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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강심장, 토크쇼를 가장한 짝짓기 프로?

by 카푸리 201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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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을 뒤흔드는 강한 이야기? 신개념 토크쇼? 도대체 뭐가 심장을 뒤흔드는 얘기인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신개념이란 것이 뭘 말하는지 모르겠는데, 확실한 것은 매주 <강심장>이 짝짓기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메인MC 강호동은 중매쟁이를 자처하고, 공동MC 이승기는 옆에서 맞장구치기 바쁩니다. 예전 M본부에서 방송되던 ‘사랑의 스튜디오’라는 청춘남녀 짝짓기 프로가 있었는데, 그때는 출연자들이 부끄러움과 조신함으로 시청자들마저 가슴이 두근 거릴 정도였는데, <강심장>의 짝짓기는 대놓고 노골적이라는 것이 다릅니다. 천박하고 싼티나는 짝짓기에 토크는 실종돼 버렸습니다.

어제 <강심장>은 지난주에 이어 2010년 예능 샛별들의 토크 배틀 2탄이 방송됐습니다. 1부에서는 정가은, 정용화, 데니안, 김기욱의 토크 배틀이 있었고, 2부는 ‘미녀와 짐승 스페셜’이란 미명하에 본격적인 아이돌 짝짓기가 진행됐습니다. 짝짓기에 등장한 게스트는 소녀시대 윤아, 2PM의 옥택연이었고 여기에 MC 이승기가 가세했습니다. 이승기, 윤아, 옥택연은 그냥 출연만 해도 시청률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최고의 스타입니다. 그런데 이 세 명을 두고 강호동이 잔인한 짝짓기를 진행할 때는 <강심장>이 연애 전문 프로로 전락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강호동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죠. 이승기와 옥택연을 두고 누가 더 마음이 끌리냐구요. 윤아는 부드러운 남자 이승기를 택했습니다. 윤아를 두고 황제 이승기와 짐승돌 옥택연의 대결을 보면서 토크쇼가 아니라 스캔들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더 꼴불견인 게 있었습니다. 바로 DJ 김혜영과 배우 황인영의 추태입니다. 김혜영은 옥택연을 가까이서 보니 너무 멋있다며 포옹하고 싶다며 실제로 옥택연과 포옹을 했고, 황인영은 택연에 대한 집착을 보이며 10살 나이차(연상)를 극복한 사랑을 하고 싶다며 역시 택연과 격하게 포옹을 했습니다. 방송에 나와 연예인들끼리 미국식 인사법으로 포옹을 할 수 있으나 김혜영과 황인영의 포옹은 사심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니까 옥택연을 두고는 유부녀 김혜영과 10살 연상인 황인영이 옥택연을 두고 연상 연하남 짝짓기를 하는 듯 했고, ‘소시’ 윤아를 두고 이승기와 택연이 사랑의 작대기를 뻗는 것 같았습니다.


18회는 ‘2010 예능의 대세 스페셜’로 애프터스쿨의 가희, 유이, 브아걸의 나르샤와 제아, 정가은, 정용화, 엠블랙의 이준, 휘성, 김기욱, 김정민, 김영철, 데니안 등 초특급 게스트들이 출연했습니다. 겨울방학 특집이라며 <강심장>이 이렇게 아이돌 특집을 방송한 것은 동시간대 경쟁프로 김승우의 ‘승승장구’를 의식한 것이 아닐까요? 아이돌을 앞세워 청소년들의 시선과 관심을 끌어 시청률을 올리려는 얄팍한 술수같아 씁쓸합니다. '승승장구'는 이제 걸음마를 떼려고 하는데, 그 걸음마를 휘청거리게 합니다.


<강심장>은 ‘상상플러스2’를 폐지시킨 후 새롭게 시작한 ‘승승장구’를 초반에 무너뜨릴 기세로 아이돌 물량공세를 펼친 것이 아닌지 의심됩니다. 윤아, 옥택연 중심으로 방송이 되다보니 오랜만에 예능프로에 나온 휘성은 한 두 번 화면이 스쳐 지나간 것 외에는 말 한마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지난주 예고편(강심장 다이어리에 있던 사진에 적힌 글)에 ‘파워풀한 가창력만큼 강력한 이야기를 준비한 휘성의 토크! 2월 9일 화요일밤. 11시 5분 강심장에서 공개됩니다’라고 했는데, 휘성의 토크는 증발해버렸나요?

신개념 토크라고 해놓고 아이돌 짝짓기 열애설을 부추기는 것으로 시간 다 보내고, 진정한개념 토크는 보이지 않습니다. 21명의 국가대표급 게스트를 초청해놓고 실제로 주목받는 게스트는 지난주도, 이번주도 아이돌 뿐입니다. 지난주는 애프터스쿨의 가희, 이번는 유희 그리고 2PM의 택연과 준호, ‘소시’의 윤아 방송 분량이 대부분입니다. 데니안과 김기욱 등 다른 게스트들의 토크는 그나마 짧게 편집됐습니다. 그런데 택연은 ‘찟택연’ 별명을 갖게된 타방송사 음악프로까지 갖다가 틀어대고, 준호의 파워플한 댄스를 장시간 보여주지만 단독샷으로 얼굴 한번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게스트도 있습니다. 제작진이 인기가 많은 ‘아이돌’ 위주로 편집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마치 ‘아이돌 짝짓기’ 특집이고 택연, 윤아, 준호, 이승기를 제외한 나머지 게스트는 모두 방청객 같았습니다. 게스트 초대 비용이 아깝습니다.


<강심장>은 이제 인기, 시선 끌기 위주의 방송을 탈피해야 합니다. 택연과 윤아의 스캔들은 별로 관심 없고, 또 사실도 아닌데 강호동은 왜 중매쟁이가 돼 두 사람을 짝지워주려고 애써 몰고 가는지요? 강호동의 이런 행동은 다분히 ‘조작’되고 계산된 행동입니다. 실제로 택연과 윤아가 사귄다면 두 사람이 <강심장>에 나와 편안하게 방송하지 않습니다.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두 사람이 한꺼번에 방송 나오는 것을 가급적 피하겠죠. 그런데도 <강심장> 제작진은 택연-윤아의 열애설에 대해 자가발전을 한 후 나중에는 발전기를 스르르 꺼버리는 것 같습니다. 즉, 제작진들이 북 치고 장구 치고 한다는 겁니다.

<강심장>은 다음주 예고편에서 준호가 우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 눈물로 박재범을 연관시켜 시청률을 낚으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됩니다. 낚시 프로도 아닌데, 매번 예고편으로 시청자들을 낚는 재미로 <강심장>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방송이 끝나자 마자 포털 네이트에서 ‘강심장 재범’이란 검색어가 떴는데, 이것이 바로 제작진이 바라던 바가 아니었나요? <강심장> 제작진의 예고편 낚시 편집은 시청자를 기만하는 짓입니다.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토크쇼가 신개념 토크쇼, 심장을 뒤흔드는 얘기? 맞긴 맞는 것 같습니다. 낚시 때문에 뿔난 시청자들의 심장이 억울해 뒤흔들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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