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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사극 <추노>에서 주인공 못지 않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던 천지호가 대길이를 대신해 죽음으로 하차했지만 천지호에 대한 애정은 아직도 식지 않고 있습니다. 천지호역을 맡았던 성동일은 첫 사극 출연에서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성동일이 천지호 캐릭터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실제 지인중 천지호 캐릭터와 똑같은 사람이 있어서 그만큼 천지호 배역에 몰입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성동일은 주인공 이대길 옆에 붙어서 가끔씩 나오는 천지호에게 강한 생명력을 불어넣은 연기로 미친 존재감, 미친 웃음 뿐만 아니라 수많은 명대사, 명장면을 남겼습니다. 회당 2~3회 정도 출연했던 천지호가 18회에서 하차할 때까지 남겼던 내 맘대로 명대사, 명장면 베스트 5를 선정해봤습니다.
'도라지 백뿌리 보다 산삼 한뿌리가 낫네'
성동일이 천지호로 강한 인상을 주기 시작한 것은 2회부터였습니다. 언년이를 쫓기위해 추노꾼이 된 대길이는 천지호 패거리와 추노질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하던 경쟁관계였죠. 대길이를 업어서 키웠다던 천지호는 대길이와 극 초반에는 원수지간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래서 대길이를 죽이기 위해 천지호 패거리는 언년이가 옷감을 널던 때와 똑같이 꾸며놓고 대길이를 유인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대길이가 언년이를 이용한 함정인 것을 알고 천지호에 말하죠. '언니는 말이요. 오늘 내손에 죽을게요.'
그러자 천지호는 '니가 저자거리 10년만에 재담만 늘었구나' 하고 호기를 부립니다. 그런데 만득이 등 부하들이 다 나가 떨어지자, 천지호는 '도라지 백 뿌리 보다 산삼 한 뿌리가 낫네' 명대사를 남깁니다. 이 말은 싸움 못하는 부하 100명보다 제대로 된 싸움꾼 대길이 한명이 낫다는 말입니다. 이때부터 천지호는 겉으로는 대길이를 미워하는 듯 하지만 속으로는 대길이를 조선 최고의 추노꾼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대사 한 마디로 천지호는 시청자들에게 시선과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명품대사로 기억될 '나 천지호야~ 천지호!'
천지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썩은 이를 들어내며 '나 천지호야~ 천지호!'라는 대사입니다. 그는 이 대사를 시도 때도 없이 날렸습니다. 저자 거리에서 불량배 끼를 들어내며 이 대사를 할 때는 천하의 시정잡배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황철웅에게 원수를 갚는다면 '나 천지호야~ 천지호!' 할 때의 이 대사의 의미를 달랐습니다. '은혜는 못 갚아도 원수는 갚는다'는 말이었습니다. 추노꾼으로 살아오면서 천지호는 의리 하나만큼은 남달랐습니다. 성동일의 단골 대사 '내가 누군줄 알아? 나 천지호야~ 천지호!'는 예능프로에서 패러디될 정도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였습니다.
'난 말야, 은혜는 안 갚아도 원수는 갚는다'
10회에서 천지호의 부하 만득이마저 황철웅에게 당했습니다. 동생 만득이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천지호는 비애와 분노, 허세와 죄책감이 뒤섞인 절규를 꺼이 꺼이 토해냈습니다. 그 슬픔은 부하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만득이에게 엽전 한 잎을 입에 물어주던 장면은 성동일이 감독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한 장면이라고 하는데, 이 연기도 많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봐라 이놈아, 배산임수야. 뒤에는 산이 딱 버티고 있고 말야 앞에는 물이 쫙 펼쳐져 있고 이히히히. 언니나 되니까 이런 명당자리 잡아주는 거야. 대길이 놈 같았으면 잡아주겠냐? 이히히히. (엽전 두 개를 만득이 입안에 넣어주며) 자, 히히히 너니까 더 주는 거야 이놈아! 그러니까 저승 갈 때 노잣돈 아끼지 말고 팍팍 써! 히히히. 만득아 걱정하지 마, 한양 올라가거든 애들 모아서 꼭 니 원수 갚아줄게. 은혜는 못 갚아도 원수는 꼭 갚는 게 이 천지호야. 알어? 이 천지호오옷! 으헤헤헤헤헤아아아..."
그의 이 연기는 소름이 끼치다 못해 성동일이 천지호에 빙의된 듯 했습니다. 특히 슬픔을 감추고 우는 연기는 그 어느 마쵸보다 멋졌고, 성동일표 연기의 진수였습니다.
