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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좋아

솔직히 이치로에 안타 맞아 진게 더 억울

by 카푸리 2009.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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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야구대표팀 그동안 정말 잘 싸웠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다른 선수도 아니고 이치로에게 안타를 맞아 진 것이 더 억울합니다. 실력은 백지 한장 차이지만 또 다시 일본에 아깝게 분패했습니다. 실력이야 어찌되었던 간에 운도 따르지 않고 선수들이 다른 날에 비해 너무 긴장한 것 같았습니다.

오늘 경기를 보고 가장 분했던 것은 마무리 임창용이 이치로에게 10회초 2점짜리 안타를 맞은 것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사무실에서 점심도 자장면 시켜먹으며 동료들과 야구봤는데, 이치로가 안타를 치자 안타까운 탄식을 하면서 동료가 한마디 합니다. “왜 하필 이치로에게 안타를 맞나?” 그런데 그 기분 나쁜 안타가 결국 승패를 가르고 말았습니다. 이런 경우가 패배하더라도 정말 '최악의 경우'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김인식감독과 임창용의 '사인미스'라니 어이가 없습니다.  김인식 감독은 일본에 3-5로 패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10회초 위기에서 (스즈키) 이치로를 거르라고 사인을 보냈는데, 왜 임창용이 승부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김감독은 또 "그 때 차라리 일어서서 고의사구로 거르라고 명확하게 지시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임창용이 정말 정면 승부를 벌인 것인지, 사인을 잘못 본 것인지에 대해 앞으로 두고 두고 논란이 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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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승까지 올라와 잘 싸워준 김인식감독과 선수들에게 먼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야구 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오늘 결승전 승패의 갈림길은 10회초 임창용과 이찌로의 대결이었습니다. 2사 2,3루에서 굳이 이치로와 정면 대결을 벌이지 않아도 되는데, 결국 이치로와 대결을 벌이다가(아니 어쩌면 임창용의 실투였는지 모르지만)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전타석까지 3개의 안타를 쳐 타격감이 좋았던 이치로와 정면승부를 벌인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장면입니다. 그 다음 타자가 조금 만만한 오른손 타자 나카지마였기에 결과론이 아니라 당연히 나카지마와 승부했어야 했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봉중근, 고영민 등 평소 잘해주던 선수들의 보이지 않은 긴장과 실수 등이 나오며 초반 분위기는 일본쪽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5회말 추신수의 동점 솔로홈런이 나왔을 때 분위기가 우리쪽으로 넘어오나 했는데, 고영민이 2루까지 뛰다가 아웃되면서 찬물을 끼얹은 듯 했습니다.

3:2로 뒤지던 9회말 꽃남 이범호의 동점 적시타가 터질 때 우리가 이기겠구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임창용의 구위는 평소와 확실히 달랐습니다. ‘창용불패’의 신화는 오늘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자시감도 없고 얼굴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투수가 볼을 뿌릴 때 자신감이 없으면 던질 곳이 없습니다. 결국 가운데 밋밋한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기다리고 있던 이치로가 그대로 받아쳤습니다. 이치로가 잘 쳤다기보다 임창용의 실투로 보입니다. 여기서 WBC 결승 한일전은 승패가 갈렸습니다.

미국  LA다저스 스타디움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우리 국민들은 이치로가 안타를 치는 순간 땅이 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누구나 다 한마디씩 했을 듯 합니다. 승부를 왜 이치로와 했나? 통한의 분루를 삼키며 11회말에 들어갔지만 우리 선수들 이미 기가 다 빠진 상태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리드를 당하다 동점 만들고 다시 리드를 당하다가 힘겹게 동점을 만들어놨는데, 믿었던 임창용이 얻어맞자 선수들은 넋이 나간 듯 했습니다.

이치로에게 맞아서 왜 기분이 나쁜가? 이유는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다 압니다. “한국야구가 30년간 일본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이른바 이치로 망언을 잠재웠어야 했는데, 이것이 분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해묵은 한일 감정을 논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요즘 시대에 한일감정 꺼내봐야 좋을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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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제2회 WBC에서 우리는 또 한번의 희망의 화살을 쏘았습니다. 1회대회에서 예선 탈락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강팀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4강 신화를 만들어내었고, 이번 2회대회에서는 준우승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3회 대회에서는 우승이라고 굳게 믿고 싶습니다. 우리 선수들 정말 잘 싸웠고, 결국 큰 경기는 어느팀이 실수를 하지 않는가? 그리고 긴장을 하지 않는가에 따라 승패가 갈립니다. 오늘 승패는 긴장감이 승패를 갈랐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WBC야구 보면서 많은 즐거움과 기쁨,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런 희망과 용기를 준 한국 야구대표팀 모두에게 이제 우리 국민들이 아낌없는 성원과 박수를 보내줄 때입니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절대 일본에 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일본을 침몰 시킬 시간을 잠시 다음으로 미룬 것 뿐입니다.

이치로의 '30년 망언'은 다음 WBC에서 그 망언이 헛되었음을 똑똑히 보여줄 것입니다. 그때까지 우리 프로야구와 선수들 많이 사랑해주고 격려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또 선수들이 힘을 낼 것입니다.

자랑스런 WBC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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