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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지붕킥‘, 해리와 신애가 이은 끈의 의미?

by 카푸리 2010.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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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을 앞두고 연일 ‘지붕킥’이 이별 모드네요. 유일하게 잘 나가고 있는 커플은 순재-자옥입니다. 4각 러브라인이 외견상으로는 모두 깨졌습니다. 이제 지정, 준세커플 모두 각자의 길을 가야 하는 건가요? 124회 에피에서 해리가 신애의 손에 줄을 묵고 서로 한시도 떨어지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 줄이 단순한 에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종영을 앞두고 해리의 마지막 에피를 담은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신애는 세경, 해리는 준혁이가 되어 나중에 세경과 준혁이가 다시 만난다는 인연의 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혁이와 세경이는 다른 커플들에 비해 왠지 나중에 다시 만날 거라는 생각때문이죠.

신애는 막상 아버지를 따라 이민을 떠나려고 하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신애의 이민을 알게된 해리는 그동안 잘 해주지 못한 것이 걸려서 ‘자기 허락 없이는 아무데도 못간다’고 했는데,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그래서 남은 시간이라도 해리는 신애의 손에 끈을 묶고 화장실도 같이 가고 밥도 같이 먹고 모든 행동을 같이 합니다. 진작 이렇게 잘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종영을 앞두고 우리 해리가 이제야 철이 들었네요. 그런데 해리가 신애에게 묶은 끈이 단순히 해리가 철들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에피는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이 끈이 해리-신애는 물론 세경과 준혁을 다시 이어주는 인연의 끈으로 보였습니다.


123회에서 세경은 준혁에게 이민을 간다고 말했습니다. 세경의 이민에 준혁의 마음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차라리 꿈이라고 얼굴을 꼬집어 보고 싶지만 엄연한 현실입니다. 세경과 며칠 있으면 헤어져야 하는 준혁은 세경을 외면해 버리고 맙니다. 세호의 집에서 자며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있는데, 준혁의 마음은 조금이라도 더 세경을 보고 싶겠지요. 그런데 세경을 떠나 보내야 한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세호 집에서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겁니다. 세경도 그 마음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준혁에게 계속 문자를 보내며 집으로 돌아오라고 하지만 준혁은 세경의 문자에 답장도 해주지 않네요.

어제는 준혁이가 세경에게 짝사랑을 고백했는데, 오늘 124회에서는 세경이가 준혁에게 고백을 했습니다. 세경은 ‘그동안 준혁학생 때문에 외롭지 않고 힘들지 않았다’며, ‘누구보다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해 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93회에서 나왔던 에피 중 준혁이가 세경의 방에 몰래 놓고 간 편지를 세경이가 봤다고 고백했습니다. 준혁은 왜 모른 척 했느냐고 했지만 그때 세경은 지훈을 짝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세경과 준혁은 상대만 다를 뿐 짝사랑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서로 엇갈린 사랑을 해온 것입니다. 세경이가 지훈에 대한 짝사랑을 정리하고 이제 준혁의 사랑을 막 바라다 보려고 할 때 아버지 편지를 받고 이민을 가야하는 세경의 마음이 편할 리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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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혁은 세경이 삼촌 지훈을 좋아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상관하지 않고 언제까지나 세경이를 기다릴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청천벽력처럼 하루 아침에 이민을 떠난다는 세경에게 준혁이가 얼마나 섭섭했겠어요? 준혁이가 그 서운한 마음을 이렇게 말했죠. ‘결국 떠나기 전에 불쌍해서 하루 놀이공원에서 놀아준 거에요’ 라고요. 설마 세경이가 그러겠어요? 준혁의 마음을 알고 있는 세경이는 더 가슴이 아팠을 겁니다. 준혁이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세경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풀지 못하고 있지만 그 서운함이 바로 세경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 사랑이 지금은 끝난 것 같지만 해리와 신애가 연결한 끈이 세경과 준혁을 다시 이어주는 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병욱PD가 결말에 대해 반전을 이야기했는데, 늘 새드 엔딩으로 끝내던 그의 시트콤이 이제 철이 들어 해피 엔딩으로 끝날지 모른다는 예감도 듭니다. 물론 이것도 글쓴이의 희망사항에 그칠지 모르지만 꼭 이렇게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4각 러브라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지정, 준세커플을 모두 헤어지게 하진 않을 듯 합니다. 내일과 모레 시간이 훌쩍 지나 준혁과 세경이가 대학생이 되어 다시 만나고, 지훈과 정음이도 훨씬 더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제작진의 뜻에 따라 결말이 이루어지겠지만 스포대로 정음이와 세경이가 교통사고를 당한다는 등 비극적인 상황으로 끝을 맺는다면 김병욱PD의 시트콤은 큰 비난에 직면할 것입니다. 아무리 허구로 지어낸 드라마지만 그 드라마를 현실로 착각하며 희노애락을 즐기던 시청자들에게 굳이 슬픔과 눈물을 주며 끝낼 필요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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