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야구대표팀 그동안 정말 잘 싸웠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다른 선수도 아니고 이치로에게 안타를 맞아 진 것이 더 억울합니다. 실력은 백지 한장 차이지만 또 다시 일본에 아깝게 분패했습니다. 실력이야 어찌되었던 간에 운도 따르지 않고 선수들이 다른 날에 비해 너무 긴장한 것 같았습니다.

오늘 경기를 보고 가장 분했던 것은 마무리 임창용이 이치로에게 10회초 2점짜리 안타를 맞은 것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사무실에서 점심도 자장면 시켜먹으며 동료들과 야구봤는데, 이치로가 안타를 치자 안타까운 탄식을 하면서 동료가 한마디 합니다. “왜 하필 이치로에게 안타를 맞나?” 그런데 그 기분 나쁜 안타가 결국 승패를 가르고 말았습니다. 이런 경우가 패배하더라도 정말 '최악의 경우'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김인식감독과 임창용의 '사인미스'라니 어이가 없습니다.  김인식 감독은 일본에 3-5로 패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10회초 위기에서 (스즈키) 이치로를 거르라고 사인을 보냈는데, 왜 임창용이 승부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김감독은 또 "그 때 차라리 일어서서 고의사구로 거르라고 명확하게 지시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임창용이 정말 정면 승부를 벌인 것인지, 사인을 잘못 본 것인지에 대해 앞으로 두고 두고 논란이 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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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승까지 올라와 잘 싸워준 김인식감독과 선수들에게 먼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야구 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오늘 결승전 승패의 갈림길은 10회초 임창용과 이찌로의 대결이었습니다. 2사 2,3루에서 굳이 이치로와 정면 대결을 벌이지 않아도 되는데, 결국 이치로와 대결을 벌이다가(아니 어쩌면 임창용의 실투였는지 모르지만)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전타석까지 3개의 안타를 쳐 타격감이 좋았던 이치로와 정면승부를 벌인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장면입니다. 그 다음 타자가 조금 만만한 오른손 타자 나카지마였기에 결과론이 아니라 당연히 나카지마와 승부했어야 했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봉중근, 고영민 등 평소 잘해주던 선수들의 보이지 않은 긴장과 실수 등이 나오며 초반 분위기는 일본쪽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5회말 추신수의 동점 솔로홈런이 나왔을 때 분위기가 우리쪽으로 넘어오나 했는데, 고영민이 2루까지 뛰다가 아웃되면서 찬물을 끼얹은 듯 했습니다.

3:2로 뒤지던 9회말 꽃남 이범호의 동점 적시타가 터질 때 우리가 이기겠구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임창용의 구위는 평소와 확실히 달랐습니다. ‘창용불패’의 신화는 오늘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자시감도 없고 얼굴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투수가 볼을 뿌릴 때 자신감이 없으면 던질 곳이 없습니다. 결국 가운데 밋밋한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기다리고 있던 이치로가 그대로 받아쳤습니다. 이치로가 잘 쳤다기보다 임창용의 실투로 보입니다. 여기서 WBC 결승 한일전은 승패가 갈렸습니다.

미국  LA다저스 스타디움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우리 국민들은 이치로가 안타를 치는 순간 땅이 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누구나 다 한마디씩 했을 듯 합니다. 승부를 왜 이치로와 했나? 통한의 분루를 삼키며 11회말에 들어갔지만 우리 선수들 이미 기가 다 빠진 상태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리드를 당하다 동점 만들고 다시 리드를 당하다가 힘겹게 동점을 만들어놨는데, 믿었던 임창용이 얻어맞자 선수들은 넋이 나간 듯 했습니다.

이치로에게 맞아서 왜 기분이 나쁜가? 이유는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다 압니다. “한국야구가 30년간 일본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이른바 이치로 망언을 잠재웠어야 했는데, 이것이 분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해묵은 한일 감정을 논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요즘 시대에 한일감정 꺼내봐야 좋을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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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제2회 WBC에서 우리는 또 한번의 희망의 화살을 쏘았습니다. 1회대회에서 예선 탈락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강팀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4강 신화를 만들어내었고, 이번 2회대회에서는 준우승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3회 대회에서는 우승이라고 굳게 믿고 싶습니다. 우리 선수들 정말 잘 싸웠고, 결국 큰 경기는 어느팀이 실수를 하지 않는가? 그리고 긴장을 하지 않는가에 따라 승패가 갈립니다. 오늘 승패는 긴장감이 승패를 갈랐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WBC야구 보면서 많은 즐거움과 기쁨,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런 희망과 용기를 준 한국 야구대표팀 모두에게 이제 우리 국민들이 아낌없는 성원과 박수를 보내줄 때입니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절대 일본에 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일본을 침몰 시킬 시간을 잠시 다음으로 미룬 것 뿐입니다.

이치로의 '30년 망언'은 다음 WBC에서 그 망언이 헛되었음을 똑똑히 보여줄 것입니다. 그때까지 우리 프로야구와 선수들 많이 사랑해주고 격려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또 선수들이 힘을 낼 것입니다.

