만 보이는게 아니다. 극중 서혜림(고현정)과 인연이 돼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등학교때 버스에서 서혜림이 성추행 당하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후 시작된 인연은 끊길 듯 끊길 듯 하면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혜림은 라디오방송에서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얘기하다가 해고 당한 후 고향에 내려와 있다. 그런데 검찰에서 소환장이 발부됐다. 라디오방송 때문에 업무방해죄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것이다. 그 조사를 맡게된 검사가 하도야다. 하도야는 서혜림이 남편을 잃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잘 알고 있다. 혜림을 조사하는 하도야의 마음이 아프다. 혜림은 남편을 잃고 어디 하소연할데가 없었는데, 하도야에게 조사를 받으면서 속이 후련하도록 싫컷 울었다.


혜림이 이렇게 눈물을 보인 것은 하도야에게 마음을 연 것이다. 혜림은 남편을 잃고 누군가에게 싫컷 기대 울고 싶었는데, 하도야에게 그런 마음이 든 것이다. 혜림은 '어떤 이별도 아름다운 건 없다'는 하도야의 말에 힘이 되고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다고 했다. 혜림의 눈물에 하도야 역시 눈물이 그렁 그렁하다. 두 사람의 눈물에 콧날이 시큰했다. 하도야는 혜림의 업무방해죄에 대해 사회봉사 명령 120시간을 구형했다. 하도야가 아니었다면 혜림은 실형을 선고 받고 더 억울한 상황으로 몰렸을지 모른다.

'대물'은 정치드라마 성격을 띠기 때문에 다소 무겁고 딱딱하기 쉽다. 그런데 이런 딱딱함을 권상우가 코믹하게 잘 풀어간다. 고향에 내려가자 마자 고등학교때 모욕감을 주었던 동창 김철규(신승환)을 만나 '한 판 뜨자'고 하는가 하면 교통사고를 낸 장세진(이수경)과 티격태격 하며 웃음 코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검사로서 날카롭고 차가운 이미지가 있는가 하면 180도 다른 촐싹거림도 있다. 그런가 하면 버스신에 이어 열차에서도 고현정과 함께 보인 성추행범 검거 장면도 큰 재미와 웃음을 주었다. 무엇보다 서혜림에게 보내는 인간적인 연민과 따뜻한 눈빛 연기는 권상우 연기의 재발견이 아닐 수 없다.


권상우 연기는 웅얼거리는 대사 등 연기력에 대한 논란도 많았는데, 이번 '대물'에서는 마음 단단히 먹은 것 같다. 제작발표회에서 권상우는 '음주 뺑소니로 인한 물의를 연기로 보답하겠다'고 했는데, 그 말대로 하도야 캐릭터를 너무 잘 그려내고 있다. 첫 방송후 뺑소니 권상우를 하차시키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2부가 끝난 후에는 권상우 연기력에 대한 칭찬도 많다. 비호감을 날린 미친 연기력 때문이다.

고현정과 권상우의 능청스런 연기 호흡도 아주 잘 맞는다. 죽이 잘 맞는다고 해야 하나? 처음 버스에서 만날 때부터 시작된 권상우와 고현정의 코믹한 연기는 어제 화장실신에서 빵 터졌다. 라디오방송문제로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남송지청 화장실 청소를 하던 혜림은 하도야가 들어온 것도 모르고 화장실 안에서 호탕하게 웃고 있다. 하도야가 깜짝 놀라고 보니 서혜림이다. 그런데 혜림은 하도야가 소변을 보는 곳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엉거주춤한 상태인 하도야에게 혜림은 '김태봉이 구속 멋졌어! 나이스!'하면서 하도야의 어깨를 툭 쳤다. 이런 장면때문에 '대물'이 인기를 끄는 것이 아닐까?


'대물'이 동시간대 '도망자'를 누르고 시청률 1위를 차지하리라는 것은 방송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다. 이는 고현정이라는 걸출한 배우때문이기도 하지만 '먹티비' 오명을 뒤집어 쓴 비가 시청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물론 권상우도 음주 뺑소니로 구설수에 올랐지만 비와는 달리 연기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권상우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연기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약속대로 물오른 연기력이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고현정과 함께 '대물'의 시청률을 이끄는데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을 것 같다.

