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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영동지역 폭설에 이어 간밤에 서울지방에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눈이 내리니 군대시절 눈 치우던 생각이 나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띄워집니다. 그 때 하던 제설작업은 요즘처럼 제설차 등 장비가 좋은 것도 아니고, 오직 빗자루와 넉가래 그리고 인력으로 해결하던 아주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오죽하면 군대에서 눈 치우는 것을 제설작전이라고 했을까요?

남자들이 술먹고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아마도 군대 얘기와 회사 얘기가 아닐까요?
대한민국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씩 갖다와야 하는 곳입니다. 전방에서 생활하든 후방 편한 곳에서 근무하든 군대생활의 추억을 회상해보면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때 당시는 빨리 이 지긋 지긋한 군대생활 끝냈으면 했는데, 어느새 전역한지 벌써 15년이 넘었습니다.

저는 1993년 강원도 철원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소위 힘 없고 돈 없고 빽 없으면 간다는 최전방 골짜기에서 말단 소총수로 근무했으니 군대에서 쓰는 말로 빡쎄게 군대생활을 한 셈입니다. 그런데 제가 군생활중 가장 힘들었던 것을 꼽으라면 사격도 아니고, 행군도 아니고, 쫄병들 군기잡는다는 점호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겨울철 제설작업이었습니다. 겨울철이면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눈 때문에 신병시절 군대 생활 억수로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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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의 군인들에게 겨울철 눈은 낭만의 대상이 아닌 하늘에서 내리는 쓰레기처럼 느껴집니다.)

꼭 이맘 때가 되면 강원도는 눈이 참 많이 내립니다. 추운 겨울날 낮에는 훈련 받고, 밤에는 1시간 30분씩 불침번을 서기 때문에 취침시간은 하루에 고작 6시간 정도에 불과합니다. 안그래도 잠이 부족한데 추운 겨울날 새벽에 눈이라도 오게되면 새벽에 영락 없이 기상합니다. 만약 새벽 2시나 3시에 눈이 내리면 그때 바로 일어나서 제설작업을 해야 합니다. 곤하게 잠을 자다가 불침번의 갑작스런 '기상'소리를 들으면 정말 괴롭습니다. 이불속에서 나오는 것이 마치 사형장에 끌려가는 죄수처럼 괴롭습니다.

이불속에서 나와 전투복을 주섬 주섬 입고, 군밤장수가 쓰는 모자같은 방한모와 장갑, 내복, 깔깔이 등 완전무장한 채 밖을 나가면 차가운 겨울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드는 듯 합니다. 넉가래(눈치우는 도구)와 빗자루 등을 들고 부대 앞 도로에 나가 제설작업을 먼저 합니다. 아침에 기상해서 눈을 치우면 되는데 왜 굳이 새벽에 하느냐고요? 눈이 쌓인후에 차가 다니면 눈을 꼭꼭 밟아놓아 눈 치우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어서 차가 다니기 전에 눈이 내릴때 바로 치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새벽에 자다가도 일어나 도로의 눈을 먼저 빗자루로 쓸어냅니다. 혹한에 눈치우기는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그런데 강원도의 겨울철 눈이 얼마나 많이 내립니까? 쓸어도 쓸어도 눈은 계속 내립니다. 어느날은 새벽 2시에 기상해서 아침 6시까지 제설작업을 해도 눈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렸습니다. 제가 일병이었는데, 얼마나 힘든지 제 밑으로 5개월 후임이었던 이등병 한명이 눈을 치우다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합니다.

"어휴!~~ 김일병님! 하늘에서 웬 쓰레기가 이렇게 많이 쏟아지나요? 이제 그만 좀 내리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웃음이 나왔지만 참았습니다. 얼마나 눈 치우는게 힘들면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쓰레기라고 할까요? 입대전 대학을 다닐 때 이렇게 눈이 내리면 애인이나 여자친구와 낭만을 즐기며 데이트할 때인데, 군인이 되고 보니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쓰레기로 보였나 봅니다. 아마도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고 힘들다 보니 낭만이고 뭐고 다 귀찮아서 쓰레기라고 표현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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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에서 군대생활을 한 남자들에게 아마 겨울철 새벽 제설작업의 추억은 다 있을 것입니다.)