자랑스런 WBC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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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0회에 이미 투구수 30개를 넘긴 사이드암 마무리 임창용이 2사주자 2루와 3루에서 그 전타석까지 3개의 안타를 쳐 타격감이 좋았던 이치로와 정면승부를 벌인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장면입니다.
    다음타자는 만만한 오른손타자 나카지마였기에 결과론이 아니라 당연히 나카지마와 승부했어야죠.
    이치로는 한국으로 치면 이승엽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는 자기 역할을 한거죠.
    한국에는 언제나 마지막순간 경기를 뒤집었던 이승엽이 없었습니다.
    한끝차이였습니다.

  2.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과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한 김인식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마지막 승부처에서 `사인 미스'를 공개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김인식 감독은 24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WBC 일본과 결승전에서 3-5로 패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10회초 위기에서 (스즈키) 이치로를 거르라고 사인을 보냈는데 왜 임창용이 승부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감독은 또 "그 때 차라리 일어서서 고의사구로 거르라고 (명확하게) 지시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감독의 발언대로면 임창용이 사인을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벤치의 지시를 무시하고 무리한 승부를 벌이다 패배를 자초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적지않은 파장이 번질 전망이다.

    ;- - 어쩐지 이유가 있었네요

  3. 임창용선수 최선을 다 했을거에요...
    누구보다 그 공 한개가 아쉬운 사람은
    임창용선수 자신이 아닐까 싶어요

    야쿠르트에 복귀해서 훌훌털고
    2009시즌 구원왕에 도전했으면 좋겠네요

    우리 선수들, 김인식감독님 모두 수고많으셨어요~ ^^

  4. 위 리플처럼 이치로가 쳤다기 보다는 임창용 투수가 쳐 주세요 라는 게 뻔히 보이는 정말 좋은 공을 쳤어요.이치로는 타자인 이상 그것을 치는것이 의무기에 쳤을 뿐이죠.그리고 11회초가 아니라 10초 입니다 ㅎㅎ

  5. 나그네 2009.03.24 22:0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기사 잘봤습니다. 근데 이치로 관련기사 대부분이 오보라고 많이들 밝혀졌는데(대표적 30년 발언) 방송이나 신문에서 자꾸 정정보도가 안된게 이상할정도....

    관련 기사 하나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295&aid=0000000224&
    그외또 있습니다. 3년전 자료도 있습니다.

  6. 이치로 팬 2009.03.24 22:1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흥미위주의 기사로인해 이치로 이미지가 많이 안좋아진거 같아요. 안타까울뿐~
    대표적인 블로그 뉴스란에서도 30년 발언문제를 문제삼는거 보면....기자 소설이니까 이제 이치로 망엉을 신경쓰지마요~`

  7. 나그네 2 2009.03.24 23:3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치로는 강한 선수입니다.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일만큼 굉장한 선수이죠.
    아무리 일본 야구의 간판, 국민의 종이인형이라고 말하지만 실력이 뛰어남에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대단한 선수라는 것에는 전혀 이의가 없지만 임창용 선수가 그와 정면승부를 했다는 것이 참...

  8. 메이저리그 역사를 써나가는 전설로 굳어져가는 선수가 이치로입니다.

    한국에서만 유독 언론플레이로 과장해서 까내리고, 무시하고..

    하다가 제대로 당한거죠뭐.. 혼자 4안타 vs 한국 팀 전체 5안타...

  9. 임창용선수는 원래 공격적 피칭하는 투수입니다 한국에서도 몇번 말이많았었죠
    배짱투수로 유명했죠 근데 어제경기는 오기가 있었던거 같읍니다,,칠테면 처바라 하는 식으로감독의 말을 들었어야하는데 다시 생각하니 아쉽읍니다 그버릇은 고쳐야할듯 아무튼 한국선수들 고생 많으셨읍니다...........

    • 흙.. 2009.03.25 09:37  수정/삭제 댓글주소

      이 경험을 평생의 교훈 삼아 고치겠죠? 그 댓가가 뼈아프긴 하지만요ㅜㅜ

  10. 답답합니다 2009.03.25 14:2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제 어지간히 좀 합시다. 이치로 30년 발언은 많이 과장 된 거 다 아는 사실 아니었습니까? 인터넷 검색해서 찾아보세요. 이치로한테 맞아서 억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 보면 참 불쌍한 생각 듭니다. 우리 선수들이 당신들 자위나 해주려고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어 다녔습니까?
    (이런 말도 안되고 감정적인 글이 블로거 뉴스에 걸려 있는 것도 참 신기..)

  11. 답답합니다 2009.03.25 14:3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그리고, 그렇게 일본에 진 게 분하면, 야구 말고 역사적으로 일본에게 당한 것도 그만큼 관심 가져서 공부하고 분노 느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치로한테 맞아서 억울하다는 사람들 중에 과연 을사조약이 어떤 조약인지, 경술국치가 뭔지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도데체 몇명이나 될런지.. 당신이 일본과 이치로에게 느끼는 분노는 이해합니다만, 그렇다고 함부로 우리 선수들에게 화풀이 하는 건 정말 수준 낮은 짓이네요.

  12. 깐죽이 2009.03.25 16:3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우리나라엔 어떤 선수가 있을까요? 이치로 같은...
    우리 눈엔 꼴불견이지만 일본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는 선수일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이승엽의 빈 자리가 아쉬울 따름...

  13. 정말로 이치로가 암살됐으면 좋겠다..

  14. 아 저도 보면서 이치로선수덕에 일본이 점수난게 더 짜증난다고 생각했어요 ㅎㅎ
    야구의 ㅇ도 관심없던 동생은 졌다는게 중요하지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투덜댔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