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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은초딩의 ‘낙오의 추억’

by 카푸리 2010.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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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호 침몰로 한 달간 결방됐던 ‘1박2일’ 코리안루트 2편이 방송됐습니다. 촬영일이 3월 중순이었는데, 방송이 너무 늦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휴일 저녁 ‘1박2일’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제 ‘코리안루트’ 2편의 히어로는 새 신랑 은지원이었습니다. 물론 결혼 전에 촬영한 것이었지만 결혼을 앞두고 총각으로서 마지막 낙오자가 돼 값진 체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1박2일’ 맴버 중 여행을 하다 강호동을 빼고 모두 낙오를 경험했습니다. 은지원 역시 만만치 않은 ‘낙오의 추억’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대이작도편’에서 은지원은 ‘1박2일’ 낙오의 역사에 또 한 번 큰 획을 그었습니다. 강호동이 칼국수 먹기 게임에서 패하자, 심통을 부려 맴버 중 한 명을 '사승봉도'에 보내기 위한 게임을 제안했는데, 은지원이 낙오자가 된 것입니다. 우동을 먹다가 기차를 놓친 김종민, MC몽의 외로운 대청도 낙오, 이승기와 이수근의 무일푼 서울 낙오 등 1박2일의 낙오 역사는 참 눈물겹습니다.


은지원이 대이작도편에서 낙오하게 된 것은 강호동의 사주(?)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은지원은 무인도에서 춥고 외로운 밤을 보내면서 강호동을 향한 복수를 다짐했습니다. 은지원은 대이작도에서 3년간 할 고생을 한꺼번에 다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자신을 ‘아내의 유혹’ 은소희라 생각하고 얼굴에 점 하나를 찍고 대이작도에서 나와 시청자들에게 빵 터지는 웃음을 주며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코리안루트 2편은 강원도 고성에서 출발해 경북 영덕 베이스캠프에 도착해 첫 날 밤을 텐트에서 보냈습니다. 다음 날 일정은 청도에 도착해 한재 미나리와 삼겹살로 점심을 먹고, 논개의 고장 진주에서 장어로 저녁을 먹은 후 두 번째 베이스 캠프인 안동 최참판댁으로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맴버들 모두 한꺼번에 가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제작진이 맴버 한 명을 낙오자로 뽑기로 했습니다.


제작진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보여주는 여행의 묘미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는데, 사실은 ‘낙오’가 ‘1박2일’에서 빼놓 수 없는 재미였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맴버가운데 한 사람이 낙오된 방송은 모두 성공했습니다. 아침 8시에 기상송이 울리고 낙오자를 가리기 위한 복불복이 시작됐습니다. 복불복 종목은 ‘모래뺏기’입니다. 모래사장에 1박2일 깃대를 꼽고 기상 순서대로 모래를 퍼내 깃대를 쓰러뜨린 맴버가 낙오자가 되는 방식입니다. 혼자 이동하면 그만큼 고생하기 때문에 낙오자 되고 싶은 맴버는 없을 것입니다. 기상송이 울리자, 가장 먼저 이승기와 MC몽이 해변가로 달려나옵니다.

이어서 강호동과 김종민 등이 달려오는데, 이수근과 은지원은 잠이 덜 깼는지 텐트 속에서 미적미적 거립니다. 먼저 도착한 이승기부터 모래뺏기 게임을 하는데, 해변가기 때문에 바람이 불어 조금만 방심해도 깃대가 쓰러질 듯 합니다. 은지원은 가장 늦게 도착해 맨 마지막 순서인데, 이승기부터 시작된 모래뺏기에서 이수근까지 그야말로 위태위태하게 은지원에게 차례가 왔습니다. 사실 은지원 전에 이수근 차례에서 깃대가 쓰러질듯 했는데, 은지원이 모래를 건드리자마자 깃대가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니까 은지원이 조금만 늦게 모래뺏기를 했다면 이수근이 낙오자로 결정됐을 것입니다. 은지원이 '가만히 있었으면 이수근이 낙오자가 된 거 아니냐?'며 뒤늦은 항의를 했지만, 일단 손을 댔기 때문에 은지원이 최종 낙오자가 된 것입니다. 결혼을 앞둔 은지원에게 마지막 낙오의 추억을 갖게 하려고 그랬나요? 은지원으로서는 또 다시 홀로 남겨진 채 영덕에서 베이스캠프인 하동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야합니다. MC몽과 강호동이 결혼을 앞둔 은지원을 보호하기 위해 혼자 보내지 못한다고 하자, 나영석PD는 MC몽은 안돼도 강호동은 된다고 했지만 은지원을 약올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거야말로 은지원앞에서 강호동과 제작진이 북치고 장구치며 약올리는 거죠. 어쨌든 약속은 약속이기 때문에 은지원은 혼자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작진에게 지도를 받아든 은지원은 도무지 어떻게 찾아가야할지 난감해 합니다. 은지원이 영덕에서 하동까지 이동하는 방법은 일단 부산을 경유해 가는 것입니다. 친구에게 전화를 해보며 물어 물어 빨리 가는 방법을 수소문해보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지나가는 주민이나 경찰서 등을 찾아가 물어 물어서 포항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그곳에서 친구를 만나 맛있는 물회를 먹으며 잠시나마 고단한 여행의 피로를 풀었습니다.


결국 은지원은 부산을 경유해 가기로한 방법을 바꿔서 포항에서 진주를 경유해 하동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주민, 경찰, 친구의 얘기를 듣고 가장 빠른 방법으로 가는 길을 제대로 찾은 것입니다. 은지원은 하와이에서 학교를 다닐 때 15살 때부터 면허를 취득해 운전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 대중교통을 이용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한국에 오자마자 바로 연예인 생활을 했기 때문에 매니저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15살 이후 한 번도 대중교통을 타보지 않은 은지원은 결혼을 앞두고 더욱 어른스러워지고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낙오의 추억’이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요즘 ‘1박2일’에서 은지원의 예능감이 터지고 있습니다. 지난번 강화도편에서는 삭발까지 감수하며 강호동에 맞서 세기의 탁구 대결을 펼쳤는데, 강호동에 패해 자신은 물론 MC몽까지 결국 머리를 밀고 말았습니다. 은지원 때문에 강화도편은 ‘리얼’ 예능의 진수를 보여주며 빵~ 터지는 웃음과 재미를 주었습니다. 은지원은 2010년을 맞아 동계 혹한기캠프때 칼봉산 계곡 입수부터 삭발까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결혼까지 했으니 그동안 보여줬던 은초딩보다 ‘은대장’으로 캐릭터를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낙오의 추억을 한번 더 경험했으니 훨씬 더 성숙해지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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