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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김미화 기자회견, 골리앗 KBS에 맞서다

by 카푸리 2010.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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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미화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KBS에 강력한 한 방을 날렸습니다. 'KBS 임원 여러분! 저에게 예의를 갖추십시요'라고 말입니다. 이 말을 꺼내기까지 김미화는 지난 2주 동안 많은 고민을 했을 겁니다. 김미화는 골리앗 KBS에 맞선 싸움이지만 물러서지 않기로 했습니다.

김미화가 블랙리스트를 들은 것은 KBS 직원들을 통해서입니다. 없던 말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오늘 기자회견에서 '임원회의 결정사항'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이 문건 때문에 김미화는 KBS로부터 출연 기피인물이 됐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신의 트위터에 하소연을 했을 뿐인데, 명예훼손이라니 억울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트위터 글이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다고 합니다. 수갑을 찰지 안찰지 모르지만 기자회견 후 김미화는 조사를 받기 위해 영등포경찰서로 향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김미화가 트위터에 올린 글은 명예훼손이 될까 하는 문제입니다. 일단 김미화측 변호사는 명예훼손 성립이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가 사실이 아니더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처벌이 어렵다는 겁니다. KBS에 문서로 된 블랙리스트가 없다 하더라도 암묵적으로 출연금지 연예인이 있다는 확신이 있다는 겁니다. 즉 눈에 보이는 블랙리스트는 없다해도 KBS에서 소위 낙인 찍힌 '블랙' 명단은 있다는 겁니다. 이는 김제동, 윤도현 등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출연금지 연예인 문제를 직접 언급한 사항이라 김미화 발언이 또 한차례 일파만파의 논란을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KBS는 김미화의 글에 신속하게 대응했습니다. 김미화가 글을 올린 지난 6일 '9시 뉴스'까지 김미화의 블랙리스트 발언 사실을 보도했는데, 근거없는 추측성 발언으로 KBS의 명예를 훼손한 김미화를 경찰에 고소했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선언한 것입니다. 일개 코미디언의 트위터 글에 KBS가 왜 이렇게 강경 댕응을 하는 걸까요? 20년 넘게 KBS에서 동고동락한 김미화가 그렇게 큰 잘못을 저지른 걸까요? 오죽하면 기자회견에서 김미화가 '친정집에서 고소당한 딸의 심정'이라고 했을까요?


김미화는 KBS PD들에게 들은 블랙리스트 문건에 대해서 '혹시 있다면 확인해달라'고 한 것 뿐입니다. 파문이 확산되자 김미화는
'상황이 답답해서 쓴 것일 뿐 뉴스화되거나 상황이 커지기를 원한 것은 아니다.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블랙리스트가 있는지 밝혀달라는 의미로 적은 것이다'라고 해명했습니다. 만약 KBS 주장대로 없다면 '없다'라고 하면 끝날 일입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보공개 요청을 한 것 뿐인데(다만 절차를 따르지 않았을 뿐이지만) 답변은 커녕 유명인이 허위 사실을 유포해 KBS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오히려 고소를 당하니, 김미화가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오늘 김미화의 기자회견은 트위터를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미화의 표정은 결연했습니다. KBS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27년간 몸 담았던 KBS에 맞서 싸우겠다는 김미화를 응원하는 것은 그녀 개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방송의 독립성을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을 안고 김미화가 대신 맞서 싸우는 것입니다.


KBS측 주장대로 블랙리스트가 없다면 말로만 하지 말고 문성근씨가 트위터에 올린 글처럼 김미화, 김제동, 윤도현 등 KBS로부터 출연금지 당한 연예인을 출연시키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입니다. 그런데 KBS는 말로는 불랙리스트가 없다고 강변하지만 왜 아직도 특정 연예인을 출연금지 시키는지 모르겠습니다. 법적으로 고소를 하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공영방송의 블랙리스트 유무를 두고 누구의 말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가려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기 그지없지만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김미화가 이번에 KBS라는 거대한 골리앗에 맞선 것은 후배 연기자들이 다시는 블랙리스트라는 굴레를 뒤집어 쓰지않도록 하기위한 싸움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싸움에 응원을 보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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