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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돋보기

故 장자연사건의 '진실과 거짓' 사이

by 카푸리 2009.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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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장자연사건에 대한 의혹이 점입가경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점점 꼬이고 미로속을 헤매고 있는 듯 합니다. 무슨 스므고개를 하는 것도 아닌데, 한고개 넘으면 또 한고개가 나오고 또 한고개 넘으려면 더 높은 고개가 등장합니다. 고개 넘다 세월 다 갈듯 합니다.

사건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는 경찰도 최초 강력한 수사의지를 밝혔다가 몸을 사리는 분위기입니다. 언론에서 유력일간지 대표가 포함되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건이 용두사미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물론 실명으로 기재된 해당언론사 대표는 '장자연을 만나본 적도 없다'고 하며 장자연과의 연루설을 강력히 부인합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사건 수사는 지지부진하고 실명이 거론된 당사자들은 펄쩍 뛰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런데 실명거론자가 누구인지 벌써 인터넷에 떠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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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장자연사건의 본질 첫번째는 실명이 거론된 리스트들의 진실과 거짓 사이입니다. 유력 일간지 대표가 펄쩍 뛰고 있고, 확실한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경찰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만약 조사를 한들 얼마나 밝혀낼지 모릅니다. 사실 이름이 거명된 유력 일간지 대표는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에 출두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입니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사의 문제요, 더 나아가 이 나라 전체 지도층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 파급효과가 워낙 커서 지금 경찰은 어떻게 해야할지 묘수츨 찾기에 여념이 없을 것입니다. 피의자 신분도 아닌 입장에서 단지 실명이 거론되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잘못하면 엄청난 지탄을 받아야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장자연 사건의 핵심 포커스입니다.

이제 경찰과 유력일간지 대표 등 실명거론자들은 진실과 거짓 게임을 벌여야 합니다. 이 게임에서 누가이기고 지던간에 패자는 데미지가 클 것입니다. 언론사에서 발벗고 나서서 이 문제를 밝혀주어야 하는데, '가재는 게편'이 되지 않기 바랄 뿐입니다. 국민들은 수사도 하기전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장자연사건에 대해 좀 더 심층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점을 따져보기 위해 MBC에서 어제 <100분 토론>을 준비했는데 취소되었습니다. 연예기획사의 횡포와 실태 등에 대해 그래도 속시원히 뭔가 밝혀줄 프로는 <100분 토론>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무척 아쉽습니다. 취소 이유는 연예기획사 관계자의 패널 섭외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패널 선정에서 연예기획사 관계자가 나온다고 본 <100분 토론> 제작진이 조금 순진한 것 같습니다. 자기들 치부를 드러내는데 누가 출연을 하겠습니까? 더구나 연예기획사는 이미지로 먹고 사는 회사입니다. 이미지가 좋아야 소속 연예인들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데, 장자연 사건후 연예기획사에 대한 시각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100분 토론>에 나올 기획사 관계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는 마치 불구덩이를 파놓고 뛰어들라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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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진실과 거짓 사이에 장자연의 전 소속사 대표와 전 매니저의 싸움입니다. 이 두사람중 한 사람은 국내에서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있고, 또 한사람은 일본에서 오리무중입니다. 두 사람을 대면시켜도 아마 언론에서 나온 이야기 그 이상 나오기 힘들 것입니다. 두 사람의 개인적인 감정 싸움 외에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힘의 작용을 두 사람이 밝힐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네티즌들 사이의 진실과 거짓 사이의 간극도 큽니다. 장자연 문건을 밝힌 'KBS가 그녀를 두번 죽인 것이다', 'KBS의 보도는 현 시국에 대한 물타기다' 등 네티즌들도 갑론을박하며 진실과 거짓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많은 국민들은 언론을 통해 장자연관련 소식을 접할 때마다 실체에 접근하기 보다 오히려 안개속을 헤매고 있습니다. 매일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쏟아지는 장자연 관련 뉴스들은 언론사마다 차이를 보이며 독자들이 사건의 진실을 이해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예계에 떠도는 수많은 소문들이 장자연사건을 계기로 일시에 터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문들중에서는 진실도 있을 것이고 거짓도 있을 것입니다. 즉, 장자연 사건에 관한 소문마저도 진실과 거짓사이에서 춤추고 있습니다. 그 진실과 거짓 사이가 좁혀져야만 비로소 장자연사건의 본질이 드러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그 간격이 좁혀질 희망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아니 국민들은 이제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왜 국민들이 기대를 하지 않는지를 경찰은 한번 자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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