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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한국에서 가장 불쌍한 남자 김C의 인간미

by 카푸리 2009.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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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C의 연예계 공식직함은 록밴드 '뜨거운 감자'의 보컬 및 프로듀서입니다. 그는 가수 윤도현의 제안으로 베이시스트 고범준과의 만남을 계기로 음악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김C는 '삐딱이 김C와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코너를 통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김C는 연주자, 가수로서 뿐만 아니라 음악 평론 및 해설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으며, 라디오DJ, 1박2일 등 예능 프로 출연, CF모델, 다큐멘터리 나레이터로 활동하며 '섭외 0순위'라는 별명까지 붙은 인기 연예인입니다.

김C(본명 김대원)는 1박2일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남자로 등극(?)하면 또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3월 1일 방송된 '을왕리편'에서 코끼리코 열바퀴 게임이김대원, 진행되었는데, 여기서 김C의 '안면 추락사건'이 터집니다. 매서운 꽃샘추위속에 김C는 코를 쥐고 열바퀴를 돌고 난후 세발자국 발걸음을 옮기다가 바닷물에 얼굴을 묻고 쓰러집니다. 을왕리 바닷가에 얼굴을 묻은 김C의 표정은 '불쌍해보이는 거로는 언제나 대한민국 No1'이란 자막이 떴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엔 김C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세계 최고로 불쌍해보이는 표정입니다. 이런 표정은 일부러 짓기도 힘듭니다. 말 그대로 리얼 포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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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김C를 방송에서 봤을 때는 '저런 사람도 TV에 나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송과는 어울리지 않는 수줍음과 어색함, 그렇다고 남을 특별히 웃길 줄 아는 끼도 없고 말투도 어눌해서 방송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의 뚱하고 어색한 캐릭터가 먹히기 시작했습니다. 화려하게 꾸미고 포장된 연예인들만 보다가 꾸미지 않고 순수한 김C의 매력에 끌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그가 한국에서 가장 불쌍해 보이는 연예인으로 등극했다는 것은 조금 아이러니 합니다. 놀라운 것은 김C가 지난 2004년 단편 영화 '만남'으로 영화감독 분야에 도전한데 이어 2005년에도 영화 '거칠마루'(감독 김진성)의 전체 나레이션과 단역배우로도 출연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김C는 가수, 예능인, 영화배우, 다큐멘터리 <3일>의 나레이터(아나운서), 영화감독, CF스타 등 방송 연예 전 분야에 걸쳐 활동하고 있는 최고 스타입니다. 그런데 그가 1박2일 등 예능 프로에서 유독 불쌍해(?) 보이는 것은 그의 겸손때문입니다. 1박2일 여섯명의 맴버중 김C는 드러나지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강호동의 과도한 오버액션과 진행 방식을 보면 어쩌면 당연한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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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하면 보통 어깨에 힘주고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기 쉬운데, 방송에서 보는 김C의 행동 하나 하나를 보면 그런 구석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난주 1박2일 '제주도편'을 보는데, 출입절차를 밟으며 강호동 등 맴버들의 주민등록증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때 김C의 주민등록증에는 다른 맴버들과는 달리 빨간 스티커 3장이 붙어 있는 것을 봤습니다. 이것은 바로 장기기증 스티커였습니다. 사후에 각막, 장기,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약속의 증표였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돌아가신후 장기 기증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데, 김C는 이미 그 이전에 장기 기증을 약속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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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김제동 만큼이나 많은 어록을 남겼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말은 '커피가 어울리는 아침이라죠? 그런데 그 커피 우리 나라 사람들이 도대체 언제부터 마신겁니까? 적당히 교양있는 척 하세요' 그의 말대로 우리는 '척'하며 사는데에 너무 길들여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척'하지 않고 사는 김C의 매력에 사람들은 점점 빠져들고 있습니다. 마치 화장 두껍게 한 사람들속에서 생얼 미인을 만난 느낌입니다.

이번주 1박2일 제주도 특집에서 김C는 '씻어도 안씻은 것 같은 남자'로 또 등극했습니다. 김C의 저렴한 서민 이미지는 어디까지 갈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서민 이미지가 김C의 최고 강점입니다. 번듯하게 잘 생긴 배우나 가수보다 수더분하고 시골 동네 아저씨같은 마스크가 오히려 더 정감이 갑니다.

한국에서 가장 불쌍하게 보이는 남자 김C는 가장 인간적인 남자이며, 이런 점 때문에 팬들의 사랑과 성원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의 꾸미지 않은 수더분한 모습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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