그날 하늘에서 내리는 쓰레기(?)를 치우느라 아침도 8시가 넘어서 먹었습니다. 새벽부터 추운데 떨어서 그런지 배도 고파서 평소보다 밥을 많이 먹고 나니 졸음이 쏟아집니다. 군대에서 또 참을 수 없는게 바로 이 졸음입니다. 호랑이같은 내무반장이나 5대장성의 하나라는 고참 병장 앞에서도 졸린 눈꺼플 들어올리기가 이만기가 강호동 들어올리는 것만큼 힘이 듭니다. 눈이 많이 내려 그날 오전에 실내 교육을 했는데, 중대원들 90% 이상이 고개가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했습니다. 중대장도 새벽부터 눈 치우느라 고생한 것을 생각해서 인지 그날만큼은 졸아도 아무런 기합도 주지 않았습니다.

오늘처럼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는 날에는 군대시절 하늘에서 내리던 쓰레기(?)를 치우던 생각이 납니다. 강원도 폭설로 눈 치우느라 고생한 후배전우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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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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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거...전...서울 수도방위사령부에서 군복무를 했습니다...
    저흰...눈이 혹 많이 내리기라도 하면 옆에 과천에있는 공병부대에서 제설차량이 와서 눈을
    치워주곤 했죠...
    한번은 9사단근처에서 훈련을 나간적이 있었는데..육공에 철제빔을 달아서
    눈을 치우는걸 보고...복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역시..전방에서 근무하신님들
    고생하셨습니다..충성!!!

    • Joon 2009.01.08 10:37  수정/삭제 댓글주소

      육공 제설기 좋지요...육공의 무지막지한 힘을 느낄수 있는 순간이거든요...ㅋㅋㅋ

  3. 고생들... 2009.01.08 08:4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최후방에서 살았는데 1센티 눈오는 것도 눈이 얼어붙어서 치우는데 개고생한 기억이;;;

  4. 저는 파주에서 군복무를 했던 사람입니다..
    훈련소에 있을때 폭설이 내려서...
    훈련병때부터 제설작업을 해야 했지요(그것도 3월에-_-)
    자대를 간 뒤에도 어찌 그리 눈이 자주 오던지...쩝...
    이놈의 제설작전은 짬을 먹은 후에도 여유를 주지 않더군요..
    (뭐 병장때는 작전도로 제설가서 대충 치워놓은뒤 애들이랑 눈싸움하고 놀긴 했지만)

    지금도 눈만 보면 좋다는 느낌보다 짜증이 먼저 치솟더군요...
    속모르는 여자동기들은 왜그리 사람이 메말랐냐는데...
    이것들도 군대를 보내야 눈의 쓴맛을 알지원...-_-

  5. 족구리군대 2009.01.11 04:2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오타 발견 - 대한민국 건강한 남자라면 가는 군대 -> 돈없고 백없고 능력없는 부모만나 밑바닥 시궁창 인생을 사는 남자라면 어쩔수 없이 복날 개끌려가듯 가는 군대

  6. 97군번인데 눈쓸어본기억은 한두번정도네여.철책에있었는데 희한하게 그때 눈이 별로 안왔나보네여..강원도가 아니어서 그런지..눈싸움했던 기억이나네여.

  7. 말년에 눈안치우고 눈사람 만들다 걸려서 뺑뺑이 돌던 기억이 ㅋㅋ

  8. 강원도 양구 2009.01.14 16:3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GOP, GP에서 근무했는데 그곳 날씨가 참 희한한 곳이죠. 5월에 날리는 눈발을 보고 있으면... 뭣같다고 욕을 입을 달고 살았네요. 간이조립식 내무반에 분사식 난로가 열에 달아 붉게 변하는데도 실내 온도가 0도라는 사실... 눈은 어찌나 오던지 3일에 2일꼴로 내리고 별이라도 뜨는 날은 능선넘어 헬기착륙장을 밤새로도록 쓸었네요. 아침이 되서 헬기가 한방에 헬기장눈을 한방에 날려버리는걸 보고 허탈하게 웃었던 기억... 군대시절 강원도의 겨울은 참... 고됩디다.

