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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김태우와 김종국, 유승준의 군복무 명암

by 카푸리 2009.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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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2년을 늦게 간다고 해도 그 2년이 연예 인생에 두고 두고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한국의 특수한 분단상황을 고려해볼때 군복무를 두고 연예인의 명암이 엇갈린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요행히 군복무에서 면제됐다 해도 팬들이 이를 좌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 유승준이 모 언론에 억울함을 호소했다가 오히려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오늘 김태우가 전방 부대 수색대에서 2년간의 현역 군복무를 마치고 100여명의 팬들과 취재진이 축하와 환영을 해주는 가운데 제대를 했습니다. 그는 연예병사도 마다하고 수색대대에서 일반 병사들과 똑같이 훈련받고 생활하며 하루 하루 전역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보통의 병사였습니다. 김태우의 전역 일성은 "병역기피보다는 떳떳한 군생활을 해라!" 였습니다. 병역 기피가 주는 평생의 부담을 안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2년간의 군생활을 통해 떳떳한 생활을 해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연예인들에게 던지는 말로 들립니다. 일반인들의 병역기피보다 연예인들의 병역기피가 종종 도마에 오르기 때문입니다.


병역문제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유승준말고도 또 있습니다. 바로 김종국입니다. 유승준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김종국은 다부진 몸짱 가수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현역 입대를 하지 않고 공익근무를 했다는 것 때문에 일부 팬들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또한 공익근무가 김종국에겐 평생 연예생활의 아킬레스건으로 남아 병역문제 얘기만 나오면 움찔 움찔할 것입니다. 오늘 김태우가 전역을 했을 때 그의 마음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씁쓸합니다. 김종국이 던진 말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병역문제에 관한 소회를 밝혔습니다.

"군대가 2년간의 공백기라고 생각한다."
"공익으로 군대에 간다는 것이 이렇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이 말은 곧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안그래도 그의 공익근무 전력을 두고 논란과 비난이 많은 마당에 이 말은 불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습니다. 김종국은 공익근무 문제에 대해 무릎팍도사에 나가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고 이 문제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겠다고 나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군대는 2년의 공백기간이며, 공익으로 군대간다는 것이 문제가 될 줄 몰랐다고 말하는 순간 말단 소총수로 강원도 최전방에서 30개월을 근무한 저로서는 화가 났습니다.

(군대생활 하는 기간을 2년의 공백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금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에 대한  모독이다.)

공익근무 마친것은 법적으로 병역의무를 필한 것입니다. 유승준처럼 '꼭 군대가겠다!'고 약속해놓고 아예 공익근무도 안하고 미국시민권을 가졌다는 이유로 병역의무를 회피한 것과는 다릅니다. 그러나 그가 말했듯이 군인인 아버지가 사관학교에 권유를 하고, 훈련소에서 '말뚝(장기복무)' 박으라 할 정도로 현역입대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공익근무를 한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김종국 본인은 가수로 유명해지기 전인 20세때 신검을 받아서 자기의 유명세가 공익근무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러면 입대시 재신검을 통해서 얼마든지 현역으로 갈 수 있는데, 왜 재신검 안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공익근무 해명이 오히려 안한 만 못했습니다.

군대를 2년의 공백기라고 표현한 것은 지금 이 시간에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에 대한 모독이며, 아버지가 군인이라 누구보다 군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하는 사람이 공익근무가 문제될 줄 몰랐다고 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치졸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차라리 "제가 잘못 생각하여 공익근무를 했는데, 용서해주십시요!" 라고 근육질 한남자답게 이야기했다면 이리 화나진 않았을 겁니다.

이땅에 태어난 남자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군대! 하지만 가수 유승준처럼 이 군대때문에 하루 아침에 스타의 자리에서 대중들에게 비난의 대상으로 바뀐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군대는 군대 그 이상의 의미와 국민적 정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데 미국까지 가서 유승준결혼식에 참석했던 김종국씨가 군복무에 대한 우리 나라 국민들의 정서를 몰랐을까요? "공익근무 한게 이렇게 문제될 줄 몰랐다."는 말은 아무리 변명을 해도 남자들은 아마 이해를 못할 것입니다.

오늘 김태우가 전역하면서 그의 팬들이 아니더라고 진심으로 그의 현역제대를 축하해주었습니다. 대한민국 신체건강한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꼭 가야하는 군대를 두고 연예인들의 명암이 엇가리고 있습니다. 군대를 기피했거나 건강한 신체에도 불구하고 공익으로 떼웠던(?) 연예인들은 김태우처럼 떳떳하게 군대갔다가 전역한 연예인이 뉴스에 나올 때마다 가슴이 뜨끔 뜨금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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