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만 마치고 빚더미에 앉은 아빠를 따라 강원도 첩첩산중에서 살던 산골소녀 세경이가 서울생활 6개월 만에 놀라운 성장을 했습니다. 24시간 일해야 하는 순재네 가정부로 살면서 어느새 외국인과 자유롭게 영어회화를 할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정음에게 영어 과외까지 받은 준혁이보다 영어회화를 더 잘한다는 것은 지난 6개월 동안 세경이가 피눈물 나는 노력을 했기 때문입니다.

주방에서 지훈의 사골국을 끓이고, 현경의 심부름으로 병원을 수시로 오가고, 슈퍼와 시장을 다니고 넓은 순재네 집 청소와 빨래, 그리고 식사 준비 등 잠시도 쉴 틈이 없는데 언제 그렇게 공부를 했을까요? 준혁이 준 영어 CD를 듣고 또 듣고, 이제 외울 정도가 되자 세경은 자신도 모르게 외국인과의 대화에서 말문이 트인 것입니다. 그런데 준혁은 어떤가요? 세경의 영어회화 실력을 보고 자존심이 상했는데, 제과점 외국 직원이 세경에게 작업을 걸자,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안 그래도 영어 때문에 상한 자존심을 준혁은 분노의 하이킥 한 방으로 깨끗이 날렸습니다. 아니 세경을 향한 사랑의 하이킥이었습니다.


준혁이가 세경의 과외선생님 역할을 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습니다. 특히 수학은 지훈 삼촌 앞에서는 그야말로 고양이 앞의 쥐입니다. 영어는 그래도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영어 공부를 게을리 해서 그런지 점점 자신이 없어집니다. 세경이가 방에서 영어 듣기를 하다가 마침 옷을 가지러 온 준혁에게 모르는 것을 물어봤는데, 준혁이 마음 같아서는 시원하게 대답해주고 싶은데 이걸 어쩌나요? 준혁은 세경이가 물어보기도 전에 '듣기는 약하다'고 꼬리를 내렸는데 세경의 질문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영어 회화 내용을 들어봐도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니 이거 체면이 말이 아니네요. 그런데 세경이는 질문을 해놓고 자기가 모두 대답을 합니다. 가만히 보니 세경이가 몰라서 질문한 게 아니라 준혁의 영어실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일부러 물어본 것이 아닐까요? 어쨌든 준혁은 자존심이 팍 상했습니다.


현경은 순재-자옥의 결혼식 준비를 위해 동분서주 합니다. 현경은 세경에게 베이커리에 가서 웨딩케익과 디저트가 어떤 종류인지 확인을 좀 해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과점에 가는데, 이때 막 들어온 준혁이가 ‘같이 가자’며 따라 나섰습니다. 세경이는 준혁이에게 공부하라고 했지만 세경이와 데이트 할 기회를 준혁이가 놓칠 리가 없죠. 버스를 타고 제과점에 가는데 세경이가 봄이라고 하자, 준혁이는 4월에 여의도 윤중로 벚꽃축제를 같이 구경 가자고 합니다. 세경에게 푹 빠진 준혁의 마음, 공부는 언제 하나요?

웨딩 케익 전문점에 왔는데, 하필이면 점원이 외국 사람이네요. 준혁은 영어 울렁증 때문에 그 점원에게 한 마디 말도 못하는데 놀랍게도 세경이가 영어로 더듬 더듬 대화를 하네요. 옆에 있던 외국 점원이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자, 세경은 준혁에게 ‘앉아서 기다리라고 한 거 맞죠?’ 하고 물으며 또 준혁을 난처하게 만듭니다. 외국점원이 웨딩케이크과 디저트를 가지러 왔는지 아니면 그냥 확인하러 왔는지 묻자, 준혁은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몰라 ‘예스, 웨딩케이크 앤드 디저트’라고 대답합니다. 외국 점원이 다시 한번 물어도 준혁은 ‘웨딩케이크 앤드 디저트’만 반복합니다. 외국 점원이 답답해하자, 또 세경이가 준혁에게 케이크를 자지러 왔는지, 확인하러 온건지 물어보는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그리고는 외국 점원에게 내일 케이크와 디저트를 배달해달라고 했는데, 이 점원은 세경과 준혁의 결혼식이냐고 묻네요.


세경은 ‘노’라고 하고 준혁이도 남자친구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외국 직원은 준혁이가 남자친구가 아니라면 데이트 신청을 해도 되냐고 세경에게 작업을 거는게 아니겠어요? 옆에서 듣고 있던 준혁은 뭔가 낌새가 이상한지 벌떡 일어서서 뭔가 한마디 하려는데, ‘유, 화이(why)...' 하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합니다. 준혁이가 하고 싶은 말은 ’왜 이 여자에게 작업을 거나? 혼날래?‘라는 얘기 아니겠어요? 제과점을 나온 준혁은 제과점 외국 직원이 세경에게 관심을 보이자 기분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세경에게 ’언제 그렇게 영어를 배웠느냐‘며 부러워하면서도 산속에서 살다온 세경보다 영어를 못하는 자신을 책망했습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준혁이가 아닙니다. 준혁은 줄리엔에게 그 외국직원에게 써먹을 영어 문장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제과점 점원이 세경에게 작업을 걸지 못하도록 한 마디 하려는 겁니다. 그 내용은 ‘저 여자한테 작업 거는 것 같은데 보기 안 좋으니까 그러지 마라. 저 여자가 너한테 관심하나도 없으니까’였는데, 세경을 지키기 위한 준혁의 노력이 눈물겹지 않나요?


다음 날 세경은 준혁이와 함께 웨딩 케익을 가지러 제과점에 갔는데, 외국 점원이 세경에게 퇴근 후 술 한잔을 하자고 또 작업을 겁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준혁은 무슨 말인지는 잘 몰라도 점원의 느끼한 얼굴 표정과 세경의 난처한 얼굴을 보고 그 점원이 세경에게 작업 거는 것을 눈치로 알아차렸습니다. 그런데 이 느끼한 점원이 세경의 손을 잡으려 하자 준혁의 눈이 분노로 이글이글 타올랐습니다.

준혁은 줄리엔에게 부탁해서 만든 말을 하려 했지만 흥분해서 몇 마디 하다가 ‘아우! 이 ×자식’ 하며 점원에게 분노의 하이킥, 사랑의 하이킥을 날렸습니다. 그리고 영어가 안되다 보니 한국말로 경고까지 합니다. ‘한번만 더 저 여자에게 찝쩍거리면 그땐 죽는다!’ 하이킥 한 방을 얻어맞은 점원이 ‘왜 그러느냐?’며 영어로 말하려 하자, 준혁은 ‘아우~영어 하지마 아우! 진짜’ 하면서 어쩔 줄 모르는데 준혁의 그 모습이 왜 이렇게 귀여운지요? 옆에서 지켜보던 세경이가 깜짝 놀랐지만 세경이가 반할 만큼 준혁이는 멋졌습니다. 준혁은 세경에게 폭력을 행사해서 미안하다고 했는데, 세경은 ‘오히려 고맙기도 하고 속시원 했고, 준혁 학생 화나니까 멋있었다’고 했습니다. 준혁은 줄리엔에게 배운 영어 한마디도 써먹지 못했지만 '분노의 하이킥' 한 방으로 세경에게 멋진 남자로 인정받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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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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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렇게 매끈하고 정겨운 리뷰는 너무 오랜만인것 같아요. ^^ 보는내내 웃음을 지었답니다. 글로써도 마음이 행복해질수있다는 것을 느끼구갑니다. 뭔가를 배우고가는것 같네요. 너무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