  9. 사회에선 눈은 신이내린 어쩌구하지만 군대있을땐 저건 신어쩌구가아니라 신이먹다버린음식쓰레기다

  10. 허무하던 기억이... 2009.01.14 22:4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눈온 다음날 아침에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는데 거의 다 치웠을때쯤...

    제설차가 왔다 가더라는...

    근데 철원은 왜 여름에는 40도가 넘는거냐!!

    암튼 눈오는 날에는 근무지에서 근무서면서도 눈치웠더라죠 ㅋㅋ

  11. ㅋㅋㅋZ 2009.01.14 23:1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겨울에 눈에기 빼면 할게 없지..
    우리부대는 서울 인근이라 눈 별로 안왔는데 눈오면 그날은 모든 일과 작파하고 눈치우는데 비상동원되었지..
    부대가 뜸한 도로끼고 있는데 수킬로 도로 눈까지 치워야하는 경우도 잇었고..
    다행이 나 전입갈때 공사해서 포장되는 바람에 난 눈치우는 해택은 없었지만
    눈 많이오는 데서 근무한 사람이면 눈만 봐도 토나온다고 하는분들이 허벌나게 많더라는..

  12. 인경아 2009.01.14 23:3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인경아, 눈오는데 즐겁다는 군인도 있었다고?
    이거 보고도 그런 말 나올까?ㅋㅋㅋ
    군인들의 현실에 대한 파악이나 좀 잘 하고
    군 가산점을 논해봐라!

  13. 눈에눈물난다 2009.01.15 00:4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참 눈을 좋아했었죠...
    첫 눈이 오는날 참 기분이 좋더군요.
    "아~ 사회에서만 보다 여기서 보니 감회가 새롭구나~"
    다음날 또 눈이 왔더랬죠...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입에서 욕이 떠나질 않더군요 - _ -a

  14. 아옙붸붸 2009.01.15 01:1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친구가 군대 가있는데
    매일 눈 많이와서 쉬는 날 눈이나 치워라~
    하면서 전화랑 편지에 악담을 했었는데
    정말 눈와서 눈치웠다고 그런말 하지말라고 징징대던데..
    이 글을 보니 정말 미안해지네요 ㅠ
    집앞에 내리는 눈 쓰는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사진과 글을 보니 그게 아니네요 ㅜ
    이젠 눈 안오길 빌어줘야겠죠 ?ㅋ

  15. 쓰레기라기 보단...악마의 비듬이죠...줸장...

    눈이라면..지금도..어휴..

  16. 위에 사진 어디서 구하신건가요?
    직접 찍으신건가요?
    제가 도솔대대 근무할때 말년에 후임들 찍어준 사진이랑 완전 똑같네요
    어디서 퍼오신건지 궁금하니다.

  17. 쏟아지나요??? 요자 쓰지 않습니다!!

  18. 기억이새록새록.. 2009.02.06 16:4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제가 연천군 내산리에서 포병으로 근무 했었는데 겨울만 되면 참..-,.-;;
    10월 초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 해서 11월말~12월초 대박이였는데..ㅋㅋ
    아마 제가 있을땐 30센치 넘게 와서..뭐 강원도에서 근무하셨던 분들은 더했겠지만.. 와..눈 치우면 정말 욕밖에 안나오고..ㅡㅡ;; 눈..
    일명 '하늘에서 내리는 악마의 x' 라고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ㅋ

  19. 저는 공군으로 비행장 복무해서 육군보다 편하게 살았습니다만, 저도 눈 치우는 건 정말... 특히 활주로 제설 작업은 작살입니다. 얼마나 넓은지...

    저희도 바로 윗 분처럼 '악마의 하얀 X가루'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ㅋㄷㅋㄷ

  20. 하늘의 쓰레기가 아니고

    악마의 비듬이지 ㅋㅋㅋ

  21. 놀부와흥분중 2009.02.21 11:3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특히 이요일이나 토요일눈 진짜 짜쯩이빠이 쉬어야하는데 눈오면치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