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조연 천지호(성동일)가 포졸이 쏜 화살 한 방에 허무하게 죽었을 때 조금 멍 때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조연이지만 주연만큼 진가를 발휘한 그의 미친 존재감과 미친듯한 웃음을 다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천지호의 하차 때문일까요? '추노'가 조금 늘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 느낌을 짝귀가 메워주고 있습니다. 방송 첫 회에 대길이가 노비 은실이 모녀를 구해준 후 '월악산 짝귀에게 가거라' 라고 할때부터 무술실력을 보나 카리스마로보나 뭔가 범상치 않은 포스를 기대했는데, 19회부터 등장한 짝귀의 존재는 코믹 캐릭터였습니다. 짝귀로 등장하는 안길강이 '선덕여왕'에서 '칠숙'으로 열연했기 때문인데 '추노'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연기 변신한 안길강이 비밀 병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사극은 방송 초반에는 빠른 전개로 시청자의 시선을 집중시키지만 중반 이후 늘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덕여왕'도 21회에 등장한 비담 김남길이 비밀병기로 지루하게 전개되던 '선덕여왕'의 인기를 재점화시켰습니다. 천지호 하차 이후 바로 등장한 안길강은 성동일의 명품 조연 연기 때문에 다소 부담스러웠을텐데 19회와 20회 스토리를 보니 극 전개의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황철웅에게 큰 부상을 당한 최장군과 왕손이도 월악산에 들어와 부상당한 몸을 추스르고 있었는데, 형장에서 탈출한 이대길, 송태하, 언년이, 원손마마, 설화 등 모든 출연진이 월악산으로 모였습니다. 황철웅은 무술 고수 5명과 함께 월악산 영봉으로 송태하와 원손마마를 죽이기 위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짝귀가 도적떼 두목으로 살고 있는 월악산이 '추노'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짝귀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될 수 밖에 없습니다. 대길이에게 한쪽 귀를 잃은 짝귀는 그 앙갚음을 위해 대길과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는데, 번번히 나가 떨어져 아직 대길의 무술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짝귀는 부인이 출산 중에 죽는 등 아픈 과거를 안고 있는 인물입니다. 19회 첫 등장 때 최장군과의 기싸움에서 이긴 후 최장군에게 '언니' 소리를 들을 때만 해도 '월악산 짝귀'의 포스를 기대했는데, 그 기대는 설화의 말 한 마디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사실
최장군이 짝귀에게 '언니'라고 부르며 꼬리를 내린 것(?)은 사실 부상을 당한 상태기 때문에 몸을 추스르기 위해서입니다. 대길을 찾아 월악산까지 달려온 설화는 짝귀를 보자마자, '아 짝귀구나!, 대길 오라버니한테 한 방 얻어 맞고 기절했다는...'라고 했는데, 짝귀의 거짓말이 만천하에 이미 밝혀졌기 때문에 월악산 산채 두목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설화의 말에 짝귀는 대길을 향해 '오늘 둘 중 하나는 죽어야겠다'라보 분노의 허풍(?)을 떨었지만 그 허풍을 월악산에 있는 사람들이나 시청자들이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그래도 짝귀의 허풍은 귀엽기만 합니다.
언년이와 함께 산채로 온 원손마마를 안아보며 아이를 좋아하는 짝귀의 모습에서 도적떼 두목다운 카리스마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습니다. 등장하기 전에는 대길의 입을 통해 무술실력으로 볼 때 '추노' 최고의 고수로서 황철웅을 베어버릴 기세였는데, 막상 보니 산골마을에 사는 동네 아저씨처럼 친근합니다. 제작진은 천하의 도적 두목 짝귀에게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왜 짝귀에게 이런 캐릭터를 부여한 것일까요? 종방을 향해 가는 '추노'는 살인귀 황철웅과 이대길, 송태하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줄초상과 천지호 죽음 등 조연들이 모두 죽어나간 마당에 황철웅과 송태하, 이대길 역시 죽음의 그림자가 점점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누가 죽고 누가 살아 남을지 모르지만 아직 죽어나갈 사람은 많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런 가운데 '짝귀'마저 살인귀를 능가하는 무술고수 캐릭터라면 '추노'는 무협지 수준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그래서 짝귀에게 천지호의 빈자리를 메꿀 수 있는 코믹 캐릭터를 부여한 것이며 안길강이 그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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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하와 원손마마를 추격하는 황철웅은 짝귀의 부하를 통해 월악산 산채 위치를 알고 달려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월악산은 지금 잔치 준비가 한창입니다. 은실이가 대길이가 돌아오면 잔치를 벌인다고 한 짝귀의 약속을 지키라고 했기 때문에 원님 덕분에 나발 부는 격입니다. 산채에 있는 이대길은 언년이때문에 마음 아파하고, 송태하는 산채를 떠나려 하고 있습니다. 최장군과 왕손이는 부상중이라 제대로 힘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대길이 뿐입니다. 이미 줄초상도 치루고, 천지호도 죽인 제작진이지만 종영을 앞두고 짝귀의 코믹 연기를 통해 극의 긴장감을 완화시키고 있습니다.

산채로 온 대길이를 한 방에 때려 눕히고 송태하와 결투까지 벌이며 범상치 않은 무술실력도 보여준 짝귀는 앞으로 남은 '추노' 전개에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설화 등 많은 사람들이 짝귀가 대길에게 한 방에 나가 떨어졌다고 하나, 그동안 월악산에서 닦은 진정한 무술실력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짝귀가 바보스럽고 어리숙한 모습으로 나오지만 월악산 향해 달려오는 황철웅과 5명의 무술고수에 맞서 화려한 무술 실력을 자랑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천지호의 하차로 '추노'의 인기가 주춤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짝귀 안길강이 비밀병기로 나타나 그 빈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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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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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짝귀의 등장으로 한층더 분위기가 띄워진거 같습니다.
    마냥 무섭고 우락부락한 모습과 성격이지라도 애들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따뜻한 인간미가 돋보인거 같네용^^
    좋은 글 잘읽고 갑니다.
    바람이 많이 부네요~
    감기 조심하시궁~행복한 금요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