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늦게 일어나 아침겸 점심을 먹고 김연아의 피겨 세계선수권대회를 봤습니다.
아내는 피겨에 대해 잘 모르지만 요즘 방송에서 하도 김연아, 김연아 하니 거실에 앉아 같이 방송을 보게되었습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큰 점수차로 1위를 차지해 프리에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김연아의 우승은 따논 당상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그 어느때보다 편안하게 경기를 지켜보았습니다.

김연아선수가 나와서 경기를 할 때는 그래도 좀 떨렸습니다. 그런데 역대 최고점인 207.71점을 받으면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경쟁자인 아사다 마오는 넘어지면서 4위로 쳐졌습니다.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훔치는 김연아의 모습에 아내도 찔끔 찔끔 눈물을 닦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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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좋았는데, 그 다음이 문제였습니다. 제가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한게 화근이었습니다.
"김연아어머니는 딸도 참 잘키웠네. 당신도 아이들 공부 하나는 똑소리 나게 잘하도록 신경 좀 써요" 이 말을 듣고 아내의 눈에 갑자기 광채가 빛나기 시작합니다.

"아니 뭐라구욧! 내가 집에서 맨날 놀고 먹는줄 아나봐 참, 그럼 당신은 남들 다 대통령하고 대기업 사장할 때까지 뭐하고 지금까지 과장을 못 벗어나죠? 올해는 제발 승진 좀 해보세요"

이거 듣고 고니 남자의 자존심을 팍팍 건드리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큰 소리를 냈습니다.
"아니, 누가 승진 하고 싶지 않아서 안하는 거야? 안 짤리고 계속 다니는 것만 해도 다행인줄 알아!"

"저도 김연아어머니처럼 아이들 키우고 싶지만 아이들이 말을 들어야죠. 말썽 피지 않고 학교 잘 다니는 것만 해도 아이들 잘 키우는 거에요. 그렇게 하기도 요즘 얼마나 힘들다고요."

생각보다 아내와의 감정 싸움이 점점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거실로 자리를 피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주방에서 설겆이를 하면서 화가 덜 풀렸는지 그릇 닦는 소리가 평소보다 컸습니다. 저에 대한 분풀이를 설겆이 하면서 그릇으로 다 푸는 듯 했습니다. 다행히 그릇은 깨지지 않은 듯 합니다.

저는 어제 김연아가 우승하는 장면을 보면서 지난해 베이징대회때 관중석에서 모습을 보인 김연아선수의 어머니 박미희씨가 생각났습니다. 오늘의 김연아 뒤에는 항상 박미희씨가 있었습니다. 박미희씨는 척박한 우리 나라 피겨스케이팅 역사를 딸을 통해 다시 쓰게한 연출자, 매니저, 숨은 공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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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를 우연히 아이스링크에 데리고 가서 스케이트를 처음 신겼는데, 유달리 남다른 재능과 호기심을 보이던 딸을 보고 엄마는 '이거다! 하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보통 운동을 시켜도 돈이 되는 운동을 시키는게 부모들의 생각인데, 10년전 우리 나라 피겨스케이팅은 그야말로 황무지였고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딸이 피겨에 재능도 있거니와 관심을 보여 딸의 의지대로 피겨스케이팅을 할 수 있도록 그때부터 열성적인 후원자가 되어 늘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습니다.

전용 피겨링크장 하나 없는 척박한 한국 피겨스케이팅계에서 김연아가 살아 남기란 정말 힘든 고행길과 같았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러 저리 실내 링크를 떠돌며 딸과 함께 훈련을 하며 엄마 박미희씨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그리고 지금과 같이 딸이 세계적인 선수로 우뚝 설 것이란 생각이 들었을까요?

김연아선수가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까지 빙판장에 어머니가 흘린 눈물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정말  김연아어머니는 여자보다 강했습니다. 박민희씨는 수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딸의 재능을 믿고 끝까지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꿋꿋하게 뒷바라지 하였고, 김연아는 어머니의 헌신을 잊지 않고 열심히 운동에 전념하여 어머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만일 박미희여사가 강한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세계적인 김연아선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제 아내가 박미희여사를 따라가기엔 무리인가 봅니다.

어제 우승한 김연아선수 뒤에서 고생한 박미희여사에게도 무한한 찬사와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부부싸움은 했어도 오늘 아침 생각해보니 김연아선수의 우승은 그래도 기분이 좋습니다.

