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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김종민, '1박2일' 병풍이 된 3가지 이유

by 카푸리 2010.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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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에서 '병풍'이라는 말은 '있으나 마나하다'는 말입니다. '병풍' 소리를 듣는 출연자로서는 참 기분 나쁜 말이고, 더불어 시청자들로부터 하차 압력까지 받게 됩니다. 그동안 '무한도전'의 전진, '패떴'의 박시연이 '병풍'소리를 들었지만 전진은 군입대, 박시연은 '패떴1' 폐지에 따라 하차했습니다. 요즘도 병풍 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청춘불패'의 효민은 캐릭터가 '통편집녀'라는 말도 있지만 '병풍녀'로도 불립니다. 그리고 새롭게 떠오른 병풍이 '1박2일'의 김종민입니다.

그런데 효민과 김종민은 똑같이 '병풍' 소리를 들어도 그 내용은 확연히 다릅니다. '청춘불패' 효민은 '병풍녀' 소리를 듣고 있지만 그 병풍녀 때문에 오히려 예능감이 살아나고 있고, 김종민은 '병풍' 뜻 그대로 '1박2일'에서 제 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효민은 '청춘불패' 초기에 예능끼가 없어서 촬영을 해도 통편집되기 일쑤였고, 자신감을 잃다보니 병풍처럼 우두커니 서있는 신세가 됐습니다. 그러자 효민은 예능감이 좋은 써니 옆에 찰싹 붙어 이른바 '써병커플'로 G7 중 방송 분량이 3위(근거는 소녀시대 팬이 만든 서열정리표)에 랭크됐는데, 이는 효민이 그만큼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했기 때문입니다.


김종민에게 붙은 '병풍'이란 말은 효민과 다릅니다. 6명의 맴버로도 잘 꾸려가고 있었는데, 공익근무 소집해제 후 다시 '1박2일'에 합류해서 오히려 짐만 되고 있습니다. 방송을 보면 김종민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정도입니다. 강호동 등 6명의 맴버속에 어쩜 그렇게 소리없이 잘 묻어가는지요? 지난 2007년 11월 공익근무 때문에 '1박2일'을 떠났다가 2년 만에 다시 합류했지만 병풍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승기 등 맴버들이 열심히 챙겨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종민은 왜 병풍으로 전락하고 있을까요?

첫째는 변화된 예능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종민은 2007년 송년특집 '1박2일'에서 전설적인 낙오사건을 일으켰습니다. 정선역에서 2분 안에 가락국수를 먹는 미션에 실패해서 기차를 놓친 것입니다. 뜨거운 가락국수를 국물까지 2분안에 먹기란 사실 불가능합니다. 강호동 등 영악한 맴버들은 엄두가 나지 않아 배가 고파도 도전을 포기했는데, 김종민만 유일하게 도전했습니다. 당연히 미션에 실패해서 혼자 낙오됐습니다. 누가봐도 불가능한 미션에 도전한 김종민은 기차를 놓친후 '기차는 후진이 안되죠?'라며 어리버리한 예능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은 다릅니다.


욕지도편에서 김종민은 2년전의 어리버리 예능을 보여주다가 결국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99초 미션'중 '지는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유치원생도 이해할 수 있는 게임룰을 모르고 복불복에 임한 것입니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그랬으니 오죽하면 제작진과 맴버들까지 뿔났겠습니까? 방송 후 시청자들은 김종민의 바보같은 짓에 열불이 난다며 그를 성토했습니다. 아무리 어리버리가 캐릭터지만 바보짓도 정도껏 해야지, 김종민의 바보짓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분통을 터트린 것입니다. 이제 아무때나 바보짓을 해서는 안되는데, 김종민은 달라진 예능 트렌드를 모르고 '1박2일'에 합류한 것입니다.

둘째는 상황에 따른 '리액션'이 따라주지 못합니다. 예능의 기본은 리액션입니다. 맴버들의 말과 행동에 따라 적절하게 장단을 맞춰줘야 흐름이 끊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김종민은 오히려 흐름을 끊고 있습니다. 지난주 '코리안루트'편에서 속초에 도착했을 때 아침밥을 먹기 위해 아바이순대국과 생선구이를 두고 맴버들이 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강호동이 김종민에게도 '뭐 먹을래?' 하고 물었습니다. 이럴 땐 당연히 둘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둘 다 먹고 싶은데요!'라고 해야하는데, 김종민은 '아무거나'라고 말해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었습니다. 오죽하면 옆에 있던 이승기가 '자신있게 말하세요. 의견을 피력하세요!'라고 했을까요. '1박2일'이 로드 버라이어티기 때문에 그 지역의 먹거리도 소개해야 하는데, '아무거나'라고 한다면 아바이순대와 생선구이 어떤 것이든 혼자만 먹고 소개는 뒷전이라는 생각입니다. 김종민이 '아무거나'라고 외치자 강호동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은 것도 바로 이때문입니다.


셋째는 방송 내내 '존재감'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김종민은 좀 심하게 말하면 '1박2일' 맴버가 아니라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1박2일' 촬영현장을 구경 나온 사람같습니다. 맴버들이 가는 데로 따라 다니며 구경하고 밥 먹고, 시시때때로 그저 배시시 웃기만 하고 참 편하게 예능 합니다. 이런 정도면 아무나 데려다 놓아도 김종민 만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촬영하고 돈도 받으니 김종민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청춘불패'의 효민은 '병풍'소리를 듣더라도 존재감을 찾기 위해 써니에게 바싹 붙어 방송분량을 3위까지 끌어올릴 만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리안루트'편에서 김종민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맴버들 중 가장 먼저 고성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방송에서는 열심히 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으니 효민보다 더한 '통편집남'이 되고 있습니다.

김종민은 지난 3월말 퀴즈쇼 '1대 100'에 출연해 '사람들은 내가 (예능에) 적응을 잘 못한 줄 아는데, 나는 지금껏 주식용어로 말한다면 관망을 했던 것이다. 오늘부터 투자에 들어갈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김종민의 말대로라면 3개월간 '1박2일'에서 관망을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예능감을 살리고 재미와 웃음을 보여줘야 하는데, 말 뿐입니다. 지난주 '코리안루트'편을 보니 고성과 정선에서 맛있은 것 다 먹으려 싫컷 구경하는 것 외에는 보여준 것이 없습니다. 정선에서 레일바이크를 탈 때 이승기가 김종민 옆에서 말을 걸며 김종민의 예능감을 살려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오히려 안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병풍'이 된 김종민은 맴버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민폐를 끼치고 있습니다.


안동편에서 강호동과 제작진은 복귀 한 달 만에 김종민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강호동은 지금까지 6명으로 해오던 시스템이 김종민 때문에 7명이 됨에 따라 복불복 등 전체적으로 진행이 애매해졌다고 했고, 나영석PD 역시 김종민의 복귀에 대해 고민 많이 했다고 했는데 진짜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인지 모릅니다. 욕지도편에서 제작진이 '괜히 데려왔어', '이제 겁이 난다'고 한 말은 괜한 기우가 아닌듯 합니다.
김종민의 말처럼 2년 간의 공백 때문에 어쩌면 관망기간이 필요했을지 모릅니다. 그 관망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말 그대로 '병풍'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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