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버라이어티

위기의 1박2일, '패떴' 전철을 밟나?

by 카푸리 2010. 7. 28.
반응형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요즘 '1박2일'을 보면 '패떴'을 보는 듯 합니다. '패떴'도 지난해 한 때는 주말 예능의 절대 강자로 16주 연속 1위를 하면서 어느 프로그램도 따라잡을 수 없을만큼 인기가 있었지요. 그런데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었어요. 대본 논란에 이어 참돔조작 사건 이후 많은 시청자들이 '패떴'에 등을 돌렸고, 결국 유재석이 하차하고 '패떴'은 폐지됐습니다.

한번 잃은 '패떴'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는 다시 되돌려지지 않았습니다. '패떴'은 잘 나갈 때 더 잘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제작진은 16주 연속 1위를 할 때 '앞으로 2년간은 끄떡없다'고 자만했습니다. 그 자만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김원희를 주축으로 택연, 윤아, 조권 등 아이돌 스타들과 지상렬, 윤상현, 신봉선 등 신구의 조화로 '패떴'의 재건을 노렸건만 허무하게 또 폐지됐습니다. 이렇게 예능 프로의 앞 날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할만큼 매주 살얼음판입니다.


요즘 '1박2일'은 매주 터지는 구설수로 '구박2일'(구설수가 된 1박2일)이 된 느낌입니다. 파업 때문이라고 하지만 너무 성의가 없이 편집된 지난주 경북 의성편을 보고, 차라리 파업기간 동안 방송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요? 현재 나영석PD는 제작현장을 떠나 파업 현장에 있습니다. 그러나 KBS 경영진은 '1박2일'의 결방보다 대체인력이라도 방송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자충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한번 실수라면야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가겠지만 이건 시리즈로 계속 터지다 보니 골수 시청자들조차 '이제 1박2일 안본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수근의 위험천만한 트럭개그, 은지원의 흡연장면 모두 나영석PD가 있었다면 편집 과정에서 걸러질 수 있는 화면이었습니다. KBS가 나영석PD를 몰아내려 일부러 방송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무서운 소문마저 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소문을 아는 시청자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저 전보다 '1박2일 재미가 없어졌다'고 생각하며 민심 이반처럼 시청자들의 '1박2일'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문제는 맴버들에게도 있습니다. 이수근은 애드리브의 전설이라며 조금 치켜주었더니 요즘은 시도 때도 없이 애드리브를 남발하고 있습니다. 속담과 사자성어에서 애드리브에 욕심을 내다보니 맴버들이 모두 초등학생만도 못한 바보가 되었습니다. 강호동은 복불복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제작진에게 버럭질을 남발하고 있고, 김종민의 존재감은 여전이 꿔다놓은 보릿자루입니다. 여기에 MC몽은 병역기피 의혹때문인지 잔뜩 움추러들어 선뜻 나서질 못하고 있어요. 은지원은 결혼 후 YB팀에서 OB팀으로 옮겨간 후 캐릭터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겉돌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승기가 치고 나오며 제 몫을 다해주고 있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입니다. 잠자리 복불복에서 3시간 넘게 폭우 속에서 농구공을 던져 성공시키는 모습이 바로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승기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지요. 모든 맴버들이 같이 고생해야 하는데, 나PD가 빠져서 그런지 맴버들간의 끈끈한 화합정신도 와해된 느낌입니다. 힘들 때마다 '버라이어티 정신'을 외치며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아요. 혹서기캠프 슬로건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였는데, 모두 흩어진 모습을 보였으니 죽은 것 아닌가요?


매주 똑같은 모습으로 방송하는 것도 이젠 지겨울 때도 됐습니다. '1박2일'은 여행지 정보를 소개하며 그 과정에서 잔잔한 웃음을 주는 리얼 로드 버라이어티인데, 요즘은 로드가 없습니다. 오직 '복불복'만 있습니다. 지난주 혹한기캠프 2부는 지리한 복불복만 방송됐습니다. 오죽하면 프로그램 이름을 '1박2일'이 아니라 '복불복'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까요? 그 복불복 게임도 이수근의 말장난 개그와 맴버들의 도를 넘은 무식함이 그대로 드러나 시청자들에게 실망만 안겨주었지요. 파업때문에 나영석PD가 빠진 것 외에 맴버들 스스로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만약 김C가 있었더라면 이런 어려움을 슬기롭게 대처해가며 맴버들을 다독였을 텐데, 강호동은 김C처럼 맴버들을 다독일 리더십이 부족해요. 그냥 버럭 소리만 지르고, 제작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복불복 게임을 뒤집기 일쑤에요. '1박2일'이 강호동 프로그램이 아니잖아요. 여섯명의 맴버들이 함께 만드는 것인데, 어느새 강호동의 전횡 프로그램으로 전락한 듯 해요.


어렵다 어렵다 하니까 '1박2일'이 안고 있는 문제들이 더 많이 드러나는지 몰라요. 잘 나갈 때는 강호동이 이수근에게 폭행을 해도 '재미를 위해 그런거다'며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이젠 이런 문제들까지 다 나오며 총체적인 위기에 봉착하고 있어요. 균열이 한 두군데가 아니란 얘기에요. 이러다 무너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집니다. 무너질 조짐이 보일 때 보수공사를 해야 하는데, 공사 현장 감독(나영석PD)이 다른 곳에 가 있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에요.

'패떴'도 대본파동과 참돔 조작사건이 터졌을 때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프로그램 폐지라는 최악의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요즘 '1박2일'을 보면 '패떴'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빨리 그 전철에서 되돌아오려면 제작진 탓만 하지 말고 맴버들부터 초심을 찾아야 합니다. 지금 맴버들은 매너리즘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건 아닌지요?


☞ 추천은 무료, 한방 쿡 부탁드립니다!! 카푸리 글이 마음에 들면 정기구독+해 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