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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돋보기

10년만에 옛여자가 아들을 데리고 나타나면

by 카푸리 2009.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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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다보면 별 일이 다 있습니다. 어찌보면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법한 일도 주변에서 심심찮게 발생합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대학 후배중에 38살 노총각 후배가 한 명 있는데 10년만에 나타난 아들로 요즘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후배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아들로 인해 삶의 족쇄를 차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안타까운 노총각 후배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지난 1998년 후배는 결혼을 전제로 사귀던 여자(P양)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여자가 1년후 결별을 선언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해버렸습니다. 당시 이 여자는 3개월된 후배의 아이를 가진 상태였으나, 이를 모르고 결혼을 한 것입니다. 결혼후 7개월만에 속도위반으로 아이를 낳은 그 여자의 남편은 이를 수상히 여기고 추궁한 끝에 결국 본인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이혼을 했습니다.

시집가서 잘 살겠지 하고 혼자 노총각으로 살아오던 후배에게 지난해 9월 결혼까지 약속했었던 그 여자 (P양) 언니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 P양이 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했는데 아들이 후배의 핏줄이니 한번 만나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후배는 P양과 아들이라고 하는 10살짜리 초등학생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자기와 붕어빵 판박이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결혼을 전제로 사귀었기 때문에 몇 번 잠자리를 가졌는데, 그때 아이가 생긴 것입니다.

어렵게 살고 있는 P양과 아들을 위해 후배는 그때부터 매달 100만원씩을 생활비로 보내주고 있습니다. 요즘 후배는 다시 만난 P양 때문에 최근에 다시 사귀던 여자와도 헤어졌습니다. 사귀던 여자가 모든 사실을 알게되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P양의 태도입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후배가 같이 살자고 했지만, P양은 살림을 합치는 것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후배는 연로하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데, 아마도 살림을 합치면 시부모 봉양과 뒷바라지 등으로 P양이 이를 꺼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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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 이야기를 들으니 참 딱하기도 하지만 속으론 좀 어리석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선 자기를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 시집간 여자를 다시 받아들이기로 한 점, 그리고 같이 살아보자고 해도 절대 살림을 합칠 수 없다고 하는 P양에게 힘들게 번 돈을 매달 100만원씩 보내준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자기 핏줄이라고는 하지만 같이 살지 않아서 그런지 자식에 대한 정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는 아들을 위해 매달 힘들게 번 돈을 생활비로 보내주는 것이 안타까워 그만 두라고 했지만 후배는 어떻게 그럴 수 있나며 계속 돈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아들과 10년만에 나타난 여자때문에 고민하는 후배의 입장을 이해하려 했지만 저는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남의 일이기 때문에 쉽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버리고 떠난 여자가 결혼까지 했다가 갑자기 아이를 데리고 나타났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아무리 사랑했던 사이라 해도 저는 배신감을 느낄 것 같습니다.

현재 후배는 병원에 유전자검사를 통한 친자확인중에 있습니다. 만일 친자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후배는 더 고민에 빠질 듯 합니다. 결혼전에 사귀던 중 가진 아이를 어떻게 알지도 못한채 결혼을 했는지 P양의 행동 또한 이해불가입니다. 여자들이 임신을 하게되면 직감적으로 알게되는데, 그것도 모른채 결혼을 했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또한 알고도 후배를 버리고 결혼을 했다면 이는 더 용서받지 못할 것입니다.

나이 38살되도록 장가도 못든채 일만 해오다가 결혼을 전제로 여자를 만나던 후배는 10년만에 나타난 옛 여인과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아들때문에 삶이 꼬여버렸습니다. 이미 새로 만나던 여자는 떠나버리고, 옛 여인과 아들이라고 하는 10살짜리 꼬마만 족쇄처럼 후배의 인생을 동여매고 있습니다.

옛 여인과 아들이라고 하는 그 꼬마를 후배가 받아들일지 말지는 개인적인 문제지만, 옛정과 연민 하나만으로 후배의 인생이 점점 꼬여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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