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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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감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권상우씨에 대한 별다른 생각은 없었지만
    그 사고 이후론 약간 뭐랄까. 거부감같은게 있었는데
    이번 [대물]에서의 연기로 인해
    호감으로 급진전되었거든요. ^^

  2. 저는 발음만 좀 어떻게 했으면 더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기도 좀 오버스러운 듯하고 어색한 거 같기도 하네여~(개인적 생각입니당)
    대물을 권상우씨 때문에 볼까 고민했었는데 고현정씨 때문에 보게되네요~
    드라마 제 취향도 맞고 재미있는데 권상우씨가 좀 아쉽습니다. 편견인가요...ㅋㅋ
    늘 카푸리님 잘 읽고 있는데 첨으로 리플을 남깁니다~
    늘 좋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3. 대물 보고 싶은데 권상우 때문에 안 보고 싶어요
    권상우의 연기가 뭐가 좋다는 건지...
    혀 짧은 소리 때문에 분위기를 코믹하게 풀어 가는게 아닐까요...
    대물 만화로나 만나봐야 할듯 합니다....
    아쉬운 1인...

  4. 미친 연기력은 아니지만...
    그가 왜 캐스팅 1순위인지... 딱 권상우를 위한 캐릭터처럼.. 자연스럽고..
    물만난 물고기마냥..편하게 연기하는 것같아..몰입이 잘되었어요
    물론 여전히 혀짧은 소리는 곳곳에서 보이지만
    그또한 하도야의 일부분같은....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작품이 별로면.. 주목받지 못할텐데.
    거기다 대물은 초반이지만.. 대작을 예고하고 있고
    작품또한 좋아. 권상우씨가 이번 작품을 통해.. 그동안 비호감이었던
    이미지를 많이 회복할듯 싶네요
    권상우는 여전히 싫지만 하도야는 좋다는 반응이 나올수도..

  5. 동감입니다.
    개인적으로.. 권상우에게 별 관심없고.
    그 뺑소니 사건 이후 드라마 나온다기에..
    좀더 자중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1인 입니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솔직히.. 연기는 괜찮네 라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정말 많이 늘었어요. 예전만큼..발음이 많이 새지도 않고.
    어떻게 고쳤지..라는 생각만 계속 들 만큼ㅋㅋㅋ
    드라마 몰입을 방해하지도 않아요. 기대하지 않았지만 여튼 그 이상입니다.
    물론..저 역시.. 고현정씨의..미친연기력때문에 보지만.
    권상우.. 못지 않네요~
    그런 사건만 없었어도..이번에 꽤나 인정 받았을텐데. 안타까워요.ㅎㅎ

  6. 연기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뺑소니사고를 일으킨 범죄자인데 ㅡㅡ; 권상우가 아니라 일반인이었다면 똑같은 사건에서 징역까지 각오해야했습니다.(매니저에게 죄를 덮어씌우려고도 했었죠)

    범죄자던 뭐던 연기만 잘하면 칭찬하시나보군요.

  7. 미친 연기력?그역할이 얼마나 좋은역인데요?권700 데부한지가 언젠데 연기가 미친연기라는거죠?
    저도 화나지만 대물 봤어요..권700땜에 보기싫어도 간사한 사람인지라..힘없고 돈없는 소시민이 이런 사고를 내면 어떤지 아시죠?권700이 살인을 하고도 킬러 연기 잘하면 이런말 하실껀가요?김지수는 안타깝습니다..한지만 권700이 자수하고 시인했으면 차라리 대물보면서 화나진 않겠어요..혀짧은 걸레 같은 새끼

