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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선덕여왕, 여왕의 꿈을 버린 미실의 화살

by 카푸리 2009.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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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선덕여왕> 제작진은 낚시의 명수입니다. 47회 엔딩 장면에서 미실이 덕만을 향해 화살을 쏘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켜 각종 추측과 스포가 난무했지요. 그중 가장 신빙성 있는 추측이 미실이 쏜 화살을 칠숙이 맞는다는 것이었는데, 어제 48회를 보고 나니 좀 다른 생각도 듭니다. 만약 칠숙이 화살을 대신 맞고 죽는다면 좀 황당한 죽음 아닌가요?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던 미실의 ‘화살신’은 48회 엔딩 장면에서 또 그대로 나왔어요. 47회 떡밥 장면이 48회까지 또 나왔기 때문에 2회분 떡밥이네요. 비담 김남길의 낙마사고로 인해 설원랑, 칠숙 등 미실측과 화려한 무공을 연기할 수 없는 입장이라 작가진에서 정말로 칠숙이 미실의 화살을 맞고 죽는 것으로 시놉을 급변경한 것인가요? 이 문제는 지금까지 제작진이 시청자들에게 던진 떡밥 중 가장 강력한 떡밥인 듯 하네요.

미실이 쏜 화살의 향방은 현재로서는 정말 가늠하기 힘드네요. 왜냐하면 매회가 끝날 때 보여주던 예고편을 어제 48회 끝에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 이유는 아직 49회분을 찍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죠. 매회 예고편을 떡밥으로 삼아 시청자들을 낚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끼던 제작진이 이런 재미를 버릴 이유가 없거든요. 비담 김남길의 부상과 ‘생방송’이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방송일에 근근이 맞춰 촬영하고 있는 제작팀으로서는 미처 49회를 준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더구나 미실 고현정이 50회를 끝으로 하차하는데, 미실의 죽음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아직 제작진에서 결정을 못했기 때문에 49회분도 촬영이 미루어지는 것이죠. 49회는 50회 미실의 죽음과 연관지어 찍어야 되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찍을 수 없죠. 어쨌든 예고편이 없다보니 미실의 화살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호기심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메가톤급 이슈가 되고 말았습니다.


칠숙이 미실의 화살을 맞기 어렵다는 것은 어제 미실이 화살을 쏠 때 칠숙의 위치를 보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미실이 화살을 쏠 때 칠숙은 미실의 뒤쪽 대각선 방향에 있었습니다. 미실을 기준으로 보면 오른쪽은 미생, 왼쪽은 세종, 미실과 세종 사이에서 칠숙이 뒤에서 호위하고 있죠. 만약 미실이 쏜 화살을 칠숙이 대신 맞으려면 무협만화에나 나올법한 무공으로 화살보다 빠른 속도로 몸을 날려야 합니다. 명색이 국민사극인데, 칠숙을 이렇게 허무맹랑하게 죽게 할 수 있나요?

물론 칠숙이 대신 맞을 것이라는 근거는 충분이 있습니다. 47회에서 덕만으로 착각하고 소화를 죽인 뒤 미실에게 ‘다음에 죽을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죽겠다’고 한 점, 소화를 죽게 한 후 심적 갈등을 겪는 점, 소화가 애지중지 키웠던 덕만이 위기에 처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소화가 생각나 대신 죽었다는 점 등은 심정적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가죠. 그러나 아무리 황당무계한 스토리가 난무하는 드라마라 해도 칠숙이 대신 맞게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허무한 죽음이죠. 명색이 국선 문노와 무예를 두고 최고를 다투던 무인인데, 칠숙은 비담과 멋진 무예를 겨누다 장렬하게 죽어야 멋지지 않을까요?


그럼 미실이 덕만을 향해 쏜 화살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요? 이 화살은 덕만을 맞추던, 칠숙을 맞추던 미실이 평생을 꿈꾸던 초라한 황후는 물론 덕만과 춘추를 제치고 여왕이 되려던 꿈을 날려버리는 화살이 됩니다. 미실은 "그래, 네가 이겼다"고 독백을 한 후 화살 시위를 당기죠. 화살시위가 당겨진 그 순간부터 미실은 전세가 역전되어 반역의 괴수가 되는 거죠. 패배를 인정했으니까요.

그리고 미실의 화살은 도대체 누구를 맞히는 것일까요? 이 문제는 어제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던 사항이었는데, 또 다시 엔딩신 떡밥으로 다음회로 미뤄지는 바람에 계속 논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실이 쏜 화살이 누구를 맞추는가에 대해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보았습니다.

