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볼 수 있는 트렌디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막장’ 논란속에 <꽃보다 남자>가 25회로 막을 내렸습니다. 방송전부터 일본 만화 원작과 대만, 일본에 이어 한국판 ‘꽃남’이 어떻게 방송될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첫회를 14.3%로 시작하면서 대박조짐을 보였습니다. 파죽지세 시청률은 3회만에 20%를 돌파하고, 7회만에 동시간대 <에덴의 동쪽>을 따라잡는 기염을 통했습니다.

꽃남은 무려 4년간이나 침체를 겪으며 폐지까지 거론되던 월화드라마를 정상에 올려놓는 이변을 연출하며 효자드라마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고작 3개로 시작했던 광고가 5회만에 28개를 모두 채울 정도로 꽃남 신드롬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이같은 열풍의 진원지는 물론 구준표를 비롯한 F4 출연자들이 10~20대 여심을 사로 잡은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막장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렌디 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준 ‘꽃남’이 얻은 것과 잃은 것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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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성과는 '꽃보다 남자'의 성공은 곧 트렌디 드라마의 부활 신호탄이라는 것입니다. 트렌디 드라마의 시초는 92년 최수종, 고 최진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질투>입니다. 쿨하지만 가볍지 않은 러브스토리를 다루어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40~50대까지 매료시키며 경이적인 56%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트렌디 드라마는 무겁고 어두운 드라마가 아닌, '아무 생각없이 보고 즐기는' 드라마입니다. 이런 드라마는 경기침체기에 더 인기가 있는데,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트렌디 드라마가 인기를 끌 것으로 생각됩니다. '꽃남'의 후속으로 또 다른 트렌디 드라마가 제작되길 기대합니다. 시청자들은 어둡고 암울하고 무거운 드라마보다 이젠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더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이민호와 김현중 등 과감한 캐스팅의 성공입니다. 이민호는 <돌아온 일지매>에 출연하고 있는 정일우와 같이 데뷔를 했습니다. 정일우의 인기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밀려왔지만 ‘꽃남’으로 인해 완전히 전세가 역전되었습니다. 반면에 돌지매에서 정일우는 시청률 정체로 한마디로 죽을 쑤고 있습니다. '대박 드라마  하나 열 드라마 안부럽다'는 말처럼 이민호는 ‘꽃남’ 하나로 CF가 쇄도하는 등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또한 SS501의 김현중은 우결 출연 이후 ‘꽃남’을 통해 아이돌을 넘어선 성인 스타로 발돋음하였습니다. 김현중은 ‘꽃남’ 초기 다소 어색한 연기 논란이 있었으나 회를 거듭할 수록 연기력이 뒷받침 되면서 이민호 다음으로 ‘꽃남’의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이외에 에덴의 동쪽에서 송승헌 아역으로 출연하여 하숙범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새로운 꽃미남으로 등극한 김범, 티맥스 그룹의 랩퍼로 활동하다가 이번에 처음 연기에 도전하여 성공한 김준 등 비쥬얼한 젊은 스타들을 대거 발굴한 것인 가장 큰 수확입니다. F4는 비쥬얼 포스를 강화하기 위해 전담 의상아트디렉팅 팀을 꾸려 의상을 공수해 입힐 정도였습니다. 그냥 봐도 비쥬얼한 스타들인데 이들에게 화려하고 고급스런 옷을 입혀 날개를 달아주니 소녀팬들의 마음을 빼앗은 것은 당연했습니다. <궁>을 능가하는 화려한 볼거리 제공은 스토리 구성보다 더 한 마력을 갖고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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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구혜선도 그동안 <왕과 나>, <최강칠우> 등 주로 사극에만 출연해오다가 이번에 현대물, 그것도 트랜디 드라마에 출연하여 밝고 톡톡 튀는 잡초녀 금잔디 역할을 무난히 소화해내었습니다. 구혜선은 '꽃남' 캐스팅때 네티즌이 뽑은 여자 주인공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나 이민호, 김현중의 인기에 가려 빛이 바랬습니다. 구혜선은 과도한 오버액션 연기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사극 이미지를 벗어난 것을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 할 것입니다.

구혜선과 F4의 판타지 로맨스도 볼만했습니다. 서민 가정의 평범한 여고생 금잔디(구혜선)가 대한민국 최고재벌 후계자인 구준표(이민호)와 로맨틱한 사랑에 빠진 것은 '나도 언젠가 백마탄 왕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 판타지 로맨스가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해서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고, 이런 로맨스 드라마를 통해 10대들에게 꿈을 꾸게 한 것은 성공적입니다.

그러나 30%를 넘는 폭발적 인기에도 불구하고 ‘꽃남’은 방송초부터 끝날때까지 ‘막장’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학교내 폭력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학생 신분에 맞지 않은 성폭력과 음주, 납치 장면, 서민들의 삶을 희화화하고, 천박한 재벌의 모습 등 스토리 구성보다 F4들의 비쥬얼에 치중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었습니다. 또한 아직도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고 장자연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은 '꽃남'에 간접적인 데미지를 입혀 드라마 인기마저 주춤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외에도 김범과 구혜선의 교통사고, 드라마속에 너무 많이 등장한 PPL 등은 '꽃남'의 빛을 바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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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막장 ‘꽃남’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꽃남’을 대체할 만한 드라마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에덴의 동쪽’ 종방 이후 동시간대 타 방송사 드라마가 볼만하 것이 없었다는 것이 ‘꽃남’의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큰 계기였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골치아프고 스케일이 큰 드라마를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언제 봐도 스토리를 바로 이해하고 볼 수 있는 ‘꽃남’은 젊은 세대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만한 요소를 많이 끌어들여 나름대로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판타지 한편을 그리기 위해 버무려 넣은 막장 양념들이 '꽃남'의 인기에 생채기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트렌디 드라마 부활과 가능성의 신호탄이 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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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쎄요 2009.04.01 14:0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꽃남이 막장드라마라는 말을 꼬리표처럼 달고다녔던 이유는
    여과없이 보여준 폭력신이나 성폭력, 음주, 납치신이 아니라
    누가봐도 내가 저것보다는 잘하겠다라고 말할 정도인 발로한 구성, 편집, 대본, 음향, 스토리전개 때문이 아닙니까?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에서조차 낙제점을 받은 꽃남이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10대나 20대를 겨냥한 (특히 10대) 드라마가 없었기때문이라고 봅니다.

    학교나 반올림같이 꽤 성공을 거둔 10대를 겨냥한 성장드라마도 그간 없었고,
    10대와 20대가 가벼이 접할 수 있는 시트콤에서도 대학생을 배경으로한 논스톱을 끝으로 10대와 20대에게 어필할만한 시트콤은 거침없이 하이킥이 끝이였죠.

    이런 상황에서의 꽃남 방영은 참으로 시기적절했다고 봅니다.
    이런 배경상황이 아니였다면 꽃남은 결코 성공하지 못했다고 봐요..

  2. 꽃남이고 뭐고 부인에게 사과는 하셨는지....?

  3. 그러게요 2009.04.03 23:0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그러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