천지호의 36계 줄행랑, '천사인볼트'였다
천지호는 부하들을 모조리 죽인 황철웅에 대한 원수를 갚는다고 했는데, 황철웅의 무술 실력으로 봐서 역부족입니다. 천지호는 17회에서 감옥에 갇혀있던 대길이를 구하기 위해 담장을 넘으려다가 황철웅을 발견하고 '너 잘 갈렸다' 하면서 활을 꺼내 황철웅의 등 뒤로 화살을 날립니다. 그런데 천지호의 화살은 죽궁이라 화살보다 소리가 먼저 나기 때문에 황철웅이 맞을 리 없습니다. 천지호는 재차 화살을 꺼내 황철웅에게 날렸지만 철웅은 가쁜하게 피했습니다. 천지호는 복면을 썼지만 철웅은 그가 천지호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이제 천지호는 황철웅과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쳐야 할 때입니다.
천지호는 화살이 빗나가자, '에잇, 호랑이 수염을 뽑다 말았네'라는 명대사를 남기고 칼을 뽑았습니다. 그런데 천지호의 무술 실력이 황철웅을 당해낼 수 있나요? 몇 번 칼이 부딪혔는데, 안돼겠다 싶었는지 천지호는 작전상 후퇴(?)를 하면서 빛의 속도로 도망을 갑니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천사인볼트'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그의 도망신을 명장면의 하나로 꼽기에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천지호의 죽음과 유언, '발가락을 긁어달라'
천지호 캐릭터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포졸의 화살을 맞고 죽는 장면이었습니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대길이를 구하기 위해 포졸 옷으로 위장한 채 형장에 잠입한 천지호의 얼굴은 사뭇 긴장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대길이를 구해 도망하던 중에 포졸의 화살을 등에 맞고 서서히 죽어갔습니다. 깊은 산속으로 대길이와 함께 도망을 쳤지만 천지호는 죽음을 받아들이며 마지막 가는 길에 대길에게 '발가락을 긁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대사는 천지호의 죽음을 슬퍼하는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가는 길에도 빵 터지는 웃음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웃음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웃음이었습니다.
대길이가 천지호의 발가락이 추울까봐 입김을 불어주며 꺼이꺼이 울던 것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한 슬푼 눈물이었습니다. 천지호는 자기 입에 저승길 노잣돈으로 엽전 한입을 집어넣으며 대길에게 '내 마지막 가는 길에 네가 옷 한벌은 해주는 구나'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대길이 옆에서 죽었습니다.
천지호 캐릭터는 주인공 대길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어 ‘주연같은 조연’이란 말까지 들었습니다. 성동일의 미친 존재감 연기를 보지 못하고, 미쳐버린 듯한 웃음소리도 이제 못 듣게 됐네요. <추노>가 방송 초반에 이다해의 과도한 화장, 노출신 등으로 비난을 받을 때 그 비난을 누그러뜨린 것은 성동일의 명품 조연연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의 명품 연기, 명품 대사를 더 이상 못 듣게 된게 아쉽네요.
'도라지 백뿌리 보다 산삼 한뿌리가 낫네'
성동일이 천지호로 강한 인상을 주기 시작한 것은 2회부터였습니다. 언년이를 쫓기위해 추노꾼이 된 대길이는 천지호 패거리와 추노질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하던 경쟁관계였죠. 대길이를 업어서 키웠다던 천지호는 대길이와 극 초반에는 원수지간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래서 대길이를 죽이기 위해 천지호 패거리는 언년이가 옷감을 널던 때와 똑같이 꾸며놓고 대길이를 유인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대길이가 언년이를 이용한 함정인 것을 알고 천지호에 말하죠. '언니는 말이요. 오늘 내손에 죽을게요.'
그러자 천지호는 '니가 저자거리 10년만에 재담만 늘었구나' 하고 호기를 부립니다. 그런데 만득이 등 부하들이 다 나가 떨어지자, 천지호는 '도라지 백 뿌리 보다 산삼 한 뿌리가 낫네' 명대사를 남깁니다. 이 말은 싸움 못하는 부하 100명보다 제대로 된 싸움꾼 대길이 한명이 낫다는 말입니다. 이때부터 천지호는 겉으로는 대길이를 미워하는 듯 하지만 속으로는 대길이를 조선 최고의 추노꾼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대사 한 마디로 천지호는 시청자들에게 시선과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명품대사로 기억될 '나 천지호야~ 천지호!'
천지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썩은 이를 들어내며 '나 천지호야~ 천지호!'라는 대사입니다. 그는 이 대사를 시도 때도 없이 날렸습니다. 저자 거리에서 불량배 끼를 들어내며 이 대사를 할 때는 천하의 시정잡배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황철웅에게 원수를 갚는다면 '나 천지호야~ 천지호!' 할 때의 이 대사의 의미를 달랐습니다. '은혜는 못 갚아도 원수는 갚는다'는 말이었습니다. 추노꾼으로 살아오면서 천지호는 의리 하나만큼은 남달랐습니다. 성동일의 단골 대사 '내가 누군줄 알아? 나 천지호야~ 천지호!'는 예능프로에서 패러디될 정도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였습니다.
