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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동이, 민폐 캐릭터 개둬라와 장무열

by 카푸리 2010.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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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동이'가 14부 연장 후유증이 만만치 않네요. 50부작으로 깔끔하게 끝냈더라면 지금쯤 갈등 스토리가 절정에 다다르며 시청률 30%를 넘을 수도 있었는데, 결국 동시간대 '자이언트'에도 밀리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사실 14부 연장 방영한다고 했을 때 시청률 하락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자이언트에 밀린다고까지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어제 '자이언트'가 22.9%, '동이'가 21.3%로 차이는 근소하지만 연장방송 후유증에 시달리는 동이의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이' 연장방송으로 등장한 인물이 바로 개둬라와 장무열입니다. 두 인물 모두 검계 문제로 등장했지만 검계 스토리를 너무 질질 끌다보니 시청자들이 외면해버린 겁니다. 42부만 해도 개둬라가 장무열의 함정에 빠지는 모습은 검계수장 최효원이 오태석의 함정에 빠지는 모습과 똑같았습니다. 인물만 바뀌었을 뿐 드라마를 초기로 다시 돌려놓는 듯해 시청자들의 맥을 빠지게 했습니다. 동이가 어렵게 수신호의 비밀을 찾아내 장옥정과 남인들이 장익헌 영감을 죽이고 그 누명을 검계에 뒤집어 씌운 것을 알아냈는데, 개둬라가 어리석게 장무열에 함정에 빠짐으로써 '민폐 개둬라'가 됐습니다.


연장방송 때문에 등장시킨 개둬라는 극을 뒤로 후퇴시킬 뿐 아무런 반전을 주지 못했습니다. 동이와 차천수가 그렇게 말렸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양반을 죽이는 무모한 행각을 계속 할 수 있는지요? 더구나 최효원이 죽을 때 차세대 검계수장은 차천수로 알고 있는데, 개둬라가 수장이 돼 갑자기 나타난 것은 무리한 설정이라는 겁니다. 개둬라는 이름 그대로 '거기 그냥 뒀어야' 했습니다.

개둬라 때문에 동이는 궁녀 복장으로 또 대궐을 빠져 나갔습니다. 동이는 걸핏하면 궁궐을 내집 드나들듯이 빠져 나갑니다. 아직도 동이가 감찰궁녀인지 숙원인지 모르겠습니다. 42부 마지막 장면에서 부상당한 개둬라를 부축하고 있는데, 숙종이 나타나고 뒤이어 장무열이 나타났습니다. 동이는 임금의 여인이 돼 왕자까지 낳은 몸인데, 어릴적 친구라 해도 개둬라를 부축하고 있는 모습은 조선시대 상황과 맞지 않습니다. 죽어가는 친구를 위한 것이라 해도 기생 설희와 다른 사람이 있는데 왜 직접 개둬라는 끌어안고 부축해야 할까요? 개둬라 때문에 동이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숙종이 나타났는데도 동이는 '개둬라, 개둬라' 이름을 부르짖습니다. 이런 동이 모습을 보고 충격적인 표정으로 동이를 부르는 숙종, 이런 모습이 조선시대에 상상이나 할 수 있는 모습인가요?

장무열도 참 이상한 캐릭터입니다. 아직 제작진에서 정체를 밝히지 않은 것인지 몰라도 현재까지 전개된 것으로 볼  때 부친을 죽음으로 몰고간 사람들과 쉽게 손을 잡는 내용이 조선시대 윤리상 맞지 않습니다. 오태석을 죽인 후 장무열의 다음 수순이 장옥정을 향한 것이라면 대 반전일 겁니다. 서윤은 원래 강직한 성격과 냉철한 사리분별력 등으로 볼 때 현재까지 그의 행동은 석연치 않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런 낌새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부친의 죽음을 이용해 출세를 하려는 비열한 캐릭터로 보입니다. 만약 장무열의 깜짝 반전이 없다면 그는 사극 최고의 패륜아로 전락하고 말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서윤이 파고 있는 함정은 장옥정을 향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장옥정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오태석을 자기 발밑에 둔다고 했지만 진짜 목적은 장옥정도 남인도 아닐지 모릅니다. 다만 그들의 힘을 이용해 복수를 하려는 건지 모릅니다. 그런데 숙종을 대동하고 개둬라가 숨어있는 곳에 나타난 것은 임금을 검계일에 끌어들여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 될지 모릅니다. 숙종이 검계 수장을 봤으니 모든 사실을 직접 밝히게 될 겁니다. 겉으로는 동이를 멀리 하는 척하며 장희빈과 그 일당들을 안심시킨뒤 뒤로는 검계에 대한 모든 것을 파헤칠 것입니다. 물론 서용기와 차천수, 심운택의 맹활약하겠죠.


이제 동이가 검계수장의 딸이며, 성이 천가가 아니라 최가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앞으로 4~5회를 검계 스토리로 끌 것 같습니다. 아무리 잘된 드라마라 해도 연장은 항상 후유증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제 남은 회에서 숙빈 최씨와 그 아들 영조 스토리를 알차게 엮어야 본래의 기획의도를 살릴 수 있습니다. 장옥정 캐릭터를 지금까지 끌고 온 것도 참 이상합니다. 지금까지 장희빈이 주인공인지, 동이가 주인공인지 모를 정도로 전개돼왔습니다. 이제 장희빈과 검계일은 빨리 마무리해야 합니다.

여성폭행으로 하차한 오윤은 설정상 지금 귀양을 가 있습니다. 최철호가 하차하지 않았다면 개둬라와 장무열이 등장하지 않았을 겁니다. 제작진은 최철호가 하차할 때 그를 대신할 악인을 고민중이라고 했는데, 그 악인이 장무열인 듯 합니다. 현재까지 장무열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부친의 죽음도 이용하는 냉혈적 인물입니다. 어찌보면 최철호보다 더 나쁜 캐릭터입니다. 가뜩이나 더운데 장무열 하는 짓을 보고 있노라면 시청자들을 더 짜증나게 하는 민폐 캐릭터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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