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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이대통령 믿고 주식샀다가 패가망신

by 카푸리 2008.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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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주식시장이 곧 2천을 돌파 한다고 장미빛 전망을 내 놓을때 그동안 모아 놓은 돈과 적금을 깨서 주식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12월 이명박대통령이 당선된 후 주가지수 3천에 도달한다는 장미빛 전망을 믿은 것이 큰 화근이 되었습니다. 얼마 안되게 주식으로 번 돈에 대한 쏠쏠한 재미에 조금 더 벌어보자며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크게 하면서 주식으로 제 인생을 올인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게 패가망신의 지름길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으나 너무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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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도 증권시장 폐장을 기념하여 색종이를 뿌리며 코스피 3천시대를 위하여 환호성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인생사 새옹지마, 뜻대로만은 되지 않는 것이란 것을 올초부터 뼈저리게 느끼며 이익보다 원금손실이란 말에 더 익숙한 생활이 되었습니다. 직장일보다 증권 시황에 더 눈이 돌아가다보니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아 여러번 상사에게 꾸지람도 맞고, 홧김에 술로 지샌 밤도 많았습니다.

요즘 주식투자에 실패해서 자살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저는 가슴이 뜨끔 뜨끔합니다. 돈이 인생의 전부인양 무지개를 쫓다가 결국 죽음을 택한 사람들을 보며 그사람들의 심정이 얼마나 힘들까 하고 헤아립니다. 주식이 폭락한 것이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을 보면 세상사가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작년 말에 와이프가 말릴 때 아내 말을 들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주에 친구와 술을 한잔 할때 한달 대출이자에 짓눌려 생활이 말이 아니라며 도움을 요청했었지만 거절 당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친구가 제 부탁을 들어줄 수가 없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우정보다 더 급한게 그 친구의 사정이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아이들 학원비에 친구 역시 대출을 끼고 집을 산지라, 한달에 들어가는 은행이자 빼고나면 매달 적자 살림이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친구에게 돈을 빌려줄 형편이 안되는 것을 저도 뻔히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돈 얘기를 꺼낸 제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때 친구의 눈 빛에서 나타난 그 미안함은 어쩌면 나에 대한 미안함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서운함과 원망감 등이 깊이 들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는 나를 도와주지 못하는 자신을 한탄도 하며, 뾰족한 수가 없었는지 로또라도 맞았으면 좋겠다고 헛웃음을 지어보였습니다. 경제가 어려울 수록 로또 판매량이 많다던데, 로또라도 사서 이 어려움을 탈출하고 싶은 부질없는 마음도 듭니다.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세계 여라 나라가 경기침체기다 보니 지금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은 저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가장들이 마찬가지 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어려운 현실을 굳이 대통령과 정부탓으로 돌리고 싶진 않습니다. 사람들은 IMF보다 더 어렵다고 난리들인데, 아직 회생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마치 빛이 보이지 않은 까만 동굴속을 더듬 더듬 기어가는 듯한 기분으로 살고 있습니다. 내가 이럴진대, 저보다 훨씬 더 캄캄한 동굴속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은 더 힘들겠지요. 그 심정을 누가 알겠습니까?

대출이자 부담으로 집을 팔려 해도 부동산값이 떨어져 제 값을 못 받고 팔 수 없다며 버티다 보니 집값은 오히려 더 추락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걸 보면서 정말 엎친데 덮친격이란 생각 뿐입니다. 살고 있는 집을 정리하고 증권사에서 빌린 대출금이라도 값고, 조그만 집에 전세라도 가서 맘 편하게 살고 싶습니다. 이런 소박한 바램마저 지금으로서는 기대 난망인 걸 보면 참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어서 집이라도 빨리 팔려야 숨통이 트일텐데, 언제 그날이 올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제 아내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날이갈수록 야위어가는 아내 모습 볼 낯이 없습니다.

이명박대통령이 당선 되면 주가지수 3천을 돌파하고, 금방 부자될 것 같았는데, 지금 전 이렇게 쪽박신세가 되었습니다. 이젠 살던 집마저 팔아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갚아야 할 형편입니다.

그런데 이명박대통령이 또 주식을 사라고 합니다. 저 같은 사람을 얼마나 더 만들어야 이런 소리 안들을까요? 어제 이대통령의 주식 사라는 뉴스에 하루 종일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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