첫째는 덕만이 몸에 지니고 있는 천명공주의 머리빗에 맞는다는 것이죠. 어제 덕만은 공개 추국에 나가기 전에 언니 천명공주가 남긴 머리빗을 꺼내 몇 초간 이 빗을 보여주었죠. 그동안 천명공주가 남긴 머리빗이 보일 때는 덕만이 중요한 결심을 하거나 어려울 때 힘을 달라고 할 때 빗을 꺼내보였죠. 어제 덕만은 이 빗을 꺼내 보인 후 곧 날이 밝았어요. 공개추국일이 다가온 거죠. 공개 추국을 시작하려 해도 200명에 달하는 귀족들 중 40여명만 오고 나머지는 오지 않았어요. 미실과 덕만 어느 쪽에 붙어야 살지를 냉철히 판단한 귀족들이 기울어가는 미실 측에 붙을 리 없죠. 미실은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덕만을 향해 화살을 쏘지요. 이 화살이 덕만이 몸에 지니고 있던 천명공주의 빗에 맞는다는 것이죠. 천명공주가 하늘에서 덕만을 보호해준다는 추측인데, 꽤 그럴 듯 해 보입니다.


둘째는 미실의 화살이 덕만을 비켜가는 것입니다. 미실의 무공은 이미 정평이 나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덕만의 심장을 관통시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죠. 미실은 일부러 덕만을 비켜 나가게 화살을 쏜 뒤 공주를 죽이려했다는 것 때문에 결국 대역죄인으로 몰리게 되죠. 덕만에게 미실 자신을 죽일 명분을 주게 되는 거죠. 그래서 다음주에 미실은 최후를 맞이할 것입니다. 미실의 예언대로 ‘꽃처럼 화려하게, 옥처럼 찬란히 부서지겠다’고 했으니 우아하고 품위 있고 멋지게 죽어야죠. 미실의 죽음에 대한 함구령이 내려질 정도니, 미실이 죽는 다음주가 최대 하이라이트가 되겠죠.

셋째는 덕만이 화살을 맞는다는 것입니다. 미실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이 살아왔는데, 덕만에게 무너졌으니 울분이 극에 달하겠죠. 공개 추국을 할 때 하늘에서 ‘폐하를 구했다’는 삐라가 살포되는데, 이것을 보고 미실의 눈꼬리가 올라가고 부들부들 떠는 듯한 모습을 보니 이성을 잃었어요. 결국 자기 분을 못이겨 활을 집긴 했으나 격정에 덕만을 정확히 맞추지 못합니다. 그래서 덕만은 치명적인 곳이 아닌 팔, 어깨, 다리 등에 화살을 맞고 죽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신빙성 있는 추측은 역시 칠숙이 미실이 쏜 화살에 관여한다는 것인데요. 앞서 언급한 대로 아무리 무공이 뛰어나도 날아가는 화살을 쫓아가서 맞을 수는 없잖아요. 미실의 화살에 칠숙이 어떤 방법으로든 개입되는 것은 맞는데, 그 화살을 직접 맞는 것이 아니라 미실이 쏜 화살을 칠숙이 맞춰 떨어뜨린다는 것입니다. 칠숙의 갑작스런 행동에 미실이나 덕만 등 모두가 놀라는 사이 칠숙은 미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그 자리에서 자결을 한다는 것인데 가장 설득력 있는 추측이 아닐까요?

그런데요. 문제는 제작진이 아직 49회조차 촬영하지 못한 '생방송' 체제라는 거죠. 그리고 비담이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는 변수가 있어요. 비담과 칠숙이 최고 무예를 가리며 칠숙이 무사답게 죽어야 하는데, 비담 김남길이 아직 완전한 몸이 아니라는 거죠. 어제 비남이 문노로 변장하고 나타날 때 빵 터졌는데, 변장한 문노는 김남길이 아니었어요. 김남길이 부상중이라 대역을 쓰는 거죠.

어제 48회 방송이 끝난후 예고편도 없어서 미실의 화살이 도대체 어디로 향할지 다음주까지 시청자들의 설왕설래는 계속될 듯 하네요. 그러나 분명하 것은 미실이 쏜 화살은 단순한 화살이 아닙니다. 그 화살은 미실이 여왕의 꿈을 날려버리고 미실의 죽음에 대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는 화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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