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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무한도전 TV’ 프로그램에 담긴 메시지

by 카푸리 2009.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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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부터 애국가까지 모든 방송을 무한도전이 접수한다!’ 지난주 <무한도전 TV> 예고방송이 나간 후 추석날 아침부터 무한도전이 접수해버린 방송을 보기 위해 TV를 틀었다가 속았다는 시청자가 꽤 있었습니다. 무한도전 게시판에 왜 추석날 아침부터 무한도전을 하지 않느냐는 항의성 글이 보이는 것을 보면 무한도전이 추석 당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말로 하루 종일 방송을 접수한 것으로 오해한 팬들이 많았습니다. 이는 순진함을 넘어 그만큼 무한도전의 능력을 과대평가한 것 아닐까요?

<무한도전 TV>는 무한도전 방송 시간안에서(토요일 18:30~19:50) 모든 MBC 프로그램을 패러디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방송 시작전 화면조정시간부터 애국가방송 후 방송이 끝날 때까지 ‘무도’ 맴버들이 모든 프로그램을 제작해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무도’ 제작진은 <무한도전 TV> 특집을 하면서 그냥 단순히 프로그램을 패러디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프로그램마다 시청자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분명했습니다. 그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 것이 이번 추석 특집 <무한도전 TV>의 묘미였습니다.

아침을 여는 뉴스 <뉴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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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재석과 노홍철의 해설로 진행된 뉴스는 2꼭지가 방송됐습니다. 추석날 답게 귀경길 정체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에 나가 있는 박명수기자를 연결해 귀경길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주었습니다. 다음으로 난데없이 뜬금없이 시속 120km의 토네이도가 강타한 일산 현장을 연결했는데, 물벼락을 맞으며 토네이도 현장을 전하는 정준하기자의 현장감이 리얼하다 못해 처절했습니다. <뉴스투데이>를 통해 현장을 누비며 생생한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 고생하는 취재기자들의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입니다. 시청자들은 현장 취재기자의 고생 덕분으로 안방에서 편안하게 생생한 뉴스를 전해듣고 있는 것입니다.

지구촌 소식을 전한다 <지구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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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리포트 진행자로 박명수가 나섰습니다. 박명수는 유재석을 대신해 1인자 자리를 탐내 반장 자리에 앉아봤지만 진행 미숙으로 번번히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도 진행자로 나섰지만 버벅대는 버릇은 쉽게 고치지 못했습니다. 카메라 앞에 큰 글씨로 원고를 써주었지만 이것을 읽는 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신혼여행을 떠난 정형돈과 하와이 현지 특파원 연결 형식으로 소식을 전해달라고 했지만 신혼여행중인 정형돈이 제대로 소식을 전할리 만무합니다. 버벅 박명수를 통해 제작진은 뉴스진행자의 어려움을 보여주려 한 것입니다. 뉴스진행자는 신이 아니기에 실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박명수는 제작진의 이런 의도를 관철하기에 가장 적합한 맴버였습니다.

재태크 쫓다 망한다 <경제메거진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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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한때 패가망신한 경험이 있는 정준하와 노홍철이 나와 두 사람의 실제 주식투자 실패기를 낱낱이 드러냅니다. 정준하의 꼬임에 빠져 주식투자에 거액을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본 노홍철이 눈을 가린 채 정준하에 의해 주식투자에 실패했던 경험을 적나라하게 폭로합니다. 남의 말만 듣고 깡통을 찬 개미투자자 노홍철은 흥분한 상태로 정준하에게 거센 항의를 하지만 이미 주식으로 날아간 돈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명절날만 되면 보고싶은 가족끼리 모여 재산문제로 싸우는 것을 빗대어 보여준 프로였습니다. 재산을 두고  올 추석에도 형제들끼리 모여 상속문제로 싸움이 일어난 집들이 있을 겁니다.

겉절이 들의 반란 <무한도전 마이너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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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에 출연하고 싶은 일명 '겉절이'들이 모여 마이너리그를 만들었습니다. 만년 2인자 박명수가 1인자인 진행자가 되고, 쩌리짱 별명을 얻은 정준하가 2인자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겉절이들이 대거 출연했는데, 박휘순, 김경진, 상추, 케이윌 등 서바이벌 특집때 출연했던 게스트들입니다. 그런데 연예계에서 버림받던(?)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프로라 그런지 방송 분량 5분을 채우기도 힘들었습니다. 박명수의 ‘시작은 미약하나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말처럼 단 1회만에 프로그램이 폐지될 정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제작진은 무한도전 마이너리그를 통해 매주 시청자들이 빵 터지는 재미를 줄 수 있는 ‘무한도전’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마이너리그를 통해 보여준 것입니다.

명절연휴 단골 특선 영화 <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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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때만 되면 특선영화가 꼭 편성됩니다. 그런데 이 영화들은 극장에서 흥행에 실패한 영화거나 오래된 영화들입니다. 시청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볼 수 밖에 없는데, 가장 많이 나오던 영화가 이소룡, 성룡이 등장하는 무협영화입니다. 유재석, 박명수가 주연이 되어 맴버들이 모두 중국 무인으로 등장해 싼티(?)나는 영화 한편 제대로 찍었습니다. 내용은 무협영화의 단골 소재인 '스승의 원수를 갚는다'는 것인데, 명절 연휴때마다 재방송되는 흘러간 명화들을 재연한 것입니다. 올 추석에도 특선영화란 이름하에 흘러간 영화방송은 어김없이 계속됐습니다.

스타의 고민을 해결한다 <무릎팍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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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무릎팍도사, 노홍철이 유세윤, 전진이 올밴으로 변해 고민상담차 찾아온 박명수를 맞았습니다. 게스트인 박명수가 길과 전진, 노홍철과 티격태격 싸우며 ‘만년 2인자 자리를 할 수 없다. 이제 1인자로 나서고 싶다’는 박명수의 고민을 해결하려 하지만 그 고민이 욕심이고 지금의 2인자 자리를 보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해결책이 나옵니다. 방청석에서 녹화를 지켜보던 유재석, 120km의 강풍 토네이도 취재를 마치고 돌아온 정준하까지 맴버들이 모두 모여 무한도전 맴버들간 오해를 푸는 시간으로 변했습니다. ‘무릎팍’을 통해 제작진은 맴버들이 그동안 마음에 두고 있었던 오해를 풀고 화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즉 '무릎팍‘을 통해 고민해결보다 재미있는 ’무도‘를 만들겠다는 다짐의 시간을 가진 것입니다.

<무한도전 TV>는 이번주가 끝이 아닙니다. 다음주에는 ‘MBC 9시 뉴스데스크’, ‘세상을 바꾸는 퀴즈’, ‘밥줘’, ‘스타워즈’, ‘쇼 음악중심’ 등이 계속 이어집니다. 무한도전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들어있습니다. 그 메시지가 때로는 우리 사회에 대한 통쾌한 풍자와 해학을 전하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없이 볼 수 없는 감동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이런 풍자와 해학, 감동을 전해주기 위해 ‘무한도전TV는 방송심의위원회의 심의 규정을 준하려고 합니다만...’ 때로는 방통위로부터 경고를 맞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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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지만 예능 프로 그 이상의 메시지를 전해주기 때문에 방송 시작전 이런 자막을 내보낸 김태호PD의 자막 센스가 다시 한번 돋보였습니다. 이번 추석 특집 <무한도전 TV>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전체적으로 ‘언론의 힘은 곧 국민이다’라는 것을 보여준 특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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