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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김제동, 공중파가 놓친 예능 진주

by 카푸리 201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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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김제동은 또 한번 정치적 소용돌이속에 빠져들 것 같습니다. 오는 23일  고 노무현전대통령 1주기 추도식 사회를 보기 때문에 그가 쏟아내는 말들이 국민들의 가슴에 비가 내리게 할 것입니다. 좌파, 우파를 떠나 한 나라의 대통령을 보낸 슬픔의 자리, 그리고 그 분의 1주기를 추도하는 자리에 서는 것조차 정치적 눈치를 봐야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서글픈 현실입니다.

방송인 김제동은 요즘 공중파 방송국에서 불러주는 곳이 없어서 그런지 트위터에서 놀고 있습니다. 가끔 트위터에 올라오는 그의 사진을 보면 왠지 짜안합니다. 김제동은 공중파에서 유일하게 '환상의 짝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는 원래 지난달 말 폐지 예정이었으나 MBC 파업 때문에 후속 프로그램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폐지가 유야무야 되버렸습니다. 아이러니하게 파업이 김제동에게 득이 된 셈입니다. 이렇게라도 공중파 MC 자리를 하나 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김제동을 보면 공중파 방송에서 놓친 예능의 진주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능력이나 인맥 등을 볼 때 요즘 출연하고 있는 MC들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가 전국을 돌며 순회한 노브레이크 토크쇼 게스트를 보면 화려하기 그지 없습니다. 야구선수 이승엽 뿐만 아니라 고현정, 윤도현, 유재석, 김지선, 하하, 이다해, 송윤아, 리쌍, 김태우, 김종민, 박명수 등 왠만한 공중파 토크쇼 게스트보다 낫습니다. 이런 인맥을 통해 김제동은 노브레이크 토크쇼를 미국 시애틀 공연까지 50회째 공연을 마쳤습니다. 예능 프로는 게스트 섭외가 중요한데, 김제동의 인맥이라면 게스트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방송사가 봄 개편을 맞아 MC들을 교체할 때도 김제동의 이름은 보이지 않습니다. 김제동이 진행하던 KBS '연예가중계'는 한석준아나운서와 배우 이윤지가 물러나고 배우 신현준과 이시영이 맡았습니다.  지난해에는 김제동이 '스타골든벨'을 하차했고, 지석진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폭행시비로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김태현도 두 달만에 '스타골든벨'과 '세바퀴'에 복귀했습니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하하도 MC몽과 최근 파일럿 프로그램 '하하몽쇼'의 메인MC 자리를 맡았습니다. 신현준, 하하, MC몽에 비해 능력, 인맥에서 떨어지지 않는 김제동은 방송 3사에서 아무도 불러주지 않습니다.


여기서 김제동의 정치적 문제를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좌파냐, 우파냐를 따지기 전에 예능프로, 토크쇼 MC로서 김제동이 가진 능력이 위에 언급된 사람들보다 결코 떨어지지 않는 점을 주목하고 싶습니다. '연예가중계'만 해도 재치있는 말솜씨와 순발력으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것을 감안할 때 가장 적합한 인물이 바로 김제동입니다. 김제동은 그의 능력으로 볼 때 방송3사 MC를 적어도 2~3개는 진행해야 하는데, 방송 3사에서 김제동의 진가를 모른 채 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실 김제동이 노전대통령 노제때 사회를 본 것은 한 나라의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슬픈 자리며, 누구라도 나가서 해야 할 자리입니다. 그러나 토크쇼에 나와 막말도 서슴치 않던 많은 연예인들이 노전대통령 서거 후에는 갑자기 조용해졌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런지 괜히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혹시 불이익이 당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많은 연예인들이 한껏 몸을 웅크렸습니다. 그러나 김제동은 당연히 마지막 가시는 분을 편안히 배웅해야 한다며 그 자리에 섰습니다. 그리고 올해 1주기 추도식 사회를 제의받았을 때도 그렇게 불이익을 받았으면서도 또 흔쾌히 수락을 했습니다.


이런 김제동을 공중파 예능PD들이 같이 일하자고 손을 내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예능PD들도 목구멍이 포도청이기 때문입니다. 김제동이 갈 곳은 그래서 캐이블 뿐이었습니다. 얼마전 김제동은 Mnet '김제동쇼' 촬영을 마치고 첫 방송을 기다리고 있는데, 편성 문제로 6월로 늦춰졌습니다. 김제동이 마음 편하게 MC 마이크를 들 수 있는 곳은 캐이블 뿐인가 봅니다. 첫 방송을 앞두고 '김제동쇼'는 첫 회부터 가수 비(정지훈)를 초대해 공중파 못지 않게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만약 '김제동쇼'가 예상 외로 대박을 터트린다면 그때서야 예능 진주를 놓친 것을 후회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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