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이' 40부는 두 가지 얘기가 나왔지요. 부활한 검계수장의 정체, 그리고 대사헌 장익헌 영감이 죽을 때 남긴 수신호 의미입니다. 동이가 그렇게 알고 싶어 하는 수신호 의미는 이번주 밝혀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다음주로 또 미뤄졌네요. 예상한 대로 새로운 검계수장(삿갓맨)은 동이의 어릴적 친구 개둬라였습니다. 남인의 악행이 드러날 수신호와 부활한 검계조직은 아무래도 장무열(최종환)과 관련이 있지 않나 싶어요. 장무열이 검계 조직을 재건시켜 서인들을 죽이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10여년 전 와해된 검계 조직을 개둬라가 재건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석연치 않습니다. 검계조직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동굴로 잠입한 차천수와 개둬라가 만났습니다. 차천수는 개둬라에게 왜 검계를 부활시켰는지 물었고, 개둬라는 수장어른 최효원과 아버지, 동이가 끔찍하게 죽는 모습을 보고 오랫동안 복수만을 꿈꿔 왔다고 했지요. 차천수도 모르게 검계 수장이 재건됐다는게 이상합니다. 개둬라는 기생 설희가 가짜 입양문서를 만들어 한양을 떠나려 할 때 동이는 궁궐로 들어왔고, 개둬라는 설희를 따라 평양으로 떠났습니다. 그 후 10여년 만에 개둬라가 검계 수장으로 나타난 것은 분명 복선이 있을 겁니다.


그 복선이 무엇일까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뜬금없이 등장한 장무열이 개둬라를 이용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즉 장무열이 검계를 이용해 서인들과 동이를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닐까요? 등록유초 문제로 장옥정이 폐위되고, 남인들 대부분이 삭탈관직됐기 때문에 남인은 권력을 되찾기 위해 또 뭔가 일을 꾸미고 있을 겁니다. 한 번 권력을 맞본 사람은 죽을 때까지 그 단맛을 잊지 못하거든요. 이것이 정치인가봅니다. 원래 남인의 우두머리는 대사헌 장익헌영감이었는데 의문의 살해를 당한 후 오태석이 실권을 장악했습니다. 장익헌의 죽음 뒤에는 오태석이 있었습니다. 장무열은 장옥정과 만나 이 사실을 알게된 후 오태석을 발 아래 두고 남인의 실세 노릇을 하겠다는 정치적 야욕이 가득한 인물이에요.

검계는 원래 양반을 죽이지 않지요. 그런데 부활한 검계는 활인서 제조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양반과 조정 대신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후궁 동이까지 죽이려고 한 것을 보면, 뭔가 이상하다 느꼈을 겁니다. 바로 장옥정과 새롭게 등장한 장무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장옥정과 장무열이 권력을 다시 잡는데 검계를 이용하려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장무열은 검계의 정체가 드러났지만 체포를 미루고 일단 지켜보자고 했지요. 이것은 동이를 제거한 후 그 죄를 다시 검계에 뒤집어 씌워 일거 양득의 효과를 보기 위한 장옥정-장무열의 고단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란 게 예나 지금이나 그렇듯이 남인간에도 서로 뜻이 따라 자기들까지 끊임없이 권력다툼이 벌어졌습니다. 남인끼리 서로 살인을 저지른 후 그 누명을 검계에 뒤집어 씌워 결국 수장 최효원이 죽었잖아요. 오태석은 당시 조정의 큰 걱정거리였던 검계를 소탕해 임금에게 인정을 받고 좌의정이 됐습니다. 검계를 이용해 출세를 한 셈이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장무열이 등장해 오태석이 했던 일을 똑같이 반복하려 하고 있습니다. 10여년 전에는 장익헌이 죽었지만 이번에는 동이를 죽이고, 동이를 죽인 죄를 물어 검계까지 소탕하려는 겁니다. 동이 친구 개둬라는 장무열의 술수에 넘어간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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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정이 어제 오태석과 남인들을 모두 모아놓고 뼈 있는 한 마디 했죠. 취선당이 어디인지 몰라 발걸음이 뜸했냐고요. 권력에서 내려온 장옥정을 남인들조차 경시하는데, 오태석은 좌불 안석입니다. 그러나 정치란 게 늘 그렇듯이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될 수 있죠. 장옥정은 '필요하다면 아비를 죽인자와도 손을 잡고, 제 등에 칼을 꽂은 자를 보고도 웃을 수 있는 것이 정치가 아니겠습니까?'라며 오태석에게 다시 권력을 잡는데 힘을 보태라고 했습니다. 이렇게되면 장옥정을 중심으로 오태석 등 남인들과 장무열이 한 패가 되어 잃어버린 권력을 찾는 장옥정-동이의 2라운드 싸움이 시작된 것입니다.

