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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돋보기

이정희의원의 절규는 곧 국민의 절규다

by 카푸리 2009.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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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대다수가 반대하는 미디어법이 어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처리과정에서 여야간 몸싸움과 고성이 오가는 모습이 지상파 방송과 YTN을 통해 뉴스속보로 전해졌습니다. 사무실에 켜놓은 YTN에서 국회의 볼썽 사나운 모습을 보며 자괴감까지 느껴졌습니다. 미디어법이 대기업과 메이저 신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보다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끝까지 처리를 반대하며 울부짓던 민주노동당 이정희의원의 절규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게 들리는 듯 합니다. 이의원의 절규는 바로 국민의 소리였습니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출입을 쇠사슬까지 동원해 봉쇄해 직권상정 표결을 막으려 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유리창까지 부수고 본회의장 진입에 성공합니다. TV화면에 국회본회의장 진입에 성공한 이상득의원은 양복이 다 흐뜨러진 모습이었으나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했습니다. 미리 들어와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상득의원을 마치 전장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용장처럼 맞이했습니다. 모 여성의원은 이상득의원과 감격의 포옹까지 하더군요. 옆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모습속에서 국민들의 눈물과 분노가 오버랩되어 보였습니다.


여야의 난투극속에 김형오 국회의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받은 이윤성 국회 부의장이 방송법 등 미디어법 표결에 나서자, TV뉴스 화면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절규에 가까운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국회본회의장과 이윤성 부의장을 쫓던 카메라가 잠시후 이정희의원에게 포커스가 맞춰졌습니다. 이의원은 이윤성부의장석쪽으로 가려하는데, 한나라당 여성의원 4명에게 사지가 붙잡힌 채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정희의원은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한나라당 여성의원에게 절규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 여성의원 4명은 각각 이위원의 팔, 다리를 하나씩 붙들고 본회의장 밖으로 이의원을 끌어냈습니다.


안간힘을 다해 끌려나가지 않으려던 이정희의원은 본회의장 뒷쪽에서 끝내 실신하고 말았습니다. 뉴스속 화면에 이의원의 실신모습이 그대로 비춰졌고, 현장에서 뉴스를 전하던 YTN기자는 "민노당 이정희의원이 끝내 실신하고 말았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습니다. 미디어법이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되고, 2012년 이후 한국 언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정희의원의 실신 모습이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신문법, 방송법, IPTV법 등 이른바 미디어법은 29년만에 날치기로 통과됐습니다. 날치기 통과과정에서 방송법은 1차 표결과정에서 의결정족수 148명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재빠르게  재투표로 일사천리로 통과시켰습니다. 이런 모든 과정을 가감없이 지켜본 국민들의 가슴은 아마도 까맣게 타들어갔을 것입니다. 이정희의원은 이런 국민들의 마음을 대변해 국회본회의장에서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계속 질러댔습니다. 날치기 처리를 하는 동안에도 이의원의 비명소리는 계속 들렸습니다.


미디어법이 통과되던 날은 61만에 개기일식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오후에 여야간 미디어법을 둘러싼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국가브랜드위원회 보고대회중 이명박대통령과 장관들이 밖으로 나와 관측기로 '우주쇼'를 관람하는 뉴스도 보도됐습니다. 국회본회의장을 개선장군처럼 들어온 이상득의원의과 '우주쇼'를 보는 이대통령의 모습, 그리고 본회의장 바닥에 실신까지 하며 절규에 가까운 비명소리를 지르던 이정희의원의 모습이 아직도 머리속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정희의원은 지난 6월 10일 단식투쟁 7일째되던 날 서울광장 범민족대회에 참석하려다 경찰과 물리적인 충돌로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습니다. 이의원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남들이 가지 않는 가시밭길을 가며 소외된 약자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마지막 사력을 다해 미디어법을 막기위한 그녀의 몸부림은 국민들의 저항을 대신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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