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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이수근은 웃음폭탄의 뇌관이다

by 카푸리 2010.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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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예능 <1박2일> 보다가 웃겨 죽는다면 누가 책임지나요? 근래 보기 드물게 이수근의 제기차기를 보다가 저녁을 먹다가 뒤로 여러 번 나자빠질 만큼 웃음 폭탄이 가득했던 흑산도 특집이었습니다. 강호동, 이수근 등 맴버들이 얼마나 웃기면 카메라맨들의 앵글이 흔들릴 정도였습니다. 이런 거 보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웃겨 죽을 만큼 재미있는데, 굳이 남극까지 갈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앞잡이 캐릭터 이수근은 <1박2일>의 숨은 보배라는 것을 어제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습니다. 모든 맴버가 다 제 몫을 하고 있지만 그 중심에 이수근이 보이지 않은 웃음폭탄의 뇌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1박2일>의 하이라이트는 홍어잡이배에 승선할 맴버 2명을 뽑는 복불복이었습니다. 기존 복불복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내 맘대로’ 복불복입니다. 맴버들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종목을 하나씩 써내게 하여 뽑기로 종목을 결정하는 겁니다. 그래서 1, 2, 3경기 1위는 홍어잡이 배 승선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2명만 최종적으로 바다로 나가게 하는 게임입니다. 강호동은 홍어잡이 배에 승선하기 싫어 팔 씨름을 적었고, 이수근은 시골 출신으로 가장 자신 있는 제기차기를 적었습니다. 그런데 종목을 쓰기 전에 강호동의 씨름에 이의 제기가 있었습니다. 은지원이 강호동이 씨름을 쓰면 공정한 게임이 아니라고 하자, 이수근은 게임 전에 강호동에게 강력한 한 방을 먹입니다. “형 할 줄 아는게 씨름 밖에 없어요?” 이 말에 강호동과 맴버들, 스탭진들이 모두 쓰러졌습니다. 이수근의 웃음폭탄 뇌관이 터질 듯 말듯 합니다.


가거도에 가 있는 MC몽과 김종민을 제외하고 강호동 등 다섯 맴버가 복불복을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게임은 이수근이 적어낸 제기차기가 뽑혔습니다. 여기서 이수근의 제기차기 웃음폭탄 뇌관이 터지면서 복불복 전체로 강력한 연발 웃음탄으로 터지기 시작합니다. 게임 방식은 제기차기를 적어낸 이수근이 정했는데, 손으로 잡기가 없는 상태에서 기회는 단 한번입니다. 김C가 첫 주자로 나서 기대와는 달리 2개, 이승기가 5개를 했습니다. 강호동은 제기에 절까지 하며 정성을 들였지만 긴장한 나머지 한개도 차지 못했습니다. 은지원이 4개를 했으니 이제 누가 봐도 이수근이 1위를 따놓은 당상입니다.

마지막 주자로 나온  이수근은 마치 1등을 한 것처럼 의기양양하게 준비를 합니다. 이수근은 시골 출신으로서 제기차기는 누구보다 자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 이게 왠일입니까? 제기차기를 시작해서 2개를 찰 무렵 제기가 분리된 돌발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수근은 놀란 나머지 엉겁결에 그만 제기를 잡고 말았습니다. 이수근이 어떤 경우에라도 제기를 잡을 경우에는 0개 처리된다고 했기 때문에 자동으로 0점 처리되었습니다. 결국 이승기가 5개로 홍어잡이배 승선을 가장 먼저 면했습니다. 이수근이 제기를 차다가 잡는 순간부터 맴버들은 뒤로 나자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수근이 초강력 웃음폭탄의 뇌관을 터뜨린 것입니다. 이승기는 ‘태어나서 제일 크게 웃은 것 같다’고 하고 맴버들은 끝 없이 웃었습니다.


이수근은 제기가 분리됐기 때문에 다시 한번 하겠다고 했지만 맴버들이 허락할 리가 있나요? 불과 5분전에 한번 잡으면 탈락이라고 본인 입으로 당당하게 얘기했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수근은 제기차기 하던 그 순간을 바둑 복기하듯이 다시 되뇌이는데, 그 상황이 또 다른 웃음폭탄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이수근은 그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수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던 것입니다. 이런 긴박함을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이수근의 예능적 감각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웃었던지 맴버들은 배가 아플 정도였고, 시청자들 또한 <1박2일> 역사상 가장 많이 웃었던 복불복이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맴버들과 스탭진이 웃는 모습으로 오랜 시간 방송한 것도 참 특이합니다. 그런데 이 모습마저도 재미있으니 이것이 바로 이수근 웃음폭탄의 힘이 아닐까요?

한번 터지기 시작한 이수근의 웃음폭탄 뇌관은 강호동의 팔씨름으로 이어집니다. 두 번째 복불복 게임은 강호동이 적어낸 팔씨름이었습니다. 강호동의 승리를 의심할 사람은 맴버들이나 시청자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팔씨름에서 또 반전이 일어나며 이수근의 웃음폭탄 뇌관이 연발로 터졌습니다. 이수근은 강호동이 팔씨름을 적어낸 것에 불만이 있었지만 그래도 게임이니만큼 하기로 했습니다. 4명의 대결에서 먼저 김C와 이수근이 대결했는데, 김C가 힘 안들이고 이수근에게 져주었습니다. 이어서 은지원과 강호동의 게임인데, 시작하자마자 강호동이 은지원을 누를 것 같았는데, 옆에서 은지원에게 김C가 ‘이기는 게 목적이 아니고 최대한 힘 빼는게 목적이다’라고 한마디 합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강호동은 은지원에게 져주는 척 하면서 방송 분량을 확보하려다 힘은 힘대로 빼고 말았습니다.


강호동은 힘이 빠질 대로 빠진 채 은지원에게 간신히 승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이수근은 강호동이 연기한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수근은 강호동이 은지원에게 승리하자마자 바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젓먹던 힘을 모아 단번에 강호동을 눌러 이겼습니다. 이수근이 천하장사 강호동을 팔씨름에서 이긴 것입니다. 이런 반전이 또 어딨습니까? 강호동이 승부 조작이라고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은지원과 김C, 이수근의 합작으로 강호동이 이수근에게 패하고 만 것입니다. 이수근은 이로써 두 번째로 홍어잡이배 승선을 면하게 됐습니다. 마지막 한 명은 윗몸일으키기로 결정했는데, 은지원이 1위를 하는 바람에 결국 홍어잡이배 승선은 강호동과 김C로 결정됐습니다.

최근 <1박2일>은 동시간대 ‘패떴’과 ‘일밤’을 제치고 시청률 40%를 넘볼 정도로 독주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주말 예능의 절대 강자로 올라선 <1박2일>은 이제 시청자투어 특집, 남극 특집 등 대형 이벤트로 그 여세를 몰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박2일>의 힘은 웃음폭탄의 뇌관 이수근이 있기 때문에 평소 방송으로도 충분히 웃음과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어제 제기차기는 이수근이 <1박2일>의 보이지 않는 보배요, 그의 예능적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복불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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