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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아이리스, 재방송같은 러브신 지겹다

by 카푸리 2009.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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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00억원을 투자한 블록버스터급 대작이라며 <아이리스>는 방송 전부터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으로 시선과 관심 끌기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방송 초기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죠.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스피드한 전개에 정신없이 끌려오는 듯한 느낌이지만 일단 20부작을 다 봐야 이해가 된다는 제작진의 말에 ‘그런가보다’하고 시청하지만 중간 과정을 뚝 잘라먹은 듯한 불친절한 편집에 불평도 많지요. 첩보 액션물 특성상 빠른 전개를 하다보니 ‘그럴 수 있겠다’ 하고 백번 양보를 하고 보지만 이병헌․김태희의 반복되는 키스신과 베드신은 몰입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너무 자주 보다 보니 짜증이 날 정도에요. 200억을 들인 초대작인데 이병헌, 김태희의 멜로 드라마로 나가는 건 아니겠지요?

극 초반 이병헌과 김태희가 일본 아키타에서 밀월여행 중 보여준 사탕키스신은 신선했고, 베드신 또한 수위 조절도 적절해 나쁘지 않았어요. 첩보 액션물이지만 러브신이 극의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는 양념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특히 사탕키스 장면은 방송 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화제였고, 이런 멜로신이 극 초반 시청률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지요. 그런데 제작진이 이 ‘사탕키스’에 너무 매료된 거 아닌가요? 좋은 말도 자꾸 들으면 싫은데, 이건 뭐 멜로드라마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여주듯이 시도 때도 없이 사탕키스와 베드신, 게다가 슬픈 동상의 전설까지 반복해서 내보내니 짜증나네요.

반복되는 러브신으로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연기력 논란을 빚고 있는 김태희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제 처음으로 출연한 유민은 일본 내각조사실 요원으로 만만치 않은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김태희는 김소연과 유민과 연기경쟁을 해야 하는데, 김태희는 러브신 위주로 나가고 김소연과 유민은 공작원 포스를 보여주니 김태희가 억울한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는지도 모르죠. 어제도 김태희는 베드신으로 오랜만에 보여준 김소연과의 박진감 넘치는 지하철 액션신을 희석시켜 버렸네요.


지난주(6회) 엔딩 장면은 뜬금없이 김현준(이병헌)이 전기 고문을 받는 장면으로 끝나 의아해했는데, 어제(7회) 방송을 보니 이 조직의 실체는 일본의 내각조사실이었네요. 그리고 왜 김현준이 이곳으로 끌려와 모진 고문을 받는지 그 과정을 보여줘 궁금증이 해소되었어요. 내각조사실 요원으로 처음 출연한 사토(유민)는 김현준에게 정치인의 탈을 쓴 사회정의당 소속 야쿠자 정치인을 암살하면 풀어주겠다는 제안을 하죠. 내각조사실에서 직접 암살을 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김현준을 붙잡아 암살을 사주한 거죠. 김현준은 꼭 살아서 백산부국장에게 복수를 해야겠기에 그 제안을 수락해 야쿠자 정치인 암살에 성공합니다. 그러나 내각조사실은 임무에 성공한 김현준을 제거하는 것이 뒷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죽이려고 하는데, 김현준은 가까스로 빠져나옵니다. 내각조사실 요원 사토(유민)가 김현준을 죽이는 것에 반대를 하는데, 이러다 김현준은 또 유민과 러브라인 연결되는 거 아닌지 궁금하네요.

암튼 암살에 성공한 김현준이 다시 돌아온 곳이 밀월여행지 아키타입니다. 드라마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야쿠자 조직이 김현준을 추적하는 과정이 조금 더 긴박감 있게 전개되어야 하는데, 바로 눈 덮힌 설원 아키타현의 김현준이 나오죠.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이 김태희와의 러브신인데, 갑자기 첩보 액션물을 보는 긴장감이 뚝 떨어진 느낌이었어요. 처음 볼 때는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계속 반복해서 보다 보니 어느새 재방송 보는 듯한 사탕키스와 베드신은 이제 짜증 수준입니다.


김현준과 최승희가 아키타로 여행을 가서 길을 물을 때 나타났던 소녀가 있었는데, 일본 아역배우 미야마 카렌입니다. 극중 온천집 유키로 나오면서 김현준에게 관심을 보이며 오빠, 동생처럼 잘 지냈죠. 지난주 유키는 김현준의 잠바에서 떨어진 십자가 목걸이를 유심히 보던 장면이 나오던데, 그녀가 목에 차고 있었네요. 이 목걸이는 북한 핵개발자 홍승룡이 갖고 있던 것인데, 홍승룡이 빅(탑)에게 암살 당하기 직전에 김현준에게 준 목걸이죠. 아마도 핵개발에 대한 모든 비밀이 다 들어있는 USB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아이리스 소속의 전문 킬러 빅(탑)은 유키를 인질로 잡고 십자가 목걸이를 요구하는데, 김현준은 그제서야 목걸이가 보통 물건이 아니란 것을 알게됩니다. 8회 예고편을 보니 김현준은 유키를 구하는데는 실패하지만 십자가는 다시 손에 넣는다고 하는데요. 유키가 김현준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죽지 않았을텐데, 안타깝네요. 참 예쁘고 깜찍하던에요. 괜히 김현준 만나 죽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병헌과 김태희의 반복되는 러브신으로 짜증도 나고 극의 초점이 흐려지기는 했지만 드라마의 전반적인 흐름은 빠르게 전개되고 있어요. 극 제목이 <아이리스>인데 단체 이름입니다. 아마 이 단체는 남북통일을 바라지 않는 무기생산업체란 생각이 드네요. 남과 북이 통일되지 않은 채 계속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무기를 팔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탑은 바로 아이리스 소속의 전문 킬러(빅)로 나오는 것입니다. 악역이지만 어제 이병헌과 인질 유키를 두고 벌인 카리스마 대결은 볼만 했어요.


북한 호위부 소속 김선화(김소연)는 박철영(김승우)과의 전화신에서 엄마, 동생이 다 죽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왜 죽었는지는 과정이 생략돼서 잘 모르겠지만, 박철영과 함께 헝가리에서 북한 윤성철 최고인민위원장을 경호하다가 실패한 책임을 물어 가족을 죽인 것이 아닐까요? 김선화는 충성을 다하던 박철영을 떠나 이제 이병헌을 돕게 되는데, 이를 눈치챈 박철영이 김선화를 추적하고, 최승희는 김현준을 찾기 위해 김선화를 추적합니다. 그런데 NSS쪽 진사우는 최승희를 쫓고 있죠. 극중 주요 인물들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과 액션 장면은 긴장감도 있고 역시 첩보 액션물답습니다.

앞으로 김태희, 이병헌의 아키타현 러브신은 새로운 장면이 아니면 회상신이라도 하더라도 더 이상 내보내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장면 나올 때 채널 돌렸다는 시청자가 있을 정도니까요. 혹시 20부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주인공 김현준이 죽는 장면에서나 한번 더 나오는 정도야 이해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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