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가비평

1박2일, 추억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다

by 카푸리 2009. 9. 14.
반응형
예능프로에서 케케묵은 추억과 향수를 꺼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고리타분한 이야기속에서 웃음과 재미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예능 프로가 신세대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때 <1박2일>에서 꺼낸 타임머신 여행은 7080세대들에게 추억상자를 꺼내보게 함은 물론 신세대들에게는 부모들 세대의 삶을 알게해준 보기 드문 특집이었습니다. 물론 재미와 웃음도 함께 엮어냈기 때문에 예능 프로 본래의 목적도 달성했습니다. <1박2일> 타임머신속에는 세대를 초월한 추억과 향수가 가득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경북 예천 회룡포마을에서 추억여행 2탄이 펼쳐졌습니다. OB팀은 오래된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양조장을 찾았습니다. 강호동, 김C의 막걸리 시음을 보며 한잔 하고픈 생각이 굴뚝 같았습니다. 오랜 서민의 술이었던 막걸리는 최근 그 맛과 효능이 알려지면서 불티나게 팔린다고 합니다. 이런 막걸리 열풍으로 올들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중이라고 합니다.

특히 예천에서 만든 막거리는 섭씨 5도씨에서 호모균이 살아있는 기간이 5일밖에 안돼 대도시 할인마트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오직 예천에서만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막걸리 한 잔에 요구르트 100병과 맞먹는 유산균이 살아있다고 하니 외국산 고급 와인 부럽지 않은 술입니다. 45년간 막걸리를 만들어온 장인정신이 빚어낸 술이라 그런지 강호동은 막걸리 한 잔 시음 후에 그 맛을 '예술'이라 표현하네요.

YB팀은 옛날에 과거를 보러가던중 과객들이 들렀던 삼강주막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사극에서도 보던 주막 가운데 실제로 남아있는 최후의 주막입니다. 내성천, 금천, 낙동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했기 때문에 삼강주막이라 불렸습니다. 110년전에 문을 열었으며 아직도 영업중입니다. 이곳에 도착한 이승기, 은지원, MC몽은 옛 선비들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천자문 과거시험을 봅니다. 뒤늦게 도착한 OB팀도 한자시험에 합류합니다. 천자문 과거시험은 공부잘하고 똑똑한 이승기가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습니다.

한자시험을 본 후 맴버들은 베이스캠프인 회룡마을로 이동합니다. 회룡포로 이동하면서 버스속에서 가진 야자타임에서 강호동은 이수근, 이승기, 은지원 등 동생들에게 귀여운 굴욕(?)을 당했고, 그동안 대형 강호동에게 당하기만 했던 이승기 등은 오랜만에 강호동에게 야자타임으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동생들의 귀여운 항명을 받아주며 졸지에 막내가 된 강호동은 역시 <1박2일>의 맏형다웠습니다.

베이스캠프인 회룡포 마을은  한류열풍 드라마 <가을연가>에서 남녀 주인공이었던 준서와 은서의 어린 시절을 촬영하던 곳입니다. 이곳에서 맴버들은 뽕뽕다리를 건너며 동네 바보형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마주보고 손바닥밀기 게임에서 맴버들은 <1박2일>의 또 하나의 자랑 물속 입수를 서슴치 않았습니다. 추억을 찾아 그곳에서 마음껏 뛰노는 맴버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방송을 보는 동안 당장이라도 경북 예전 회룡포로 달려가고픈 충동이 굴뚝 같을만큼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었습니다.

손바닥 밀기 게임을 마칠 즈음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고 이제 피할 수 없는 잠자리 복불복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버라이어티 정신으로 버텨온 리얼 야생취침 시간이 돌아온 것입니다. 찬 이슬을 맞고 잠을 잔지 어언 3년째인 맴버들은 무인도에서는 원시인처럼, 비 오는 날에는 쓰레기처럼, 그리고 때로는 종이상자에서 노숙자처럼 잠을 잤습니다. 이번주는 모든 것을 뛰어넘는 무인도나 다름없는 최악의 잠자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멈춘 곳 예천의 상상초월 야생 잠자리 복불복이 진행됐습니다.

공복상태에서 벌어진 잠자리 복불복은 침대, 소파, 옷장, 욕조 등 집을 꾸밀 살림을 놓고 치열한 게임이이 펼쳐졌습니다. 이른바 ‘살림장만 10종 대결’입니다. 야외 취침을 하지 않으려는 YB팀과 OB팀의 사생결단식 대결은 각각의 아이템에서 게임에서 이길 때마다 살림살이를 획득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 게임은 7080세대들이 즐겨듣던 노래들을 낡은 카세트 테이프로 들으며 되감기와 빨리감기를 이용해 빨리 찾는 게임(추억의 카세트테크)인데, ‘불놀이야’, ‘나 어떻해’ 등 386세대들의 대중가요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게임에서 이승기의 활약으로 YB팀이 승리합니다. 또한 잠자리 복불복의 메인 이벤트는 야생 필수아이템인 간이침대를 두고 벌어졌는데, 이 대결을 포함해 모든 대결에서 YB팀이 OB팀을 압도해 취침 도구를 거의 싹쓸이 합니다. OB팀의 취침 고생길이 훤합니다.

저녁식사 복불복에서는 한우시식권이 확보된 YB팀과 달랑 라면 3개가 확보된 OB팀의 대결을 펼쳤습니다. 접시 크기가 다른 양팀이 밥차 뷔페로 마음껏 한번만 높이 음식을 담아 쌓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OB팀은 큰 접시를 확보했지만 약속했던 한우시식이 준비된 YB팀의 저녁식사에 비해 초라하기만 합니다. OB팀은 밥차에서 밥푸기 바빴지만 YB팀은 느긋하게 한우를 구워 먹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도 은지원은 매운 땡초를 넣은 고기를 이수근과 강호동에게 권해 두 사람은 매운 맛 쓰나미로 입이 불덩이가 되기도 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맴버들의 방송 분량 확보 노력은 끝이 없습니다. 아침에 벌이진 기상미션은 OB팀과 YB팀의 배구 경기입니다. 일찍 일어나야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벌어진 배구 경기는 YB팀이 3:2로 승리해 순대국밥을 먹게 됐습니다.

이번 추억여행에서 OB팀은 YB팀에게 철저히 완패했지만 그 패배마저 아름다웠던 추억의 한자락이었습니다. 그리고 7080 시청자들에게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신세대들에게는 재미와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그래서 타임머신 특집은 추억과 재미 두마리 토끼를 잡은 멋진 특집이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