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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4억 명품녀, 도를 넘은 조작 방송이다

by 카푸리 2010.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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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것중의 하나가 방송의 '설정'이다. 하다못해 뉴스에 나오는 화면도 설정화면이다. 예를 들어 여름철 전기소비량이 늘었다는 자료 화면을 찍으려면 미리 기자의 친구나 친지집에 연락해 필요한 화면을 연출해서 찍는다. 뉴스가 이럴 진대 예능 방송은 오죽하겠는가? 사실 '1박2일', '무한도전' 등에서 말하는 '리얼(real)'을 그대로 믿고 보는 시청자들은 거의 없다. 이미 '패떴'의 대본 조작이나 참돔 조작 논란을 통해 선행학습도 했고, 요즘 예능 프로는 설정 티가 너무 나기 때문이다.

4억 명품녀 김경아씨가 캐이블 방송에서 몸에 걸친 것만 '4억'이라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을 보고 '설정'이란 생각을 했다. 방송이 나간 후 네티즌들의 비난과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나오자, 김경아씨가 두 손을 들었다. 예상대로 '대본대로 읽은 것이고, 10배쯤 부풀려 한 것'이라는 것이다.


캐이블방송에서 시청률만을 의식한 이런 막장 설정이 어디 한 두번인가? 캐이블에 출연하려면 특이하지 않으면 안된다. '명품녀'란 주제라면 일반인들이 하나 둘 갖고 있는 명품가지고는 출연이 어렵다. 명품도 명품이거니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일반인이 본다면 '아니 어떻게 저럴수가!'라는 정도가 돼야 캐이블에 출연할 수가 있다. 그런데 어디 이런 사람이 있겠나? 우리 나라 전체를 이 잡듯이 뒤진다면 모르지만, 명품녀라면 돈깨나 있는 사람들인데 이런 사람들은 방송 출연을 극히 꺼린다.

그렇다면 비슷한 사람이라도 찾아야 하는데... 그렇게 해서 섭외된 사람이 김경아씨다. 일단 4천만원짜리 키티 목걸이 등 기본적인 명품을 갖고 있지만 시청자들에게 센세이션한 반응을 일으키기에 뭔가 부족하다. 그래서 작가가 2억짜리로 부풀리자고 했고, 김경아씨가 걱정하자, '우리가 더 커버해 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어디 명품만 조작했나? 결혼도 하지 않은 처녀를 유부녀로 둔갑시키고 일본에서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데 무직으로 했다. 방송에 나왔던 3억원짜리 벤틀리 자동차는 김경아씨 소유가 아니고 잠깐 빌린 것인데, 작가들이 선물받은 것이라고 거짓말 하라고 했다고 한다.


국세청 세무 조사가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 김경아씨 말대로 이 정도로 방송사가 '설정' 아니 조작을 했다면 이건 대국민 사기 방송, 아니 도를 넘은 조작방송이다. 김경아씨 인터뷰 내용에 엠넷 제작진은 김경아씨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기초적인 수준의 대본은 있었다고 하는데, 김씨의 발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한 대본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 입고 있는 옷이 4억이라는 말도 김경아씨가 먼저 한 것이라고 한다.

김경아씨와 엠넷이 '조작 방송'을 두고 또 다른 진실게임을 하고 있다. 요즘 방송사들이나 연예인들은 무슨 문제가 생기면 일단 '부인'부터 한다. 그러다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면 그때서야 개미만한 목소리로 '죄송하다'고 한다. '4억 명품녀' 후폭풍은 김경아씨나 엠넷 모두 누가 잘했고, 잘못했고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도 안좋은데 '명품녀'를 소재로 다룬 방송사나, 명품녀 김경아씨 모두 잘한 것은 없다. 일반 서민들이 '3억 자동차', '2억 목걸이'를 보고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은 무척 컸을 것이다. 방송의 역할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순기능을 해야 하는데, 엠넷은 오히려 역기능을 한 셈이다.


김경아씨가 걸치고 있는 명품이 4억이라고 먼저 얘기했다고 해도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방송사 책임이다. 4천만원짜리가 어떻게 2억으로 둔갑을 하는가! 방송윤리라는 말은 그냥 폼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방송이 나갔을 경우 어떤 후폭풍이 올 것인지 생각을 하지 못한다면 방송 제작진으로서 자격이 없다. 그래서 4억 명품녀는 시청률을 올리려고 일부러 논란거리를 만들었다는 비아냥을 듣는 것이다.

엠넷 해명대로 대본은 없었고,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김경아씨가 세무조사를 회피하려고 변명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세무조사는 해야한다. 김경아씨 역시 당당하게 세무조사를 받겠다고 하는데, 이번 기회에 국세청이 세무정의를 실현해주기 바란다. 4천만원짜리 목걸이도 보통 사람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가격이다. 김경아씨가 엠넷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인지, 작가들 조사를 통해 반드시 밝혀야 한다. 방송사가 재미를 위해 '설정'을 하기도 하지만, 4억 명품녀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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