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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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여자들한테 가장 중요한 말이 있죠.
    남편 기죽이지 말아라. 절대 다른집 남자들과 비교하지 말아라.
    단순히 남자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일까요?
    무슨 정신으로 부인분께 그런 망언을 하신겁니까?
    다른분들 의견처럼 애들 교육은 부인분 혼자 하시는겁니까?
    아무리 나이가 많은 고리타분한 40대 이상분이시라도 그렇죠,
    저같음. 제 신랑이 저한테 그런말을 쏟아냈다면 전 부인분보다 더 심한말로
    응수했을겁니다.
    같이 살아주시는것만으로 고맙게 생각하세요.
    자녀분 그렇게밖에 못 된거 부인탓으로 돌리기전에
    자신탓을 먼저 하시구요. 그런 능력을 물려주지못한 당신의 유전자를 저주하세요
    부인분께 미안했다는 일말의 마음도 없이 자신의 허물을 이렇게 자랑스럽게 오픈을 하시다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뿐이네요.

  3. 이분 아직도 글 안내렸네. 죽어도 자기는 잘못한게 없다고 생각하나?쯧쯧...참 대단한 배짱이십니다그려.

  4. 역시 무섭군. 인터넷.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부부생활하다보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말을 할수도 있고, 그 때문에 티격태격 싸울 수도 있는 것인데, 다들 잉꼬부부 부모 슬하에서 자랐나 봐.

    우리나라 부부싸움 막장도 꽤 많다는 것은 그다지 비밀도 아닌 것 같은데, 말실수를 했더라도 사과를 했는지 안했는지 블로그에서 일일이 보고를 해야 하나?

    더구나 누군가 이미 돌을 던졌다면, 다음은 당신도 돌을 따라 던질 차례가 아니라 스다듬어 줄 차례이고, 돌을 막아줄 차례인 것이다.

    과유불급.

    상당수 댓글러들의 말씨가 "정말 정의로워야 할 때" 정의로운 사람들은 아닌 것처럼 보이네. 그냥 여론의 세를 등에 업고 욕지기나 한번 해보고 싶은 것이야?

    • 그럼.. 2009.04.04 23:09  수정/삭제 댓글주소

      이분께 뭐라고 위로의말을해야하나요?
      난아무리생각해도 모르겠네요...
      직접해보시던가...
      딸과아내가모자라서 생각깊으신분이
      평범한가장으로 썩고있다고

  5. 하여튼 2009.04.03 15:4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못된 입과 못난 마음은 타고난듯 합니다.
    아마 이 남편 어머님이 그런 컴플렉스 덩어리로 키운듯...
    살다보면 부부지간에 이런저런 말을 많이 하게되지만
    이혼의 불씨가 될 아주 사소하지만 개념없는 말은 다하고 사실듯 합니다.
    뭐..여기다 당당히 쓰고 떠드는 것보니 그러고 사네요
    "부부인데 그럴수도 있지..."라고 떠들면서...

    원래 쥐뿔도 없고 그알량한 두쪽같은 남편들이 시댁에도 잘하고 자식에게도 잘하고 친구에게도 잘하고..라고 떠든다지요
    자기는 자기 부모태어난해도 모르면서 애들 몇반인지도 모르고형제들 애들이름도 모르면서....답글로 우리애 몇반인지는 안다..라고 쓸런지도 하여튼...

  6. 그렇게 댓글과 추천과 관심이 필요했니?
    나중엔 마누라 팬것도 올려라...팰뻔했다...라고 해야지 경찰서 안간다.
    옜다...내가 댓글 잔뜩 주고 가마.
    추천도 필요하니?
    초딩은 몸에 있는게 아니라 뇌에 있었구나...너보니까 알겠다.
    쌍방울이나 제대로 쓰면서 아내에게 호령하냐?
    작은 것들이 큰소리 잘치지

  7. 와........ 2009.04.03 17:4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와.....
    피해의식이 있으신가요...?
    어떻게 부인한테 그런말을...
    부인께서도 뒤에말을 잘못하시긴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무턱되고 비교를 합니까??

    당신같은 생각없는 남자 만날까 무섭네요;;;;

    저런말을 할 정도의 남자면 자신도 그 정도 위치에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설사 그 위치에 있어도 저렇게 생각없이 비교하는거 개념없는겁니다..

    나이값을 하셔야죠.