  8. 뺑소니 범죄자에 CF까지 다 끊겼으니 드라마라도 성공해야겠죠.
    하지만 미친 연기력은 아닙니다.
    발연기에서 좀 나아졌다 뿐이죠.
    권상우가 미친 연기력이면 정말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은 뭡니까?!
    그리고 연예인들이 보통 사람이면 징역형 받을 중죄를 지고도 가벼운 벌금형에 뻔뻔하게 TV에 나와 수천에서 수억씩 받아 챙기는 건 손톱의 떼만큼만 좋은 모습 보여주면 연예인에게 관대해지는 블로거님과 위에 댓글로 칭찬하신 분들같은 사람들 때문이라는 걸 아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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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간만에 드라마 다운 드라마가 나온 것 같습니다. ㅎㅎ
    하도야 역할은 권상우에 딱 어울리는 역할인듯 하구요..
    제 삶의 새로운 자극을 주더군요.. 이 캐릭터가!
    아울러 고현정의 연기대상 2연패는 유력해 보이는군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11. 하도야가 권상우아니면 안될...고현정 하 나 로는 무리지 싶군요.
    권상우덕분에 수출하는 드라만데 교통사고에서 검사와 엮이는 그여자의 패션코디 그거 일본에선 안먹히는 스타일이라 몰입안되는데ㅋ...

  12. 사♀랑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평생 건강정보 : 내 병은 내가 고친다.>

  13. 글쎄요 2010.10.08 23:1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저도 고현정씨를 워낙 좋아해서 대물을 보고 있긴 합니다만..
    권상우는 미친 연기력 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히 발음도 그렇고
    예전보다는 연기력이 훨씬 나아졌더군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호감은 아닙니다. 극 중 맡은 역할때문인지
    뻔뻔하다는 생각만 더 들더군요. 연기력과는 별개로요.
    그리고 위에 댓글 다신 분 말씀처럼 일반인이었으면 징역살이 했을 것을
    가벼운 처분만 받고 다시 이미지 괜찮은 역 하나 맡아서 그럭저럭 소화해내면
    언제 실망했냐 싶을 정도로 오 멋있네 연기도 괜찮고, 다시 호감!
    이라고 하는 분들을 보면 연예인들이 왜 범죄를 저질러도
    태연하게 다시 TV에 나올 수 있는지가 너무 확실하게 이해가 됩니다.

  14. 지극히 일상적인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쑥쓰러워하면 카메라에 지는거고 오버하게 되면 그것보다 손발이 오그라드는게 없는

    데,

    고현정씨와 주고 받는 일명 '톡톡튀는 연기'는 정말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현정씨의 노련하고 매력적인 연기와 더불어,둘 사이의 갭은 전혀 없었습니다.

    곧, 두분 다 프로패셔널이라고 봐야겠죠.

    다만 얼마 전 사건이 제작발표회에 앞서 가겨운 사과로 흐지부지(?)마무리 하려고

    한 것이 국민정서에 부합되지 못했다는 것에 동감하지만...

    실력은 실력으로 봐줘야 되지 않을까요.

  15. 여전한 혀짧은 발음 수준낮은 연기...깨방정 연기는 그런대로지만 진지한 연기는 못하고 얼굴마저 이젠 늙었던데요...자꾸 나쁜 사생활생각나고...한마디로 지적인데라고는 없는 머리 나쁜 이미지로 검사라...참 권상우연기를 이렇게 보는 사람이 있다는게 놀랍군요...

  16. 삼돌이 2010.10.10 11:5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음주 뺑소니로 인한 물의를 연기로 보답하겠다'
    ... 이 무슨 헛소리인지? 자기가 죄를 지었으면
    죄값을 치르면 되는건데, 인정은 못하겠고,
    그러자니 시끄러우니까 말 몇마디로 무마해보겠다는거
    아닙니까?

    연기자가 연기를 잘 하는건
    회사원이 자기 일처리 잘하는것과 같은거죠.
    타인에게 도움되려고 저러겠습니까?
    결국은 자기 돈벌려고 하는짓 아니겠어요?

    물론 직업의 특성상 좋은 배역을 연기하면
    보는이로서는 그의 진면목을 착각할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의식적으로 그의 범죄/비도덕 사실을
    덮어주려는 글을 쓰다니 글쓴분의 사고방식도 의심되네요.
    감성은 풍부하지만 이성은 마비되었나요?

    오랜만에 생각나서 들러서 처음 읽은글이 이러니
    참으로 씁쓸하네요

    더불어 댓글중에도 똥과 된장도 구분 못하시는 분들
    있는데, 여러분 같은 분들이 엠씨몽같은 범죄자를 만들어
    내는겁니다. 그점만 염두에 두고 글을 쓰세요.

  17. 확실히 재밌드라구여, 시청률 계속 올라가겟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