참, 장무열과 장옥정이 한 패가 되어 검계를 이용하고 있다는 근거를 말하지 않을 수 없죠. 어제 귀양간 장희재가 장옥정의 서찰을 받았습니다. 모든 재산을 다 내놓으라는 장옥정의 말에 장희재는 기꺼이 따르겠다고 했습니다. 재산은 권력을 다시 잡으면 언제든지 따른다면서요. 그리고 오태양 등 남인들 모두에게 재산 헌납 서찰이 전달됐을 겁니다. 이는 검계 운영을 위해 돈이 필요한데, 그 돈을 남인들에게 조달하는 겁니다. 앞서 장옥정이 오태석 등 남인들을 부른 이유가 바로 돈 때문이었을 겁니다.


사실 검계는 이미 여러번 다룬 얘기인데, 너무 우려 먹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철호가 하차하면서 장익헌영감의 아들 장무열의 등장도 좀 쌩뚱맞습니다. 장무열은 첫 등장 때는 장옥정편인지, 아니면 동이편인지 헷갈렸는데, 어제 40부를 보니 장옥정과 한편이 되어 정치적 야욕을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아주 강합니다. 나중에 반전이 있을지 몰라도 현재로선 완전한 장옥정 편입니다. 나중에 심운택과 조정에서 정치적 싸움도 볼만 할 겁니다. 동이는 50부작에서 14부를 연장했으니 좀 뜬금없는 얘기다 싶은 게 안 나올 수가 없어요. 그래서 드라마 연장은 잘해야 본전이고, 늘 무리수가 따르는 법이지요.

장무열의 등장도 연장 때문에 등장한 캐릭터 같은데, 아버지가 권력 때문에 죽었지만 그 권력 때문에 장옥정의 수하로 들어간 것이 조금 씁쓸합니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 오태석과 손을 잡으면서까지 권력을 잡는 것은 아닐 듯 한데, 제작진이 장무열을 비밀병기로 키워 나중에 극적인 반전을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장무열이 검계를 이용하려 하지만 동이가 개둬라와 만나면서 검계를 이용하려 한 계략은 일단 수포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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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부 엔딩 장면에서 동이를 죽이기 위해 검계가 들이닥쳤는데, 동이는 죽지 않았습니다. 낚시 장면이었는데, 어떻게 동이가 살아났을까요? 우선 숙종이 동이 처소에 들렀다가 경계를 철저히 하라고 일렀기 때문에 동이가 본 그림자가 내금위 군사들이고, 이 군사들이 검계 조직원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동이가 늘 가지고 다니는 검계 띠를 보여줘 자신이 최효원의 딸이라고 말하는 건데, 이는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아무리 자객들이 검계 띠를 두르고 있다 해도 동이가 일부러 검계 얘기를 꺼내진 않을 것입니다. 가짜 검계일 경우 동이 스스로 검계와 관련됐다고 얘기하는 것은 위험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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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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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임현철 2010.08.04 07:5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재밌는 유춥니다.
    검계의 복원이 좀 생뚱맞긴 합니다.

  2. 우와~정말 대단한 상상력입니다.
    글자 한 자 안빼고 정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