  8. 남을 비교하기 전에 자기 부터 생각하세요
    아져씨 참 .. 할말이 없습니다
    아니 말이 아까운거죠
    어딜가든 자기 가족부터 욕되지 않게 하는게 당연한 것인데
    참 이런 글 올리고 가족 욕먹는 일을 당당히 하고 계시네요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9. 세상에 2009.04.03 19:0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여기 달린 수많은 댓글들처럼 먼저 잘못하신 건 정말 당연한 사실이고요.
    아내에게 먼저 사과 하셔야 겠어요 정말.

    만약 깊은 의미없이
    그냥 뱉은 말이라 할지라도 정말 아내분에게 너무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던지셨네요. 무심하다 못해 무지한 느낌까지 드네요.

  10. 도대체 왜 2009.04.03 23:0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 글은 안 지우는걸까?
    욕먹는게 좋은걸까?

    답답한 아저씨~
    세상 걱정 하시기 전에
    가정 걱정부터 하셔요

    지금처럼 사시다간 말년에 아내에게 싹싹 빌며 살게 됩니다.
    평생 지금같은 힘이 있는게 아네요!
    그리고 부부는 동반자인데.. 왜 남편은 반말일까?
    아내분은 이런 남편한테도 존대하시는데..
    아내분이 더 배우셨네~! 쯧쯧

  11. 별로 할말이 없네요;;
    사실 저도 남자지만 그런식으로 평소에 툭툭 내뱉으신다면 남녀를 떠나서 정말 주변분들 힘드시겠네요...
    제가 여성분들한테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얘기하는데 남자도 이런식으로 툭툭 얘기한다는데 상당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원래 무언가가 불만이 있다면 본인이 바뀌어야 자신의 주변이 바뀌기 시작한답니다... 뭐 이건 도움이 될까해서 한자 적어봤습니다.

  12. 지나가던오이 2009.04.04 10:1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에고~~~ 글 쓰신 분 200년 이상 살듯~~~ ㅡ.ㅡ;;;;;;;;;;
    욕을 너무 마니 드셨네~~~

    어쨌거나 분명! 잘못한것이니 사과를 하시는게 좋으실듯 하네요~

    남과의 비교는 함부로 하는게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은 물건이 아니죠~ ^^

    많은 교훈을 얻었으리라 생각됩니다~

  13. ㅉㅉㅉ 2009.04.04 11:0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당신같은 사람때문에 남자들 다 욕먹는거라고요.
    잘 성장한 자녀 뒤에는 아버지, 어머니 모두가 든든하게 지원해 주고 있다는 거 모르시나요-
    도널드 트럼프 회장이 자식들 잘 길러내는 데 돈이 다 였다고 생각하시나요?
    그의 딸 이반카 트럼프는,
    언제나 아버지와 의논하고 공부하고 토론하고 그랬다고 하더군요.
    왜 교육이 무조건 집에서 살림하는 아내책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집에서 놀고 먹나요-
    그럼 님이 1주일 휴가 내서 한 번 집안 일 도맡아서 해보세요.

    자기 자존심만 자존심이고, 남 자존심은 개밥그릇으라고 생각하는 당신,
    정말 철 좀 드세요-

  14. 에이구 2009.04.04 11:0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사람이세요?

    너무 화난다

  15. 아저씨 2009.04.04 19:4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당신과 살고 있는 아내분이 김연아어머니보다 더 대단하십니다

  16. 난 요즘 우리 마누라 한테 너무 미안합니다...-.-

  17. 딸이름이.. 2009.04.04 23:0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딸이름이내이름이랑똑같네....참 ㅋ

  1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나 잘나셨나요?
    남편만 보고사는 님의 안부인께서 불쌍하십니다.
    진짜 어이가 없어가지고 ㅋㅋ

  19. 멍청이 2009.04.05 06:2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건 뭐,....

    거의.......

    나쁜 사람이잖아

  20. 이런 남편을 가진 아내가 진심으로 불쌍하다.

    당신은 아마 평생 가도 모를겁니다. 평생.

    시간이 지나면 가족이 당신을 외면할 날이 올거에요.

    그때도 당신은 가족탓을 하겠지요.

    당신은 평생 그렇게 살겁니다.

  21. 김연아 선수 안티가 왜 생기는 지 조금은 알거 같군요
    이런식으로 일상에서 김연아선수, 심지어 연아 선수 어머니까지 들먹이며
    비교를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비교당하는 사람들의 화살은 애꿎은 연아에게...
    참... 다 큰 어른이 생각이나 언행이 깊지 못하시네요
    왜 연아선수의 기쁜 우승을 집안의 불화로 만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