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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무도' 원년맴버 탈락에 시청자 뿔났다

by 카푸리 2009.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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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무한도전>을 본방 사수하는 팬으로서 한번도 쓴 소리를 하지 않았다. 그만큼 <무한도전>은 필자 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최고의 예능 프로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끼는 자식일수록 가끔은 사랑의 매도 필요한 법인데, 이번주 '서바이벌 동거동락' 특집은 솔직히 제작진에게 매를 들이대고 싶은 마음이다. 물론 신혼여행때문에 제작에서 빠진 김태호PD의 빈 구석이 가장 크게 느껴졌다. 또한 미디어법 개정과 관련한 MBC의 복잡한 내부 사정과 제작진의 여름휴가 등이 맞물려 어딘가 모르게 조금 나사 풀린듯이 제작된 특집처럼 느껴진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이번주 '서바이벌 동거동락'편은 특집 제목에서 나타나듯이 10년 예능 프로 포맷을 흉내내며 사상 가장 많은 게스트들을 동원시켰지만 소리만 요란했지, 알맹이는 별로 없었다. 이성진, 양배추, 박휘순, 김경진, 손호영, 케이윌, 2PM의 재범과 준호, 상추, 배정남 등인데, 이중에서 인기 여부를 떠나 예능감각이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솔직히 한물간 개그맨들이거나 예능 프로에 처음 나오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대거 나온다고 특집이 되지 않는다. 이들은 인기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왕 '무도'에 출연했으니 어떡하든 튀어보려고(?) 천방지축으로 뛰었다. '무도' 맴버외에 게스트까지 배안에 득실 득실 거리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그래도 중심잡고 정리하며 진행하는 MC유재석만이 빛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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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돈과 정준하의 탈락은 제작진의 가장 큰 실수다.
정형돈과 정준하가 탈락해서 복귀할 때 제작진은 서운함을 넘어서 조금 심하다할 정도의 '자막'을 내보냈다. 다른 예능 프로에 비해 리얼(real)을 강조한다고 그렇게 했는지 모르나 원년 맴버 정현돈이 탈락한후에 쏟아낸 불평과 불만은 시청자들의 불평과 똑같다. 항돈이가 탈락하자 나온 자막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보내드립니다-무한상조'는 정형돈 본인이 보면 얼마나 섭섭하겠는가? 정형돈이 탈락이 억울한지 '무도'와 동시간대 경쟁하는 프로 '스타킹 만세!', '천하무적 야구단 화이팅!'을 외쳤다. 물론 이것은 농담이지만 그 속에 뼈가 들어있다.

그러나 탈락한 정형돈이 던진 말이라 그런지 가슴에 콕 박히는 기분이었다. 무한도전은 게스트빨로 재미를 얻는 프로가 아니다. 지금까지 맴버들로만 참여한 특집때 오히려 더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주었다. 정형돈과 정준하가 빠진 무한도전은 팬들에겐 익숙치가 않다. 스케즐상 도저히 조정이 힘들 때나 있었던 일인데, 리얼을 가장해 원년 맴버들을 '팽'한 것이다. 그러니까 시청자들은 방송후 당장 다음주 '무한도전'을 보지 않겠다고 '무도'에서 게시판 시위를 벌이지 않는가?

자막에서도 나왔지만 10년만에 <목표달성 토요일>의 '동거동락'가 돌아왔다며 300만원의 상금을 걸었는데, 기존 맴버들로만 하기엔 부족해 10명의 게스트를 초대했다. 그런데 게스트가 많다보니 10년전의 '동거동락' 프로그램에 마치 <무한도전> 맴버들이 초대된 느낌이다. 즉 주객이 전도된 상태라 어찌보면 정형돈, 정준하 등 맴버들의 탈락은 이미 특집 포맷때 예고되었는지 모른다. 제작진이 처음에 특집 구상을 할 때 포맷을 잘못 설정하다 보니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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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모른다. 정형돈, 정준하가 배타고 돌아가다 게임 도우미나 경기 심판으로 다시 나올지... 어떻게 촬영이 되고 편집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정형돈, 정준하가 1,2차 서바이벌에서 탈락자로 결정이 되었다 해도 남은 게임에는 참가하지 않고 해설자, 게임도우미 등으로 계속 출연시켜야 했다. 물론 게스트들은 탈락하면 바로 복귀시키지만 고정 맴버들을 그냥 보내는 것은 시청자들을 뿔나게 한 일이었다.

고정맴버중 젊은피 전진이 몸이 아프다고 빠지고, 간염증세로 고생한 박명수는 촬영에 나왔다. 유재석은 목이 쉬고 감기몸살 기운이 있어 전날에 잠도 제대로 못잤지만 메인MC기 때문에 초인적인 힘으로 나왔다. 요즘 전진은 '병풍'이라는 최악의 비판을 받으면서도 가끔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길 투입 이후에는 더더욱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 이럴 때는 그냥 빨리 군대가는게 상책인데, 그마저도 차일 피일 미루고 있다. 제작진은 그놈의 정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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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무한이기주의'라는 말이 프로그램에 등장하고 있다. 1차 팔씨름에서 패한 못생긴팀이 탈락자 1명을 투표하는데 정형돈과 노홍철 둘이 서로 주고 받은 배신의 표가 왜 그리 낯선지 모르겠다. 올초 봅슬레이 대표선발전 등 힘들고 어려울 때는 그렇게 단합도 잘되고, 눈물 날 정도의 감동도 보여주더니 이제 게스트들을 남기려 맴버들간 배신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팔이 안으로 굽어야 하는데, 컨셉이라 해도 맴버들끼리 서로 탈락시키려 아웅다웅하는 것이 보기 안좋다. 2차 피구에서 못생긴 팀이 다시 패한후 박명수가 사전에 모의해서 정준하를 떨어지게 한 것도 그동안 보여준 '무도'답지 않았다.

<무한도전>은 예능 프로그램중 팬들의 충성도가 가장 강하다. 아무리 재미 없더라도 재미있다고 해야 팬들은 좋아한다. 어설픈 비판을 했다가는 이른바 '무도빠'들의 악플은 감수해야 한다. 요즘 '패떴'이 1년간 시청률 20%를 넘기며 화려하게 주말 예능 1위를 질주하다가 매너리즘에 빠져 추락하고 있고, 이효리 하차설까지 나오고 있다. '무도'는 '패떴'처럼 매너리즘에 빠지진 않지만 가끔 안일한 포맷으로 충성도 높은 팬들에게까지 서운한 비판을 듣기도 한다. 이번 '서바이벌 동거동락' 역시 따끔하게 회초리를 맞아야할 특집이다. 태호PD가 신혼여행가서 빈 구석이 컸지만 '무도' 특유의 웃음과 감동이 없는 초창기 '무모한 도전' 그 자체였다. 이런 특집을 3주간 계속 본다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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