'난 말야, 은혜는 안 갚아도 원수는 갚는다'
10회에서 천지호의 부하 만득이마저 황철웅에게 당했습니다. 동생 만득이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천지호는 비애와 분노, 허세와 죄책감이 뒤섞인 절규를 꺼이 꺼이 토해냈습니다. 그 슬픔은 부하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만득이에게 엽전 한 잎을 입에 물어주던 장면은 성동일이 감독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한 장면이라고 하는데, 이 연기도 많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봐라 이놈아, 배산임수야. 뒤에는 산이 딱 버티고 있고 말야 앞에는 물이 쫙 펼쳐져 있고 이히히히. 언니나 되니까 이런 명당자리 잡아주는 거야. 대길이 놈 같았으면 잡아주겠냐? 이히히히. (엽전 두 개를 만득이 입안에 넣어주며) 자, 히히히 너니까 더 주는 거야 이놈아! 그러니까 저승 갈 때 노잣돈 아끼지 말고 팍팍 써! 히히히. 만득아 걱정하지 마, 한양 올라가거든 애들 모아서 꼭 니 원수 갚아줄게. 은혜는 못 갚아도 원수는 꼭 갚는 게 이 천지호야. 알어? 이 천지호오옷! 으헤헤헤헤헤아아아..."
그의 이 연기는 소름이 끼치다 못해 성동일이 천지호에 빙의된 듯 했습니다. 특히 슬픔을 감추고 우는 연기는 그 어느 마쵸보다 멋졌고, 성동일표 연기의 진수였습니다.
천지호의 36계 줄행랑, '천사인볼트'였다
천지호는 부하들을 모조리 죽인 황철웅에 대한 원수를 갚는다고 했는데, 황철웅의 무술 실력으로 봐서 역부족입니다. 천지호는 17회에서 감옥에 갇혀있던 대길이를 구하기 위해 담장을 넘으려다가 황철웅을 발견하고 '너 잘 갈렸다' 하면서 활을 꺼내 황철웅의 등 뒤로 화살을 날립니다. 그런데 천지호의 화살은 죽궁이라 화살보다 소리가 먼저 나기 때문에 황철웅이 맞을 리 없습니다. 천지호는 재차 화살을 꺼내 황철웅에게 날렸지만 철웅은 가쁜하게 피했습니다. 천지호는 복면을 썼지만 철웅은 그가 천지호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이제 천지호는 황철웅과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쳐야 할 때입니다.
천지호는 화살이 빗나가자, '에잇, 호랑이 수염을 뽑다 말았네'라는 명대사를 남기고 칼을 뽑았습니다. 그런데 천지호의 무술 실력이 황철웅을 당해낼 수 있나요? 몇 번 칼이 부딪혔는데, 안돼겠다 싶었는지 천지호는 작전상 후퇴(?)를 하면서 빛의 속도로 도망을 갑니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천사인볼트'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그의 도망신을 명장면의 하나로 꼽기에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천지호의 죽음과 유언, '발가락을 긁어달라'
천지호 캐릭터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포졸의 화살을 맞고 죽는 장면이었습니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대길이를 구하기 위해 포졸 옷으로 위장한 채 형장에 잠입한 천지호의 얼굴은 사뭇 긴장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대길이를 구해 도망하던 중에 포졸의 화살을 등에 맞고 서서히 죽어갔습니다. 깊은 산속으로 대길이와 함께 도망을 쳤지만 천지호는 죽음을 받아들이며 마지막 가는 길에 대길에게 '발가락을 긁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대사는 천지호의 죽음을 슬퍼하는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가는 길에도 빵 터지는 웃음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웃음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웃음이었습니다.
대길이가 천지호의 발가락이 추울까봐 입김을 불어주며 꺼이꺼이 울던 것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한 슬푼 눈물이었습니다. 천지호는 자기 입에 저승길 노잣돈으로 엽전 한입을 집어넣으며 대길에게 '내 마지막 가는 길에 네가 옷 한벌은 해주는 구나'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대길이 옆에서 죽었습니다.
천지호 캐릭터는 주인공 대길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어 ‘주연같은 조연’이란 말까지 들었습니다. 성동일의 미친 존재감 연기를 보지 못하고, 미쳐버린 듯한 웃음소리도 이제 못 듣게 됐네요. <추노>가 방송 초반에 이다해의 과도한 화장, 노출신 등으로 비난을 받을 때 그 비난을 누그러뜨린 것은 성동일의 명품 조연연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의 명품 연기, 명품 대사를 더 이상 못 듣게 된게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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