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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돋보기

KBS 조작방송, 해명이 더 기가 막혀!

by 카푸리 2009.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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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논란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KBS의 '가는 해 오는해' 제작진이 논란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며, "보신각 타종식 방송은 결코 조작이 아니고 시위대 소음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방송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효과음을 섞어 관객의 소리를 만드는 것은 모든 공개 방송 제작의 기본이다." 고 해명을 했습니다. 이 해명을 들으니 조작방송 그 자체보다 해명이 더 기가 막힙니다. 역시 KBS다운 발상이고, 죽어도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 없는 공영방송의 얼굴 두꺼운 해명에 화가날 뿐입니다.

KBS의 해명이 얼마나 황당하고 기막힌지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시위대 현장음을 때문에 효과음을 넣은 문제입니다. "방송가에선 통상적으로 있는 일이고 이걸 왜곡 조작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만약 다른 단체의 다른 행사였더라도 제작진은 똑같은 판단을 했을 것이다"고 KBS제작진은 해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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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약 타종식때 이명박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여 '이명박'을 연호하며 제야의 종 타종식을 방해하는 현장음이 계속 들렸다면 이 현장음도 차단했을까요? 물론 '가는해 오는해' 방송과 이명박대통령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만약 MB지지자들의 연호 소리였다면, 지금까지의 KBS방송 행태를 볼 때 오히려 카메라 앵글을 그쪽으로 돌리고, 현장음도 가장 크게 해서 방송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프로그램 자체가 시위현장을 전하는 보도 프로그램이 아니라 보신각 타종과 함께 새해 희망을 전하는 쇼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집회 현장을 전하는게 맞지 않다.'고 주장하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보기에 따라 다른데, 하나는 뉴스보도 현장 생중계로 볼 수 있고 또 하나는 KBS가 해명한대로 새해맞이 쇼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프로그램을 쇼 프로그램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보신각 타종식은 매년 하는 해오던 방송이고, 예년의 경우 현장 스케치를 하며 사람들과 가는해에 대한 아쉬움이나 오는해에 대한 기대 등 시민들의 인터뷰로 현장 상황을 자세히 전해주었습니다. 이런 성격이라면 쇼프로가 아닌 보도 프로그램 성격이 강합니다. 1년에 딱 한번 뿐인 타종식을 보기 위해 추위에 떨며 현장에 찾아간 사람들이지, 매주 볼 수 있는 쇼 구경하러 종로에 간 것은 아닙니다.

또한 TV를 통해 타종식을 보는 시청자들도 가수들이 나와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을 보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타 방송사 연기대상을 봤을 겁니다. 제야의 종 타종식을 보기 위해 KBS로 채널을 고정한 시청자들은 현장의 플래카드, 풍성, 현장 구호소리 등은 하나도 듣지 못하고 정부에 대한 야유소리를 교묘하게 박수로 위장한 KBS의 쇼 아닌 쇼를 구경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KBS는 현장음 죽인것이 문제가 되니까 이제와서 쇼프로그램으로 성격을 규정짓고, "쇼프로그램에는 당연히 박수소리 등 효과음 넣은 것이 당연하다."고 오리발입니다. KBS는 프로그램 성격도 '그때 그때 달라요." 하는 것 같습니다. 국민은 쇼 프로로 위장하는 것보다 진실을 보여주는 것을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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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병순사장

KBS 이병순사장의 올해 신년사를 보니 핵심이 '공정, 공익방송'입니다. 타종식 조작방송을 한 다음날 신년사에서 공정, 공익방송을 강조하니 웃음도 나오지 않습니다. 참여정부든 이명박정부든 누구 사람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은 그 나라의 얼굴입니다. 우리만 KBS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가 KBS를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조작방송을 한다는 것은 우리 나라 얼굴에 똥물을 퍼붇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똥물을 퍼붓고도 닦아줄 생각도 않고, 어쩔 수 없이 퍼부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 것은 이미 우리 방송사는 공영방송이 아니다라고 선언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같은 공영방송인 MBC에서 뉴스데스크 앵커가 KBS의 이같은 방송행태를 "화면의 사실이 현장의 진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점"으로 규정하고, 예년과 다른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식 분위기가 달랐다고 했습니다. 같은 공영방송에서도 이렇게 조작방송, 진실이 가려진 화면임을 밝혔는데, KBS는 당연히 할 수 있는 방송이고,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하니 KBS의 공영방송 정체성이 의심스럽습니다.

타종식 조작방송보다 해명이 더 기가막힌  KBS를 보니 시청료 내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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