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는 원래 가수였습니다. 1989년 MBC 12기 합창단으로 들어왔다가 가수로 전향해 90년대초 '초대', '포이즌' 등으로 당대 최고의 섹시 댄스가수로 활약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를 ‘한국의 마돈나’, ‘한국 가요계의 여왕’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워낙 예능적 끼가 다재다능해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하면서 공식 직함으로 배우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가수로서 90년대를 평정했다면 2000년대 들어서는 스크린을 평정할 태세입니다. 당장 오는 7월 <오감도>로 한 여름을 더욱 후끈하게 할 것 같습니다.

이미 <오감도>는 티저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파격적인 노출신으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고, 황정민과 부부로 나와 뜨거운 러브신을 선보일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박중훈과 찍은 영화 <해운대>도 7월 개봉 예정인데, 한여름 더위를 날릴 오싹한 공포감이 있는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렇게 영화에서 종횡무진하는 그녀가 이번에는 안방극장에 나타났습니다. 오늘(15일) 저녁 첫 방송될 월화드라마 <결혼 못하는 여자>에서 30대 후반의 내과 전문의 노처녀 장문정 역으로 출연할 예정입니다. 이 드라마는 2006년 일본 후지TV에서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큰 인기를 모았던 일본의 동명 드라마(結婚できない男)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엄정화는 지진희와 함께 결혼 적령기를 놓친 현대인들의 사랑과 결혼을 코믹하게 그려가고 있습니다. 현대물이기 때문에 사극 <선덕여왕>의 고현정과 월화드라마 맹주를 놓고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엄정화의 상대역으로 나오는 지진희는 마흔살 독신에 너무 솔직하고 직설적이라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까칠남 조재희역으로 출연하는데,  남녀 주인공 모두 결혼적령기를 넘긴 역할이라 노처녀, 노총각의 좌충우돌 로맨틱 코믹드라마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특히 엄정화가 맡은 장문정역은 지난 2008년 영화 <인사동 스캔들>에서 팜므파탈 배태진과는 180도 다른 캐릭터입니다. 돈과 권력을 거머쥔 미술계의 큰 손 배태진 회장은 쉽게 다가설 수 없는 악녀적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결혼 못하는 남자>에서 엄정화가 맡은 장문정은 약혼 경험이 있지만 실패한 후 연애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오래돼서 그런지 이제는 외로움을 탈 시기도 지난 데다 '싱글'이 오히려 편한 전형적인 노처녀입니다. 고집스럽게 싱글을 좋아하는 독신남 조재희(지진희)와 우아한 백조이기를 원하는 독신녀 장문정(엄정화)의 코믹 러브 스토리는 <인사동 스캔들> 이후 엄정화의 또 다른 변신을 기대하게 합니다. 이제 영화와 드라마에서 엄정화는 팔색조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요즘 막장 드라마에 대한 열기가 식고 시청자들이 따뜻하고 감성적인 가족드라마나 트랜디 드라마를 선호하는 경향이라 '결못남' 드라마에 거는 기대와 관심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대박 사극이라는 <선덕여왕>이 월화드라마의 맹주 자리를 쉽게 내줄지 의문이지만 엄정화, 지진희의 코믹 액션이 방송 초기에는 고전할 지 모르겠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엄정화는 올해 우리 나이로 41살입니다. 보통 사람같으면 펑퍼짐한 몸매에 얼굴에 주름이 가고 삶의 이력이 나타날 나이지만, 그녀의 얼굴과 몸매에선 도무지 세월의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제 주변에서 ‘결혼 언제 하느냐?’는 질문에 달관할 나이입니다. 그런데 결혼은 달관했을지 몰라도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녀의 연기 열정은 도무지 '달관'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열정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을 찾아온 엄정화의 '결못남'은 그녀의 또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입니다. 당장 현실속의 41세된 노처녀 엄정화와 드라마속의 노처녀 장문정은 일맥 상통하기 때문에 극중 캐릭터를 소화하는데 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여기에 연기파 배우 지진희와 ‘꽃남’의 김소은, ‘골미다’의 양정아가 출연하면서 극의 양념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팔색조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엄정화의 좌충우돌 40대 노처녀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Posted by 카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