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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맴버들의 무식함이 불편한 이유

by 카푸리 2010.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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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으로 떠난 '1박2일' 혹서기캠프는 갑자기 쏟아진 폭우 때문에 말 그대로 악천후대비 캠프가 되고 말았습니다. 비 때문인지 마늘이 유명하다는 것 외에 의성에 대한 여행지 소개도 없었고, 복불복으로 시작해서 복불복으로 끝난 기분입니다. '1박2일'이 리얼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 쇼인데, 어젠 오직 쇼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녁식사 복불복으로 의성 삼겹살을 걸고 속담 맞추기를 했는데, 초등학생들도 알 수 있는 문제를 맞추지 못하는 맴버들을 보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박2일' 맴버들이 퀴즈 복불복을 할 때는 '무식함'과 '설정'이 도마 위에 오르곤 합니다. 지난해 5월 나주특집 때 외국의 수도 이름을 묻는 복불복에서는 '설정' 논란이 있었지요. MC몽과 이수근이 그리스와 독일의 수도를 모른 것을 두고 '일부러 틀린 것이 아니냐?'고 의심한 것입니다. 이수근과 MC몽이 바보들의 행진을 연상케 할 정도로 일부러 틀렸다 해도, 이를 보는 시청자들은 불편하기만 합니다.


이번주 저녁식사 복불복에서 나온 속담과 사자성어 맞추기도 나주특집때처럼 설정 논란이 나올 정도로 맴버들의 무식함은 역대 최고였습니다. 의성 삼겹살을 놓고 여섯명의 맴버들이 속담 릴레이를 했는데, 제작진이 속담의 앞 부분을 말하면 맴버들이 뒷 부분을 맞추는 게임이에요. 6명이 순서대로 모두 맞히면 성공입니다. 당초 제작진은 맴버들이 간단하게 속담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속담 문제도 얼마 준비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게임을 하다보니 '어라~ 왜 이렇게 못 맞추지?', '맴버들이 저 정도로 무식한가?' 할 정도로 맴버들의 무식함이 극에 달했습니다.

시작부터 김종민이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속담을 틀립니다. 김종민은 '되로 받고'라고 했는데, 어리버리 캐릭터상 틀릴 수 있겠지 생각했습니다. 두번째는 MC몽부터 출발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다)' 에서 MC몽은 '가늘 날이 고와야 오는 날이 곱다?'로 얼토당토 않는 속담을 만들어냅니다. MC몽이 가는 귀를 먹어서 문제를 잘 못들었는지 아니면 일부러 틀렸는지는 MC몽만 알겠죠. 대책없이 계속 틀리다보니 이명한PD는 6라운드로 횟수를 제한했습니다. 무제한으로 기회를 주다보면 긴장감이 없어서 맞추기 힘들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러나 맴버들은 6라운드를 할 동안에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김종민, MC몽, 은지원이 구멍이라고 생각해 자리를 바꾸고 별 노력을 다해봤지만 맴버들의 속담 수준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아니 일부러 웃음을 주려고 했는지도 모르죠. 맴버들이 틀린 속담을 볼까요?

늦게 배운 도둑이 제 발 저린다 → 날 새는 줄 모른다 (MC몽 실패)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 망신보다 못하다 → 꼴뚜기가 시킨다 (은지원 실패)
될성 부른 나무는 뿌리를 보면...?? → 떡잎부터 다르다 (강호동 실패)
떡 줄 놈은 생각지도 않는데 ....(대답못함) → 김칫국부터 마신다 (강호동 실패)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기고 ...(대답못함) →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 (은지원 실패)
호랑이 없는 굴엔 내가 들어가야 산다 → 토끼가 왕이다 (은지원 실패)

은지원이 3문제로 가장 많이 틀렸습니다. 외국 생활을 한 은지원은 그렇다쳐도 메인MC 강호동이 2문제를 틀린 것은 정말 몰라서, 아니면 생각이 안나서였을까요? 4라운드에서 강호동이 틀리자 오죽하면 이승리가 '이제 웃기려고 하지말자, 충분히 재미 있었다'며 정신차리라고 했지만 맴버들은 속담을 맞출 의지가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그냥 무식함으로만 웃기려는 것이 점점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속담 6라운드를 한 번도 맞추지 못해 삼겹살을 날려버렸습니다. 이대로 끝나면 맴버들의 수준도 문제지만 저녁을 쫄쫄 굶게 생겨 제작진은 이승기 제안대로 다른 문제, 즉 사자성어 뒷글자 대기 게임을 추가로 준비했습니다. 속담보다는 쉬운 문제죠. 그런데 사자성어도 맞추지 못했습니다. 김종민이 마이동풍을 틀렸고, 이수근이 무위도식을 무위타이라고 해서 틀렸어요. 너무 틀리다 보니 강호동이 한 마디 했죠. 맴버들의 명예회복은 어차피 늦었지만 너무 모르면 보는 사람도 불편하고 짜고 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고요. 짜고 하는 건 아니라 해도 무식함이 도가 지나쳐 불편한 건 생각 안하나요?

저녁을 굶게 생긴 맴버들을 생각해 제작진은 난이도를 낮춰 아주 쉬운 문제만 냈는데, 이 기회마저 이수근이 용두사미를 용두마차라며 틀렸습니다. 그러나 맴버들은 저녁을 굶을 수 없다며 또 다른 기회를 달라고 합니다. 강호동이 별거 아니라는 듯 걸어가면서 문제를 맞출 기회를 달라해서 또 기회를 주었지만 김종민이 가가호호, 은지원이 시시비비와 우유부단, 김종민이 단도직입을 단독주택으로 말해 모든 기회를 날렸습니다. 강호동은 지금까지 틀렸던 '마이아파', '우유급식', '무위타이', '단독주택'을 새로 배운 사자성어라고 복습까지 했지만, '1박2일' 사상 최악의 굴욕 복불복이었습니다.


이수근과 맴버들은 속담과 사자성어 맞추기에서 정답을 맞추기보다 웃기려고만 했는데, 이를 보는 어린이들은 '연예인들은 무식해도 되는구나?', '연예인이 되려면 공부안해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할 수 있습니다. 어제 속담, 사자성어 맞추기가 설정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설정이라면 당연히 문제지만 만약 설정이 아니었다 해도 지나친 무식함은 재미와 웃음보다 불편함만 남을 뿐이었습니다. 제작진이 자막으로 '무식이 꽃 피는 밤'이라고 했는데, 무식이 만발한 밤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이승기가 방송으로는 좋을 수 있지만, 각자의 인생으로 봤을 때는 굉장히 우울하다고 했을까요?


이렇게 속담, 사자성어 복불복 기회를 날리자 제작진은 복불복 다음 경기로 맴버들과 스탭진과의 6:6 줄다리기 경기를 했는데, 긴장감 없이 스탭진을 얕본 맴버들이 1:2로 패했습니다. 결국 수없이 많은 기회를 줬지만 저녁식사 복불복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맴버들이 저녁을 굶게 생긴 것은 안스러운 일이지만 스스로 자초한 일인지 모릅니다. 속담, 사자성어, 줄다리기 모두 평소와는 달리 느슨하게 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나영석PD가 파업때문에 빠져서 그런가요? 뭔가 나사 하나가 풀린 듯 맴버들의 정신 상태가 해이해진 듯 보였는데, 초심을 잃지 말고 작은 것 하나라도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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